기아자동차가 최고 인기모델인 'K5' 증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도 K5를 증산한다는 원칙에는 동의를 하고
있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노조원 폭행 사건까지 터져 K5 증산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K5를 생산하는 화성3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현재 40에서 44.4로 높이
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인력 투입 규모 등 세부사항에 대한 이견이 많아 3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증산이 필요하다는데는 노조도 원칙적으로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조 내부에서 폭행사건까지 발생해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지난 21일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노조간부인 H사무
장과 K5 생산라인 대의원 L씨와 다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L 대의원은 안면 우측 두부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K5 증산 방식에 대한 견해차와 대의원 대회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화성공장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특히 화성지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해 6월 화성지회 일부 노조간부들이 건강검진을 담당하는 병원에서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 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
난데다 이번 폭행사건까지 더해진 결과다.
물론 화성지회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노노갈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공장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일선 영업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K5의 인기는 꾸준한 반면 생산량이 늘지 않으면서
대기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 위치한 기아차 판매지점 관계자는 "K5가 출시 이후 도로에서 자주 눈에 띄면서 계약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받쳐주질 못해 오히려 출고 대기기간은 더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경쟁업체에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객이탈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K5를 구매한 고객들은 최소 2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출고 대기자만 1만9000여 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 특히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K5 수출이 시작돼 대기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K5의 한달 생산물량은 1만4000~1만5000여대 정도여서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서는 물량 부족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UPH를 44.4로 높이게 되면 연간 5만대 정도 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는 물론 수출 적체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K5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국내에서만 6만1876대가 판매됐다. 모닝과 함께 기아차 판매를 이끌고 있는
대표 모델이다.
또 다른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K5를 수출하고 있는데 매월 주문량이 계속 늘고 있다"며 "내수도 문제지만
수출 물량도 크게 모자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5의 수출은 지난해 10월 5762대에서 11월 7580대로, 12월에도
7723대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명훈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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