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카니발·카렌스'를 앞세워 독점해온 국내 밴(Van) 시장에 한국GM(옛GM대우)이 '쉐보레 올란도'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밴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같이 전고가 높아 시야 확보가 유리하고 넓은 실내
공간으로 야외활동이 많은 레저족과 패밀리카로 안성맞춤이다.
원래 밴은 미국 서부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물을 나르는 포장마차를 뜻한다. 모양은 승용차 뒷부분이 늘어난
왜건과 비슷하지만 사람보다는 짐을 싣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춘 차다. 하지만 최근엔 승용차와 SUV, 밴의 장점을
결합한 다목적차(MPV)라는 개념도 등장하는 등 밴을 활용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밴 차량을 살펴봤다.
◇국산 밴 '카니발'부터 '로디우스'찍고 '올란도'까지
국내에서 밴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차는 1998년 출시된 기아차 '카니발' 이다. 상용차인 1톤 트럭 바디를 활용한
승합차보다 승차감이 좋은데다 당시 세금 혜택까지 받으며 연간 10만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차 '카니발'
2011년형 카니발(9~11인승)은 기존 디젤과 액화석유가스(LPG)엔진 이외에 정숙성과 힘이 좋아진 배기량 3500cc
급 가솔린 엔진을 추가, 고위인사(VIP)들의 의전용 차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대선과정에서
'그랜드카니발 하이리무진'을 탔다. 또 차제자세제어장치(VDC)와 크루즈 컨트롤 등 승용차에 들어가는 옵션들도
추가했다. 특히 6명 이상이 차에 탈 경우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를 주행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가격은 디젤 기준
으로 2231만~3465만원이다.
카니발의 동생뻘인 '카렌스'(7인승)도 가족형 소형 밴으로 실용성이 돋보인다. 2011년형 모델에는 기아차의 패밀리
룩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하고 실내에 블랙 크롬을 적용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가격은 LPG모델이 1740만~2228
만원이다.
↑쌍용차 '로디우스'
쌍용차 '로디우스'(9~11인승)도 다목적 밴을 지향한 차다. 대형세단인 '체어맨'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승차감과
정숙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특히 국산 밴 중 유일하게 4륜구동 모델이 있어 눈이 많은 겨울에 더 안정적이다.
가격은 9인승이 2537만~3047만원, 11인승 4륜구동이 2739만~3305만원이다.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쉐보레 올란도'ⓒ이동훈 기자
신차로는 지난 9일 신차발표회를 연 '쉐보레 올란도'(7인승)가 있다. 신차답게 비행기 조종석을 모티브로 한 운전석
과 아기자기한 편의옵션들이 많다. 1열부터 3열까지 좌석을 극장식으로 설계해 전 좌석에서 차량 전방 시야를 확보
했다. 연비도 수동이 17.4km/ℓ, 자동이 14.0km/ℓ 로 좋은 편이다. 또 초고장력 강판을 71% 이상 적용해 안전성도
높였다. 가격도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123만~2463만원으로 합리적이다.
◇수입 밴 美 미니밴 1위 '그랜드 보이저'와 '스타크래프트'도 인기
↑크라이슬러 '뉴 그랜드 보이저'
1984년 세계 최초 미니밴인 닷지 '캐러밴'을 선보이며 경영위기에서 벗어난 크라이슬러는 지금도 '그랜드 보이저'
(7인승)로 미국 미니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년 그랜드 보이저는 미국에서 10만 2495대가 판매돼 혼다
오디세이(9만8035대), 토요타 시에나(8만9059대)를 제쳤다.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실내
국내에서도 판매중인 이 차는 넉넉한 실내공간은 물론 2열과 3열에 별도의 8인치 모니터가 있어 2열에서는 영화를
보고 3열에서는 전자오락을 하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단 배기량이 3800cc급으로 다소 크다는
게 약점이다. 가격은 5630만원이다.
연예계 톱스타들이 많이 타 '연예인 밴'으로 불리는 '스타크래프트밴'(9~11인승)도 대기업과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 차는 GM 쉐보레 차대를 스타크래프트사에서 개조해 만든 차로 차내에서 서서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체와 시트를 침대로 활용할 수 있는 등 말 그대로 럭셔리 밴이다.
↑'스타크래프트 밴'의 넉넉한 실내
크고 무거운 차체답게 파워도 엄청나다. 배기량 5300cc급 8기통 9인승 모델의 엔진출력은 314마력이고, 6000cc급
8기통 11인승 모델은 328마력에 이른다. 가격은 9인승이 1억500만원, 11인승이 1억1500만원으로 대형 수입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 공인연비는 리터당 5Km 안팎으로 저조하다. 기름 값 걱정이 없는 사람들만 탈 수 있는 셈이다.
김보형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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