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유럽 수요 증가에 따라 올 여름부터 체코 공장에 3교대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체코 공장에서
1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 제노바 모터쇼를 앞두고 앨런 러시포스 현대차 유럽법인 부사장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이같이 보도하며 이는 현대차가 유럽시장에 더욱 깊숙이 진출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3교대제 도입으로 유럽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 수요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공장에 3교대제를 도입하면 생산량이 3분의 1가량 늘어난 연간 3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 기아차의 슬로바
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형 투싼 모델인 ix35를 체코 노소비체 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생산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유럽에서 추가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 자동차제조업 협회(EAMA)에 따르면 현대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2009년 2.4%에서 지난해에는 2.6%로
소폭 확대됐다. 현대차는 올해 유럽시장 점유율을 3%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35만8284대로 4.7%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에 유럽 자동차회사들의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줄었다.
WSJ는 신차 수요가 부진한 유럽시장에서 현대차의 생산량 확대 계획은 다른 많은 자동차회사에 도전이 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아시아의 경제 성장세와 북미의 경기 회복세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증가하겠지
만 유럽은 지난해에 비해 자동차 판매량이 오히려 2%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 고급차로 초점을 돌리고 있으며 새로운 중형 왜건 i40을 1일 개막하는 제노바 모터쇼
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i40은 경쟁이 치열한 중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차의 첫 모델이다. 현재 유럽의 중형차 시장은 폭스바겐
의 파사트나 포드의 몬데오 등이 점하고 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과 러시아에서 판매된
중형차는 약 89만6000대였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내년에 i40를 6만대 판매해 토요타자동차의 어벤시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
고 밝혔다. 어벤시스는 지난해에 6만9000대 팔렸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i40 왜건형은 올 여름에, 세단형은 올해 말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은 공개
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i40와 비슷한 자동차의 평균가격은 2만유로(2만7500달러)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중형차 시장 공략은 이미 미국에서 제네시스와 에쿠우스를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유럽에서 이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재무 현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유럽에서 자동차회사들의 이익 수준은 과잉 생산으로 최근 수년간 위축됐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주요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현대차의 경우 글로벌 제조 기반 덕분에 비용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i10 같은
소형차 일부는 인도에서 생산한다. 체코 공장은 풀가동하고 있어 i40은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권성희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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