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딸 아이를 둔 회사원 A씨는 최근 어떤 차를 장만할지 고민이다. 세단을 타던 그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보라"는 지인의 권유로 레저용 차량을 알아보는 중이다. 그는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과 쉐보레 올란도를 놓고 뭘
골라야 할지 곰곰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 같은 소비자가 올해는 좀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산 SUV 시장에 신차들이 속속 나오면서 선택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쉐보레 올란도가 출시된 데 이어 인도 마힌드라와 손잡은 쌍용자동차는 5년여 만에 코란도C를 내놓았다.
이들 신제품이 기존 시장에 투입됨에 따라 배기량 2000cc 모델 간의 판매 경쟁도 흥미를 더하고 있다. 판매 1,2위를
달리는 스포티지R과 현대자동차 투싼ix를 올란도와 코란도C가 따라붙는 양상이다.
◆올란도냐 코란도C냐
올란도와 코란도C가 2월 사전계약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코란도C는 지난달 22일 출시된 이후 한
달도 안돼 계약대수 4000대를 넘어섰다. 코란도C는 e-XDi200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출력은 181마력,최대토크는
36.7㎏ · m의 힘을 낸다. 연비는 2WD 자동변속기 모델이 15㎞/ℓ다. 경쟁 모델인 스포티지R,투싼ix 등과 비교하면
성능은 거의 비슷하다. 가격은 등급별 1995만원부터 2735만원으로 스포티지와 투싼보다 고급형은 250만원가량 싸다.
쌍용차는 코란도C 판매 목표를 연간 2만5000대로 잡았다. 월 2000대 정도다. 이를 위해 이달 19일까지 전국 46개
정비사업소에서 코란도C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승행사도 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코란도C 판매에
역점을 두기로 했는데,최근 고객들의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란도는 지난달 14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뒤 이달 2일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7인승 '액티브 라이프
차량(ALV)'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앞세워 레저용 차량 수요자를 유혹하고 있다. 국내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되는
첫번째 모델로 기존 SUV와 미니밴을 결합시킨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이 차는 최대출력 163마력에 최대토크는
36.7㎏ · m로 순간 가속력이 좋다. 연비는 6단 자동변속기 모델이 ℓ당 14㎞다.
최대 매력은 '착한 가격'이다. 차값은 1980만원(수동)부터 고급형(자동) 2123만~2463만원까지 동급 차종 가운데
가장 싸다. 다만 새로운 스타일의 차량인데다 아직은 쉐보레 브랜드가 낯설다는 게 흠이다. 회사 측은 월 15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쉐보레 영업소들은 최근 올란도를 전시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요즘 올란도 가격과 시승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UV 시장 지각변동 올까?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및 RV 차종 판매량은 27만5433대였다. 이는 2009년 판매량 27만7668대 대비
1%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는 기아차가 스포티지R과 쏘렌토R 등 신차 판매에 힘입어 14만5235대로 가장 많이
팔았다. 현대차는 9만3863대였고 쌍용차는 2만4206대,한국GM과 르노삼성이 각각 6648대와 5481대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해는 올란도와 코란도C가 가세함에 따라 전체 SUV 시장 볼륨이 늘어날지도 관심이다. 올 1~2월 스포티지는
8254대가 팔려 SUV 판매 1위에 올랐다. 2위는 투싼으로 6980대가 판매됐다. 스포티지의 월평균 판매량은 4000대,
투싼은 3500대 수준이다. 올란도와 코란도C가 스포티지와 투싼에 맞서 대등한 승부를 벌이려면 월 1500~2000대
수준은 판매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가 늘었으나 시장 볼륨엔 한계가 있어 나눠먹기씩 경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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