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등 북미 공장 잔업 중단 잇따라
전자업체는 심각한 공급 부족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일본에서 대지진에 따른 산업 타격이 심화하는 가운데, 파장이 일본 국내를 넘어 세계
자동차산업과 전자ㆍIT(정보기술)산업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APㆍAFPㆍ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일본 내 도요타 및 협력업체의 조업 중단으로 부품 물량
이 감소함에 따라 북미 내 10개 공장의 잔업 및 토요일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북미 생산 차량의 부품 중 약 25%를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현재 "부품량이 충분할지, 일본에서 부품을
얼마나 보낼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일본 자동차업체인 스바루도 인디애나주 소재 미국 공장의 잔업을 중단했으며, 닛산와 미쓰비시, 마즈다 등은 북미
생산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 또한 일본 내 조업 중단이 장기화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북미에서 다음달 3일까지 정상 조업이 가능한 부품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나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부품
공급망과 재고량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파장은 미국 자동차업체들에도 미치고 있어 포드의 경우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일본 산요사
의 공급 상황을 초조하게 주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 내 GM 공장의 생산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자동차산업만이 아니라
전자산업, 통신산업의 모든 제조업체들에 파문이 닥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크리스 페리 GM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이
밝혔다.
일본 자동차업체의 해외 협력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려 영국 부품업체 GKN사는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고객사들의 부품
수요 감소로 인해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으며 프랑스 부품업체 발레오도 일본 내 5개 공장의 감산 여부를 곧 발표할 방침
이다.
일본 내 자동차회사들의 조업 중단도 계속돼 당초 이날까지 전국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던 도요타는 이날 오후까지
조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혼다와 마즈다는 오는 20일까지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의 일본 내 조업 중단으로 인한 하루 손실이 도요타는 60억엔(약 830억원), 혼다와 닛산은 각각 20억엔
(약 270억원)에 이를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지진 및 쓰나미 피해에 이어 전력 부족으로 정상 조업이 어려워지는데다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우려가 커지면서 휴업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높아 일본 산업계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전자ㆍIT산업에서도 세계 반도체 물량의 약 20%를 생산하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파장이 세계적
으로 퍼지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전력 부족으로 생산량 축소에 나서면서 대지진
발생 이후 현물 시장에서 D램은 7% 이상, 낸드플래시는 2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낸드플래시와 D램, LCD 등의 세계 시장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 이들
부품이 널리 대량으로 쓰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각종 IT기기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애플의 경우 가뜩이나 아이패드2 등 제품들의 판매 속도를 생산량이 따라가기 어려운 형편에다 주요 칩 공급업체인 도시
바의 생산 차질로 인해 가까운 시일 내에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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