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시험 준비 안해도 유능한 경찰(공무원도 마찬가지)은 고위관리자들이 공정하게 승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리자 자질은 없더라도 성실한 하급 경찰이 제대로 대우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구요.
예를 들면 공부머리는 없지만 현장에서 순경, 경장, 경사 역할을 아주 충실히 수행한 어느 경찰이 있다고 합시다. 또 한명은 관리자 자질도 없고 성실하지도 않지만 계속 승진시험에 통과하는 영리한 경찰이 있다고 합시다.
결과적으로 박봉을 받으며 성실히 현장 업무를 수행한 경찰은 근속승진에나 해당되어 승진 속도가 느릴 것이며 시험에 매진한 젊은 경찰은 빠른 승진을 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능력있는 젊은 승진자들을 모독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며 제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 광범위 치안시스템을 책임질 관리 경찰관은 능력 위주의 승진 시스템
- 현장 치안을 책임질 현장 경찰관은 별도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경사의 호봉 체계를 바꾸면 경위로 승진하지 않더라도 같은 대우를 받는 베테랑 경사를 확보 할 수 있습니다)
- 지금 우리나라 경찰조직은 승진에 매몰되어 순경보다 경장이, 경장보다, 경사가, 경사보다 경위가 더 많은 특이한 인력구조입니다.
이하는 기사 내용 스크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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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예정된 진급시험을 앞두고 요즘 경찰관들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범인을 잡고 치안을 유지하는 본연의 임무보다 계급장 따기에 정신없는 모습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이 국회 국정감사를 받던 날 업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독서실에 간 경찰관도 문화일보에 의해 확인됐다. 복무규정 위반이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 인근 독서실도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경찰들로 붐볐다.
지난 17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청 인근의 한 독서실. “독서실에 등록하고 싶다”고 하자, “지방청(서울청) 경위냐”는 관리자의 반문이 돌아왔다. 관리자는 “우리 독서실이 진급시험 합격의 메카”라고 자랑까지 했다. 배치받은 자리로 들어서자 검은색 정장 차림 남성 3명이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두꺼운 형법 교재와 씨름 중이었다. ‘공부는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다’는 등의 문구가 쓰인 포스트잇을 책상 곳곳에 붙여놓고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을 방불케 했다. 취재 결과 이들은 모두 서울청 소속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오전 8시 45분쯤 공부를 하던 경찰관 3명이 일제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서울경찰청과 독서실은 도보로 10분 남짓 거리. 출근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일단 퇴실한 것으로 보였다. 오전 10시 40분쯤, 이들 중 한 명이 독서실로 돌아왔다. A 경위는 “국감 날인데 어떻게 독서실을 가겠냐”며 “잠깐 물건을 찾으러 들르기는 했지만, 공부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화일보 취재진은 A 경위가 자기 좌석에 앉아 책을 보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경찰공무원 복무규정 제8조에 따르면 경찰관은 상사의 허가를 받거나 그 명령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무와 관계없는 장소에서 직무수행을 할 수 없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진급시험은 순경∼경정 계급 중 최소 근무연수(1∼3년)를 채운 경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 가운데 경찰대·간부후보생 출신 엘리트 경찰 대다수가 응시하는 경감 계급 진급시험의 경쟁이 특히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쟁률은 보통 4~5 대 1”이라고 전했다. 한 경찰관은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업무 중 근무지를 이탈한 것은 치안 공백을 유발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확인이 되면 상응하는 징계 등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경찰청 본청 인근 한 독서실 관리자는 “만석이라 남은 자리가 없다”며 “경찰청 경위들이 대부분 장기로 등록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경찰청 23명, 서울청 121명이 경감 진급시험에 합격했다.
문화일보 김성훈·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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