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몇 년 전 이혼을 했습니다.
부부사이 문제야 워낙 속사정이 깊기에 형제인 저도 정확한 진실이야 알 수 없는게 당연하겠죠.
동생은 중소기업에 다니고 내향적인 성격입니다.
외숙모의 소개로 초등학교 계약직 영양사였던 제수씨를 만난 동생은 아직 경제적 형편도 그렇고 상대에게도 끌리지 않아 결혼할 마음이 거의 없었음에도 부모와 형제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워 결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혼 초 부터 두 사람 사이가 삐그덕거렸습니다.
제수씨가 결혼하고 바로 인천 가장 외곽에 위치한 섬의 초등학교 계약직 영양사로 가게 되면서 바로 월말 부부가 됩니다.
모든 경제권은 제수씨가 갖게 되고 동생은 한 달에 20~30만원 정도의 용돈을 받아 쓰게 됩니다.
섬에 있는 제수씨의 자취방에는 가전제품을 새로 들여놓으면서 신혼전세집에는 동생 혼자 살게 되어 살림도 거의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제수씨는 섬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주말에도 집에 잘 오지 않고, 학교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동생과 상의 없이 다른 섬의 학교 계약직 영양사로 계속 근무를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가족들이 동생부부 사이의 문제를 알게 되면서 가족들은 동생이 이혼하지 않기를 바라며 아내는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편을 원하니 애정표현도 좀 하고 노력해보라고 얘기를 합니다.
동생은 이혼을 피해보려고 제수씨의 가족이 교회를 다니기에 함께 교회에 다니는 등 노력을 하게 됩니다만 그렇게 몇 년을 살다가 결국 이혼을 하게 됩니다.
누구의 자잘못을 떠나 이혼과정에서 제수씨가 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입니다.
그간 동생의 월급으로 고스란히 적금을 부었으나 동생은 이혼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모두 제수씨에게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종 합의를 앞두고 자신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중도금을 넣어야 하니 그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원만히 살아보자고 합니다.
아파트 대금 납부가 끝나면 그 때 이혼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생집의 전세명의를 공동명의로 해놓자고 합니다.
전세집은 이모부 명의로 분양받은 아파트가 판매가 되지 않아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동생부부에게 서류 없이 전세를 살게 해줬던 겁니다.
동생을 바보나 성인군자로 알지 않고서야 이혼합의 직전에 대놓고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듣는 제가 화가 나더군요.
동생이 단호히 거절하니 마지못해 최종 이혼합의에 이릅니다.
각설하고 저는 연락처에서 제수씨를 지웠는데 아내는 가끔 아랫동서의 SNS 근황을 확인했나 봅니다.
오늘 출근 전에 저에게 제수씨 계정에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찍은 사진을 올려놓은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이런 현실이 웃기면서도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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