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박과 타이틀곡 ‘별의 노래’를 컬래버레이션했다. 유진 박과 작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타이틀곡 ‘별의 노래’에 슬픔과 관련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사람은 힘들 때 울음을 터뜨려 감정을 배출하지만, 나는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원래 눈물이 없다. 이건 하고 싶어도 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노래로 울고 싶었다. 음악을 통해 슬픔을 배출하고 싶었다. 유진 박씨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유진 박씨의 여러 시련이 있었다. 노래 가사 중에 ‘어이 박형, 시원하게 울어줘’라는 구절이 있다. 유진 박씨가 그 대목에서 바이올린을 켜 멋있게 울어줬다. 오래전부터 가져온 음악적 존경심도 있었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5월 유진 박씨의 당시 매니저 A씨를 사기,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센터는 ‘A씨가 유진 박씨의 명의로 1억800만원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원을 횡령했다’고 고발장에 적었다. 유진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함께 작업하면서 지켜본 유진 박은 어떤 사람인가.
사실 나도 유진 박씨를 한때 동정했던 게 사실이다. 작업을 제안하고 그를 만나기 전까지 가진 생각은 ‘어떤 형태로든 유진 박씨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작업하면서 깨달았다. 내가 오만한 생각과 건방진 동정심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유진 박씨에게 벌어진 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유진 박씨는 미디어에 비친 것과 조금 다른 고민을 하며 살고 있다.
(※유진 박은 마미손이 말하는 사이사이에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질문 주제와 다른 음악 이야기를 꺼내며 즐겁게 웃었다. 생활고보다 모처럼 음악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인터뷰 자체를 그대로 즐기는 듯 보였다. 유진 박이 노래할 때 잠시 말을 멈췄던 마미손이 대답을 이어갔다.)
이렇게 보이는 그대로다. 요즘 유진 박씨의 주된 고민거리는 공연을 어떻게 할지, 바이올린을 어떻게 연주할지에 대한 것들이다. 음악 안에서 너무 행복한 사람이다. 그동안 느낀 내 동정심이 얼마나 얄팍했는지를 알았다.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영상 후반부에 유진 박씨가 바이올린을 켠 뒤 카메라를 보며 웃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를 얄팍한 동정심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겠다, 앞으로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91119073409772
이 형님은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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