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 8년차 입니다. 30대 후반이에요.
와이프랑은 연애로 만나서 1년이 채 되지않아 결혼을 했어요.
와이프가들으면 좀 섭섭해 하겠지만 부모님께서 빨리결혼하길 원하셔서 등떠밀린것도 없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사람이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사람보다 좋은 사람인가를 따져봤을때 그렇다 라고 생각해서 용기를 냈어요.
지금은 아이 둘을 부양하고 있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많은부분에서 부딪혔습니다.
30년동안 다른환경에서 살다가 같은공간에 들어앉아 있으려니 불편할 수 밖에요.
싸우게 되면 싸우는 방식이 말을 안한는 방식이라 집안이 살얼음판같기도 했습니다.
싸우게되면 자존심이 쎈 와이프는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대화 없는 날이 길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무리 화가나도 말을 아꼈습니다.
나중에 곱씹어보면서 내가잘못한부분과 서운한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해서 대화에 나섰지요.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어느정도선에서 타협을 하고있습니다.
지금은 서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도 하고, 서로 사과도하고 다가가주고 하고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내가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에 회사고 가정이고 포기 할 수가 없었어요.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이 그러시는것처럼요.
초보엄마는 뭐든지 척척하는 만능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요. 만랩찍은 어머니랑 비교를 하는건 무리에요.
아이를보면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집안이 난장판이되기도 했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오면 나를 반기는건 쌓여있는 설겆이와, 난장판인 집이었어요.
저도 초보아빠인데 잘 할리가 있겠습니까.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엄마의 짜증이 피곤이 아이들한테 가는걸 막아보려고 무던히 애썼습니다.
아이들한테 엄마의 손길이 덜 필요할 시기까지 근 4~5년간 요리를 전담했어요.
거창한건 아닙니다. 먹을 수 있는 국이나 반찬조금과.. 주말에 먹고싶다는걸 어설프게 만들어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도 엄마는 매일 피곤해서 부부관계도 원활하지 않았어요.
생활하는 시간이 다르다보니 전 저녁에 쌩쌩하고, 엄마는 아침에 쌩쌩하고...
견우와 직녀같았습니다. 솔직히 이게 가장 힘들었어요.
결혼전에 선배들한테 결혼의 가장 좋은점 하나를 얘기해달라고 했을때 행복한 부부생활이라고 들었는데
혈기왕성 넘치는 성욕을 주체할수가 없어서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누군가와 와이프를 비교하게 되는게 될까봐 무서워서 손양 말고는 다른 방법을 써보지도 못했습니다.
결혼하고 이렇게 까지 해야되나 비참한 생각이 들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아이들이 엄마의손을 덜 필요로 하게되고, 고맙게도 결혼전에 기대했던 엄마의 역할을 잘 해주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을 잘 지나온건 와이프의 태도 덕분이었습니다.
무언가를 해주면 항상 고마워 했거든요.
매번 익숙해질만도 하고 당연하게 생각해줄만도 한데 항상 별거아닌일에도 고맙다란얘길 해줍니다.
말한마디가 참 크더군요. 뭔가를 해주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저도 퇴근하고 들어가서 집안일을 같이할 때면 와이프가 회사에서 고생했는데 쉬라고 얘기해줄때 이렇게 대답해줍니다.
내가 일하는 시간은 당신이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을 돌보는 시간과 동급이다. 그러니까 같이있는 시간엔 같이하자.
그리고 그걸 와이프가 참 고마워 해줘서 나도 힘이나고 고맙습니다.
엄마가 여유가 생기니까 부부관계도 원활해 졌습니다. 대화는 고상하고 교양있게만 하지 않습니다.
성적인 대화는 부부생활의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생각합니다.
우리 부부는 서로 좋아하는걸 참 잘 압니다. 그리고 서로 연구(?) 도 많이 합니다.
여전히 와이프의 시간은 아침이고, 저의 시간은 저녁이라 어긋날때가 있지만
늦은시간이라도 와이프가일어나주면 기쁜마음으로 만나고. 아침이른시간이라도 찾아오면 마다하지 않지요.ㅎㅎ
그래서 뭐가 이 관계를 잘 끌고왔을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런것 같습니다.
1. 당연한건 없습니다.
돈벌어주니까, 내가 뭘했으니까 상대방은 당연히 이걸 해줘야한다 이러는 순간 싸움나고 관계에 문제가 생깁니다.
당연한건 없습니다. 상대방이 해주는 모든건 고마운겁니다. 이런 마인드만 서로 가져도 살만합니다.
2. 표현을 잘 해줍니다.
아무리 고마워해도 말안하면 모릅니다. 화가났으면 났다. 시간이필요하면 필요하다 얘기를 해줘야 이해합니다.
눈치? 그런건 연애할때나 하시고 얘기를 해주세요.
3. 상대방은 내가 아닙니다.
본인은 본인 삶에나 주도권을 가지지 아무리 가까워도 가족한테까지 지도권을 가지지 않습니다.
모든 대화와 행동의 기본은 존중이고, 협의와 대화가 필요합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4. 이익을 볼라고 결혼한게 아닙니다.
내가 결혼을 해서 물질적으로 뭐가 좋아졌나를 따질거면 그냥 하지마세요 100% 마이너스입니다.
그냥 혼자 사는게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행복하게 꽁냥꽁냥 살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이 미화가돼서 그럴수도, 지금이 행복이 찰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지금은 행복합니다.
풍요롭고, 돋보이는 삶은 아닙니다만 다시생각해봐도 결혼하길 잘했다 싶습니다.
결혼하세요. 좋은 사람이랑. 그리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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