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성공시대 : 버스업계의제왕 경기대원고속 허명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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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
허명회가 경기여객을 인수할 즈음에는 중복 노선을 많이 갖고있던 경쟁사(남일여객) 간에는 빈번하게 승객태우기 경쟁이 잦았다고 한다. 이런 경쟁 때문에 양사 간에는 추월운행, 운행방해 등의 시비가 잦았고, 심한 경우에는 운전기사들끼리 폭행에 휘말리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양사는 모두 낙후된 장비로 운영을 하고 있어 운행 중의 고장이 잦았다. 툭하면 버스가 멈추는건 다반사여서 승객들의 원성을 샀다.
허명회는 차량고장이 잦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타이어 문제라 생각했다. 당시 가뜩이나 어려웠던 버스업계에선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값싼 재생타이어를 쓰는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허명회는 되려 정반대의 길을 갔다. 그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자사의 차량들에 신품의 타이어를 대대적으로 들여와 교체시키는 통큰 결단을 내린다. 허명회의 그런 결정에 당시 한국타이어에 근무하는 직원도 미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허명회는 그런 우려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경기여객 말단사원 시절부터 정비에 관한 것을 몸소 체득하면서 타이어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에 관한한 투자를 절대 소홀히해선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그였기에 이런 결정은 어쩜 당연한지도 모른다.
허명회의 판단은 옳았다. 그가 타이어에 투자한 만큼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여객 기사 : 아나 저자식들 또 멈췄나보네.
경쟁회사 기사 : 이보게 우리 승객 좀 태우고 갈수 있겠나.
경기여객 기사 : 왜 또...
경쟁회사 기사 : 아니 차가 하루가 멀다하고 퍼지니...
경기여객 기사 : 손님 얼마나 있는데...
경쟁회사 기사 : 열다섯분 정도 있어... 이 승차권하고 손님들... 어서 받아가셔~~
경기여객 기사 : 그럼...
허명회 (윤동환 분) : 그냥 가세요!!
경기여객 기사 : 네...??
허명회 (윤동환 분) : 태우지 말라구요
경기여객 기사 : 아니 열다섯분이면 이거 엄청 많이 태우는건데...
허명회 (윤동환 분) : 아 그니까 그냥 가자구요, 저 사람들 때문에 우리차 이용한 손님들한테까지 피해줘서 되겠어요??
경기여객 기사 : 그건 그렇지만...
허명회 (윤동환 분) : 이제부터 저런 일 또 있으면 무조건 그냥 가세요!!
허명회의 이런 판단으로 경기여객을 이용하는 버스의 승객수는 점차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1984년 마침내 허명회는 남일여객 인수 협상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이민하-경쟁사 대표 : 자 금액 어떻소? 6억에 할까 했는데 이건 부담될듯 하니 한 4억 정도...
허명회 (윤동환 분) : 고심하고 결정했지만, 저희는 2억아니면 안되겠습니다.
이민하-경쟁사 대표 : 그래 4억도 힘들다, 3억 그래 3억 합시다!!
허명회 (윤동환 분) : 안됩니다. 저희는 2억입니다.
이민하-경쟁사 대표 : 그래요, 안된다면 할수 없죠.
허명회 (윤동환 분) : 지금 이 가격으로 저희한테 파실거라면 저희는 더이상 협상 안하는걸로 하겠습니다.
이민하-경쟁사 대표 : ...
허명회 (윤동환 분) :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럼
이민하-경쟁사 대표 : 이보시오 허사장 어딜가시오!!
허명회 (윤동환 분) : ...
이민하-경쟁사 대표 : (썩은표정) 좋소, 2억에 합시다...
허명회 (윤동환 분) : 감사합니다.
이민하-경쟁사 대표 : 자 여기, 서명하시오.
이날 비로소 대원여객과 경기여객(지금의 경기고속)에 이어 대원운수(지금의 대원고속)라는 새로운 계열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대원운수의 탄생으로 경기-대원은 전국 단위의 대형 버스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허명회가 주창하는 경영신념 중에는 5% 지시, 95% 확인이라는 말이 있다. 그는 지시를 하면서도 자주 현장을 둘러보며 어떤 점에 문제가 있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할지를 파악한다.
그는 현장점검 이외에도 효과적인 관리와 통제방법이 있다면 더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대당 40만원을 호가하는 운행기록기 장착이 그것이다. 운행기록기를 장착하면 그날 운행거리부터 최고운행속도, 과속횟수, 급정거횟수 등등이 체크된다.
체크된 기록을 바탕으로 그는 각 지사장들에게 운행사원 관리를 철저히 하여 항시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린다.
그 뿐만이 아니다. 경기대원은 워낙 대수가 많은 회사다보니 밖에서 경기-대원의 버스를 계속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 때문에 허명회가 개인차를 타고 오가는 와중에도 개인차 한켠에 거울을 하나 더 달아두어 달고 뒤에 보이는 경기대원의 차들이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를 세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경기대원은 안전한 버스운행을 위해 운전기사 채용을 할때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다.
첫째, 서른여섯살 이하는 채용하지 않는다.
─ 혈기왕성한 젊은 사람들에게 운전을 맡기면 그 혈기를 억누르지 못하고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으리라 본다.
둘째, 총각과 홀아비는 안된다.
─ 총각이 아닌 한 가정을 일궈나갈 성숙한 가장이라면 가정을 위해서라도 안전운전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나이가 서른여섯이 넘을 동안 결혼도 못하고 혼자사는 사람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거라 본다.
셋째, 월세사는 사람은 쓰지 않는다.
─ 집하나 마련못하고 월세나 전전할 정도로 형편이 쪼들리는데 과연 안전운전에 신경쓸 수 있겠는가.
넷째, 용모가 험상궂은 사람도 곤란하다.
─ 외모가 못난건 죄가 아니지만, 운전기사 인상이 험악해보이면 손님에게도 안좋은 이미지가 심어질테니까.
한번은 이런 일화가 있었다. 경기대원에 운전기사로 재직하던 고향 후배 이모씨의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된 것. 나중에 허명회와의 학연과 지연 등의 관계를 생각해서 복직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허명회는 냉정하게 거절하였다. 부인까지도 나서서 읍소했으나 여전히 거절을 했던 것.
나중에 허명회가 직접 그 가택을 예고없이 방문하여 위로금을 주고, 나중엔 고향 후배의 집안이 안정되었다는 판단이 선 후에야 비로소 그를 복직시켜주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 버스왕 허명회 4편 (마지막회)
만약에 동양고속이 당시 남일여객(현,대원고속)을 안 팔고 갖고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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