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이 처한 상황이 궁금하신 분도 계실것 같아 대략적인 상황 설명을 올립니다.
LH의 공사 도중 저희 집 옹벽이 갈라지고 균열이 크게 발생했습니다.
토사와 많은 양의 지하수 유출로 인해 지반 침하(씽크홀)도 우려돼 "지질조사"가 필히 수행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의 소견을 들었습니다.
사고 발생 직 후 LH 시공사와 만난 자리에서 저희는 안전진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안전진단을 했다가 이상 없다고 결과가 나오면 저희가 비용을 전부 물어낼 거냐고 묻더군요.
황당한 마음을 추스르며 일단 저희는 사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사 시작 전에 했다던 안전조치 및 사전 조사 내역, 지질조사, 그리고 사고 후 추적조사 등 관련 문서 전체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LH의 강부장은 그건 주겠다고 약속하더군요.
첫 번째 만남은 그렇게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은 채 자료제공 약속만 받고 끝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뒤 자료 제공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LH 강부장에게 전화를 하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 자료들은 하청업체 비용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하청업체가 안 주면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황당하더군요. 말문이 막혔습니다. LH 에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데...
어쨌든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 'LH'에 정보 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예상대로 "정보 부존재 처리"를 해버리더군요. 'LH'에는 해당 자료가 없다네요.
그 즈음 연락이 안 되던 하청업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LH에서 모든 비용을 댈 테니 안전진단 업체를 직접 선정하라" 라고 하더군요.
자기들이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면 저희(피해자)가 못 믿을 거 아니냐면서요.
하지만 저희가 건축 분야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저희는 잘 모르니 공기업인 'LH'가 직접 나서서 정식 절차를 밟아 공정한 업체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근데 'LH'에서는 이와 같은 저희 요청을 무시해버리고 하청업체가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했다고 통보하더군요.
저희는 당연히 받아 들일 수 없었습니다.
'LH'에서 약속했던 자료들도 하청업체 비용으로 조사한 것이라서 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안전진단을 하청업체가 선정하고 하청업체 비용으로 하면 저희가 받을 수 있을까요? 똑같은 상황인데?
그래서 저희는 이런 이유를 들어 하청업체가 선정한 업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안전 진단 업체는 "지질조사"능력이 없는 업체였습니다.
그리고 업체 스스로도 "지질조사"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며 포기했다는 말을 하청업체로부터 들었고요.
저희는 하청업체는 못 믿겠으니 "지질조사"를 건너뛰지 말고 'LH'가 직접 공정한 안전진단 업체와 계약해서 일을 진행 시켜 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그 후 'LH'는 책임회피를 위해 버티고 버티며 시간을 끌더군요.
이때 쯤 저희는 강부장과의 녹취록을 근거로 어렵게 조사 자료를 받을 수 있었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위험판정이 나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위험한 사실을 은폐했던 거죠...
그 후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던 어느 날
'LH'가 안전진단 업체를 "정식 절차가 아닌" 수의 계약으로 선정했다며 저희에게 통보 해왔습니다.
그 안전진단 업체는 "지질조사"능력이 없다며 자진 포기했었던 (하청업체가 선정했었던) 바로 그 업체였습니다.
황당하더군요. 말이 통하지 않는 집단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저희는 'LH'를 믿어선 안되겠다는 판단을 하고 부랴부랴 안전 진단 업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시공사에서 저희에게 직접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라고 했었으니까요.
우선 저희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 위해 뉴스 기사를 검색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상도 유치원 붕괴 사고"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오더군요.
기사에서는 두 군데의 안전진단 업체가 상도 유치원을 진단했었는데 모두 안전하다고 했었답니다.
상도 유치원 측에서는 두 업체의 진단 결과를 믿을 수 없어서 국내 최고 권위자이신 서울 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님께 안전진단을 다시 요청했고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러고 나서 상도 유치원은 결국 붕괴됐구요.
저희는 이수곤 교수님이라면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실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어렵게 어렵게 이수곤 교수님께 연락을 했습니다.
이수곤 교수님께서는 흔쾌히 안전진단을 해주겠다고 하시더라요.
이수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LH' 가 현재 모 건설사랑 100억짜리 소송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상대측 진단 자료가 너무나 확실해 보여 몽땅 뒤집어쓰게 될 상황이었다.
그래서 'LH'가 이수곤 교수님을 찾아와 철저한 안전진단을 다시 의뢰했고 이수곤 교수님의 진단 결과로 인해 판결은 뒤집혀 'LH'는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
'LH' 의 편에 서서 안전진단을 하고 도움을 줬으니 이수곤 교수님이라고 하면 'LH'도 믿을 거다
라고 하셨어요
저희는 'LH'와 협의해서 '이수곤 교수님'을 선정했고 'LH'와 '이수곤 교수님' 그리고 '저' 이렇게 모두 만나기로 약속 날짜를 잡았습니다.
근데 약속 날짜 며칠 전 'LH'는 돌연 진단 비용이 비싸다며 이수곤 교수님을 거부해 버렸습니다.
자기들 입김이 통하지 않는 국내 최고 권위자를 모셔오니 모든 과실이 명명 백백히 밝혀질게 두려웠을까요?
심지어 위의 뉴스 기사에서는 'LH'가 다른 민원인과의 형평성을 운운하고 있네요.
사고를 낸 당사자가 형평성 때문에 비용이 비싸 진단을 못하겠다니... 고작 생각해낸 변명이란 게 참으로 궁색합니다.
이에 이수곤 교수님께서도 저희의 억울함에 공감하시며 본인 몫의 비용까지 받지 않고 지질 조사를 해주겠다고 하시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비용을 핑계로 나(이수곤)를 배제시키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시네요.
사람으로 치자면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건데 가해자는 통장 잔고가 비었으니 반창고만 붙여도 된다 라고 하는 경우랄까요?
사기업도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LH가 이런 소릴 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황당하고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LH는 "임시보강"을 고집합니다.
결국 공사를 재개하려는 것이죠.
공사가 재개돼서 기초공사가 끝나버리면 땅속을 파야 하는 "지질조사"를 못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자기들의 잘못을 덮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야 죽든 말든 말이죠.
저는 LH에 약속을 지키라는 것뿐입니다. 이수곤 교수님을 통해 철저히 안전진단만 해주면 됩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논리적으로도 합당한데 그걸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 전부는 녹취파일과 문서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로만 이루어져있습니다.
추가: 현재 대전 동구청에서는 2월 26일 (금)까지 LH에 옹벽 보강 임시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계획서를 구청이 정한 전문가에게 검토하게 한 뒤 옹벽 보강 임시조치를 강행하겠답니다.
임시 조치 이후에는 "지질조사" 건너뛰고 공사가 재개 될 것 같습니다.
동구청 게시판에
임시조치 이후에 이수곤 교수님을 통해서 "지질조사"가 꼭 이루어진 뒤에 공사가 재개 돼야 한다는 요청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대전 동구청 게시판입니다.
https://www.donggu.go.kr/dg/kor/article/freeArticle#create
철거가 답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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