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첫 차 프라이드 수동 4년
1993년 말 두번째 차 쏘나타2 자주색 1800 DOHC 수동 10년
2004년 뉴렉스턴 2700 수동 2년
2006년 뉴프라이드 수동
2010년 포르테쿱 수동 1년
2012년 뉴투스카니 GTS(II) 수동 1년
중간에 나머지는 그랜저 엑스쥐도 타고 오피러스도 타고 그건 다 오토였죠.
그러다가 우째우째하다보니 중고로 구입하게 된 C63 AMG!!
저에겐 신세계였죠.
음악 듣는걸 좋아하다보니 배기음 듣는 것도 좋아하고 (신음소리도... 아... 아닙니다...)그러다보니 빠지게 되었죠.
근데 원체 수동을 오래타다보니 아무리 재밌고 빠르고 소리가 멋진 C63도 뭔가 허전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본 기사에 눈이 띄웅!!!!
토요타에서 86을 부활시켰고 세상에나 우리나라에 수동을 판매한다는 놀라운 기사가...
그날부터 오매불망 86에 대한 내 맘은 커져갔고 가져야겠다는 욕구가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그러나 구입을 막아서는 커다란 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바로...
마눌님... (이 대목에서 유부님들께서는 공감하실 듯)
온갖 아양과 감언이설과 용돈과 선물 공세로 겨우 맘을 돌려서 계약을 하러 갔었죠.
그 때가 2013년 11월.
물어보니 주문방식이라서 3개월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좋다고 검은색으로 결정하고 3개월 기다려서 2014년 2월에 차를 인도받았죠.
지금은 수동도 옵션이 좋아졌지만 그 땐 진짜 헐... 알고 샀지만 헐...
달리는데 촛점을 맞춘건 알겠지만 싸구려틱한 직물 시트(그건 뭐 그럴 수도 있고)
16인치 휠에 프리우스에 달리는 타이어... (그것도 뭐 바꿈 되니깐)
근데... 간만에 보는 그냥 쇠뭉치 키...
그리고 사람은 아예 앉을 수 없는 뒷자리.
보통의 쿠페는 어쨌든 몸을 구겨서라도 앉을 수 있는데 86의 뒷자리는 아예 다리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도저히 사람이 앉을 수가 없어요. 앞자리를 앞으로 바짝 당김 가능하긴 한데 그럼 앞사람 뒷사람 둘 다 미치는거죠.
게다가 골프 칠 일이 제법 있기에 트렁크가 중요한데 사진으로는 제법 커보였는데 세상에나...
캐디백 하나가 안들어가요... 이땐 진짜 허걱...
드라이버를 빼고 쑤셔 넣거나 아님 뒷자리를 접어야만 하는데 한 쪽씩 접히는게 아니라 무조건 뒤가 다 접히는 형태라 골프치러갈 땐 마치 밴에 탄 느낌...
86은 코너를 위한 차인데 골프 치러 갈 때 코너를 돌면 몸으로 느껴지는 캐디백의 움직임... 쩝...
하지만 수동 기어를 넣을 때 들어가는 느낌이 좋고 클러치도 가볍고 운전 느낌이 좋아서 다 용서가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런데... 문제는... 최고의 문제는 바로 시트...
분명 온갖 시승기에서 86의 시트는 최고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저에겐 시트가 최고의 에러였습니다.
몸을 잡아주고 버켓에 가까운 시트가 좋기는 하지만 C63의 시트보다 못했고
제가 몸이 좀 마른 편이라 엉덩이에 살이 없는데 제 꼬리뼈가 시트에 계속 닿이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시트의 밑부분과 등받이 부분 연결부위가 살짝 올라와있는데 그 부분이 계속 꼬리뼈에 닿아서 운전할 때 신경쓰이고 불편했어요.
방석을 까니 착좌감이 떨어지고 리무진 시트를 알아보니 맞는게 없고...
레카로 등의 버켓시트도 맘에 드는게 없고...
좀 안타까웠습니다.
마르신 분들께서 86 사시려고 알아볼 때 꼭 앉아보시고 결정하세요.
엉덩이에 살이 많다면 괜찮겠지만 마르고 약간 꼬리뼈가 돌출된 분이라면 분명 문제가 되겠더라구요.
사기 전에 잠시 앉아볼 땐 그런 느낌은 전혀 안들었는데 쫌 오래 타다보니 바로 느껴지더군요.
물론 저만의 문제 일 수 있긴 합니다. 제 몸이 문제죠. 에휴... 꼬리뼈...
86 좋은 차입니다. 코너에 들어감 짜릿합니다. 뒤가 그냥 돕니다.
마치 제가 레이서가 된 느낌이고 무쟈게 운전 잘하고 있다는 착각이 듭니다.
차가 원체 가벼워서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가 코너를 돌 때는 재미집니다.
그치만 부산에서 남해까지 장거리를 뛰었었는데 장거리 주행에는 정말 아닙니다.
속도도 안나고 차체가 작고 엔진 힘이 딸려서 그런지 운전을 하는데 쫌 힘이 듭니다.
절대 장거리용은 아닙니다.
거기다가 C63 타다가 바꿔탄거다보니 직빨만 나옴 어휴... 속이 터집니다.
그렇게 재미와 안타까움이 번갈아 저를 웃기고 괴롭히다가 제 C63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중고매매상이 제 친구였던터라)
아직도 안팔리고 매장에 쳐박혀있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3개월만에 86을 팔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제일 큰 이유는 집에 86과 카니발이 있었는데 차 두 대의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었죠.
마눌님은 수동을 운전 못하고 뒷자리에 사람이 못타니 아들 둘 포함한 우리 네 가족이 타지도 못하고 일상생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거죠.
그래서 다시 C63을 가져오게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마눌님의 차가운 눈빛과 서슬퍼런 잔소리는 덤으로 품에 안게 되죠.
지나고나니 꿈 같은 시간이었고 정신차려보니 다시 C63을 타고 있네요.
결론은 86 멋집니다.
투스카니나 폴쿱과는 비교도 안되게 재밌기도 하고 실물이 사진보다 참 이쁘고 수동 기어의 느낌도 넘 좋습니다.
단점은 진짜 생각보다차가 작고 수납공간, 뒷자리, 트렁크 등 포기해야하는게 넘 많습니다.
정말 세컨도 아니고 써드카 정도가 아님 가지기 쉽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는 넘 불편합니다.
그리고 꼬리뼈... 통한의 꼬리뼈...
그 이후에는 차를 타면 꼭 꼭 꼬리뼈가 닿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사실 86으로 다시 가볼까도 생각한답니다.
지금 수동 옵션은 자동 옵션과 똑같이 바껴서 좋아졌고 (가격이 올랐단게 함정) 다시 타보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차는 맞습니다.
또 바꾸고 싶지만 두 개의 커다란 산이... (마눌님과 꼬리뼈...)
혹시 제가 미쳐버려서 바꾸게 됨 그 땐 꼭 사진과 제대로 된 시승기를 올리겠습니다. (폐인이 되었을 제 사진도 같이...)
다 쓰고나니 글이 두서도 없고 쫌 이상한데 뭐 86에 대해서 시승기를 썼다기보단 제 추억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한거라서 편하게 읽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네요.
낮밤으로 기온차가 크니 다들 감기 조심하십시요.
전 그냥저냥 맨날 꾸시렁 욕하면서 타는중이에요
오토로샀고 타이어만 순정에서 V720갓다가 V12에보2로
저도 세컨으로 타는중인데 재작년 10월에 출고해서 4만정도 탔습니다
말이 세컨이지 서울에서 남해만 3번인가 가고 부산도 2-3번 장거리 많이탔는데
장거리는 정말 불편하죠 ㅋㅋㅋㅋ 허리도 아프고 기름통도 작아서 고급유 걱정에..
근데 형은 꼬리뼈 아프시면 다른 시트로 바꾸기전엔 몬사시겠어여..
어차피 다시 사오셔도 불편하면 안타게되고 정떨어지니까+_+
재밌고 멋진 차임엔 틀림없죠.
차가 코너에서만큼은 정말 좋더라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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