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일) 제 아들이 서울특별시장기 합기도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6시 30분까지 대련 대회를 기다렸습니다.
단 2~3분의 대련을 참관하기 위해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이
몇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대련 경기. 경기에서 졌습니다. 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회 참가도 처음이었고, 참가에 의미를 뒀습니다.
합기도 정신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땀에 젖은 아이의 도복을 갈아입히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시상식이 남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단 한 번의 경기에서 졌으니 상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경기장 한구석에서 끊임없이 상장을 프린트하고 있더군요.
어린이 경기라 모두에게 상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3등도 아닌데 종이로 된 3등 상장을 나눠 줬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이 진행되고, 동메달을 받으러 앞으로 나오라고 합니다.
앞으로 나가기까지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시상식도 관계자들이 한 줄로 서서 10여 명에게 동시에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시상식이라기 보다는 참가비를 내고 참가했으니, 이거라도 받아 가라는 분위기입니다.
메달은 기념품 수준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색깔에 구분 없이 메달을 받고 좋아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 동메달을 받으러 앞쪽에 나갔을 때
사회자가 한숨을 쉬며, 아이 손을 잡고 메달이 있는 곳으로 따로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메달을 손에 쥐어 주고, 빨리 자리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뭔가 싶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보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은 메달을 목에 걸어주면서 왜 우리 아들은 뒤로 뺀 것일까요?
그 이유는 도복을 안 입었다는 이유입니다.
도복과 관련한 사전 공지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상을 받으려면 도복을 입어야 하니 빨리 가서 갈아입고 오라는 설명도 없이 한숨만 쉬고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행사를 빨리 끝내고 싶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체육관에서 머문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18시까지
9시간 동안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이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기다렸습니다.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가족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사회자는 사전에 도복을 갈아입고 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알려줬으면, 다시 도복을 갈아입혔을 겁니다.
그냥 넌 빠져라는 태도였습니다.
이 행사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하루 종일 보면서 느낀 점은 서울시 지원금을 받기 위한 행사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행사 진행하는 관계자와 심판들 일당 주기 위한 행사? 아니면 합기도 협회 회식을 위한 행사? 아니면 각 합기도 도장들 홍보하라고 상주는 행사?
아무리 좋은 행사라고 해도 한 명의 실수로 그 행사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 행사는 분명 아이들 행사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그래서 메달을 목에 걸고 합기도에 대한 애착을 주는 행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그렇게 아이에게 무안을 줘도 되는 건가요?
이 행사의 목적이 아이들 풀죽이는 행사인가요?
이 행사의 사회를 봤던 분은 무도인가요? 아님 일당 받는 동네 아저씨인가요?
2024년 대한민국 합기도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요?
그 정도면 그나마 양호해 보이는 수준인데요.
사람이 많아서 안내가 미흡했나보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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