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보유대수가 1,9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인구 2.6명당 1대에 달할 만큼 생활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교통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은 꾸준히 전개돼 왔다. 그러나 '자동차문화' 측면에선 여전히 성숙하지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국내 자동차문화 선구자를 자처하는 이들을 찾아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자동차문화를 바꾸자는 조그만 노력의 일환이다. <편집자 주>
모델 겸 방송인으로 활약하는 이파니(26) 씨를 만났다. 이미 연예계에서 자동차를 좋아하기로 소문나 있을 뿐만 아니라 레이서로도 활동 중이다. 지금의 남편 역시 이세창 감독이 끌고 있는 레이싱팀 '알스타즈(R-Stars)'에서 만나 인연이 됐다. 그녀를 레이싱 모델이 아닌 레이서로서의 길을 걷게 한 자동차의 매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평소 어떤 차를 타는지
"결혼 전에는 주로 대형차를 운전했다. 묵직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좋아서다. 결혼 후에는 운전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최대한 경제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현재는 장기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다. 지방으로 다닐 일이 많다보니 빌려 타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승차감은 대부분의 자동차가 평준화된 것 같아 효율을 많이 본다. 개인적으로 K5 하이브리드를 추천하고 싶다. 안전이나 효율성 모든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다"
-차를 좋아해서 레이싱을 시작한 것인가
"우리나라 레이싱 문화를 바꿔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관람객 입장에서 경기장을 찾은 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갈 때마다 실망했다. 레이싱 선수보다 모델이 너무 부각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선수가 아니라 모델이 중심에 있었다. 마치 선수들이 모델을 위해 경주를 한다는 착각마저 일게 했다. 심지어 모델이 없는 팀은 아예 팬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선수가 주목받게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 팀에서 첫 활동을 시작한 것도 그 이유다. 경기장의 스타는 선수이고, 그런 드라이버들이 조명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자신이 생각하는 레이싱의 매력은 뭔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차를 타고 아무 곳이나 가는 것을 좋아했다. 운전의 재미도 느끼고, 스피드도 즐기면서 피로를 풀었다. 또 활발한 성격이라 레포츠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레이싱에 빠지게 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차를 타면서 운동도 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 경기장을 한 바퀴 돌고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 느낌이 너무 좋다. 지금의 남편도 레이싱을 하면서 돈독해진 사이다. 요즘은 일반인도 레이싱을 경험해볼 기회가 많다. 레이싱을 너무 어렵게 보지 말고 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 중 성숙돼야 할 부분은
"한 동안 준중형차를 탔다. 그때 작은 차를 무시하는 풍조를 느꼈다. 조금만 앞에서 굼뜨면 삿대질이나 욕을 하더라. 대형차 탄다고 운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경차 탄다고 운전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작은 차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진 게 너무 안타깝다. 외국보다 우리나라의 소형차 시장이 협소한 것도 이런 편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떤 차를 운전하든 개인의 자유지만 차를 가지고 상대방을 평가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운전자들이 지켰으면 하는 습관이 있다면
"자동차경주 규칙 중 하나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고의로 진로를 방해하거나 무리한 위협을 가하면 실격 또는 패널티를 받는다. 그만큼 위험한 행동이라는 얘기다. 도로 위에서도 똑같다.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사고 위험성도 낮아지고, 만약의 경우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성 운전자로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모든 것에는 득과 실이 있기 마련이다. 여성 운전자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비난 받을 때도 있지만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최근 여성의 성향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SUV 등에 거부감을 나타났던 것과 달리 많이 타고 다닌다. 운전도 거칠어지고, 대담해졌다. 자동차라는 영역에서 점차 남녀 평등 문화가 정착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녀는 새침하고 도도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매우 소박하고, 시원한 성격을 내보였다. 스스로 '모험을 즐기며, 끈기가 강한 여자'라고 소개한 그대로다. 마지막으로 자동차경주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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