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가 뒷걸음질칠 전망이다. 수입차에 밀려 안방 시장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현대·기아·한국GM·쌍용·르노삼성 등 5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9월엔 101만4천26대를 팔았는데 올해 같은 기간엔 100만7천289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지난해 완성차들의 내수 판매가 그 전해보다 2.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줄어들게 된다.
완성차업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듬해인 2009년에도 전년보다 내수시장에서 판매량을 19.5% 늘렸고, 2010년엔 7.0%, 2011년엔 1.5% 각각 늘렸으나 2012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완성차업체들의 내수 판매는 외환위기 전인 1996년 164만8천대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09년 145만대, 2010년 155만대, 2011년 158만대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54만대로 떨어졌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 5월 올해 내수시장 수요를 0.6% 줄어든 153만대로 예측한 바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실제 연말까지의 판매량도 이 예측과 얼추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당시 예측의 근거로 ▲ 대내외 경제 및 정책 불확실성으로 수요 위축 ▲ 국내업체 신차 부족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주간 2교대제 시행에 따른 공급능력 감소 ▲ 독일 고급차 업체 등의 신차 출시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관세 추가 인하로 인한 수입차와의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수입차가 12만123대 팔렸고, 올해에도 9월까지 11만6천85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전체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정점을 찍었던 1996년의 164만8천대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그러나 시장의 10% 이상을 수입차들에 내주며 내수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수입차 판매량이 15만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희소성,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물려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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