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는 명실공히 국내 수입차 시장의 맹주다. 수년간 베스트셀링 1위를 수성했고, 최근 부분변경을 통해 다시 한 번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릴 태세다. 외견 상 큰 변화는 없지만 세밀한 조정을 통해 내실을 더했다. 실내 장식 소재는 더욱 고급스러워졌고,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드라이브는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연료효율 외에 제품군이 보강됐다.
국내에 출시된 총 9개의 라인업 중 4종이 전자식 네바퀴굴림 시스템 'x드라이브'를 장착했을 정도로 4WD에 대한 비중을 늘린 것도 특징이다. 특히 5시리즈의 인기를 진두지휘하는 520d에 x드라이브를 추가해 수입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 본격적인 4WD 경쟁을 예고했다. 520d x드라이브 럭셔리 라인을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6세대 5시리즈 디자인은 대내외로 호평을 받았다. BMW로서도 굳이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많은 손을 가하진 않았다. 다만 세밀한 조정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신선함을 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추가로 럭셔리 라인은 크롬을 다수 사용하고 고급 소재를 확대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전면부는 키드니 그릴의 크기와 형태를 다듬고 범퍼 형태도 보다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범퍼 하단 LED 안개등 위쪽으로 두 줄의 크롬라인이 화려함을 더한다. '코로나 링' 헤드램프 상단의 눈썹 모양 디자인은 짧고 간결하게 바뀌었다. 방향지시등이 사이드미러로 옮겨갔고, 럭셔리라인은 B필러와 사이드미러 하단부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다.
측면은 휠의 변화가 눈에 띈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적용된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은 단조로운 형태로 지적받던 기존 520d 기본 휠의 단점을 개선한 요소다. 후면은 범퍼 하단 라인을 따라 크롬 장식이 추가돼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실내는 마감재 향상이 느껴진다. 시트와 스티어링휠을 비롯해 손과 몸에 닿는 촉감이 훌륭하다. 시각적으로도 고급 가죽과 광택 소재, 크롬 장식의 조화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현하기 충분하다. 몸을 감싸는 운전석 시트는 적당한 쿠션과 함께 안정적으로 몸을 잡아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을 줄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전자식 계기반이다. 다양한 정보를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어 최근 고급 세단에서 다수 채용하는 방식이다. 주행모드에 따라 색상과 표시 정보가 즉각 변화한다. 예를 들어 일반 주행모드는 아날로그 방식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연료효율을 중시하는 에코 프로 모드는 속도계에 시속 120㎞까지만 표시되고, 타코미터 자리는 회생제동 시스템 가동여부와 주행 중 에너지 사용 정도가 표시된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드라이브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다이얼의 크기가 조금 커지고, 그 위에 손으로 글씨를 써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입력할 수 있다. 인식률도 좋고 단어 추천도 꽤나 합리적이다. 기존에 다이얼만을 이용한 입력 방식보다 분명 진일보했다. 다만 다이얼이 커졌다해도 글씨를 쓰기는 조금 좁다.
▲성능
직렬 4기통 2.0ℓ 터보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최고 184마력, 38.8㎏·m의 성능은 520d와 같다. 연료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6.0㎞로 경쟁차종 대비 높은 수준이다.
상황에 맞게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세 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각 모드별 반응은 확실히 다르다. 동시에 계기반 색상과 멀티미디어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가 바뀌면서 변화가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에코 모드는 계기반 색상이 파란색이며, 멀티미디어 화면에 연료효율 그래프를 표시하는 식이다.
에코 모드는 부드러운 출발 가속과 저회전영역을 적극 사용하는 게 인상적이다. 여기에 시속 120㎞ 미만 주행 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즉시 동력을 차단하고 탄성으로 주행해 연료효율을 높인다. 반면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면 전자식 계기반이 빨갛게 바뀌면서 반응도 즉각적으로 바뀐다. 520d의 장점이 효율뿐 아니라 역동성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는 순간 가속이 필요할 때나 오르막 주행에서 모자람 없는 힘을 전달한다. 고속영역에서도 풍부한 힘으로 차를 끌고 나간다.
몸놀림은 안정적이다. 전자식 4WD x드라이브는 주행 상황에 따라 각 바퀴에 적절한 토크를 자동으로 배분해준다. 구불구불한 교외 도로에서 평소보다 속도를 높여봐도 불안하지 않다. 통합 차체제어장치, 속도 감응형 액티브 스티어링과 적응형 드라이브 시스템 등 다양한 장치들이 운전자를 보조한다.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자 각종 전자장비들이 활성화되며 차체를 다잡는 게 느껴진다.
실내 정숙성은 기존 520d와 비슷한 수준이다. 4WD라고 해서 더 시끄럽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소음과 진동 차단은 확실하다. 외부 소음 차단도 마찬가지다. 물론 최근 디젤 세단의 완성도를 고려해보면 절대 우위를 가진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총평
최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네바퀴굴림 세단은 일상으로 자리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소음과 연료효율 문제로 세단에서 크게 선호하지 않았지만 기술 발달로 단점이 줄어들면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안정적인 몸놀림과 접지력 등의 장점도 주목받는다. 몇 년간 겨울철 폭설이 지속된 점도 4WD 세단의 선호도를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BMW도 주력 세단에 x드라이브 제품을 추가했다. 덕분에 출시 후 채 열흘 동안 520d x드라이브는 기존 520d와 함께 5시리즈의 인기를 이끌었던 528과 대등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5시리즈 인기를 이어갈 새로운 한 축이 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 셈이다. 가격은 모던 6,690만원, 럭셔리 7,360만원으로, 520d에서 각각 400만원이 추가된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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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이면 에쿠스 타겟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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