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폭등으로 서민은 주거의 의자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서민은 오랫동안 도시의 반 지하 전전하게 되었다
아들아
눈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
싸락눈과 함박눈이다.
먼저 싸락눈은 내리자마자 녹아버린다.
처음부터 제대로 눈송이를 맺지 못한 채 잘게 부스러진 쌀처럼 내린다.
결국 땅 위에 내려앉자 마자, 스스로 녹아버려서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다음 함박눈은 내리면서 땅 위에 차곡차곡 쌓인다.
눈의 결정이 서로 달라붙어 제대로 눈송이를 형성하여 내리는 눈이다.
기온이 과히 낮지 않은 따뜻한 땅 위에서도 소복소복 쌓여간다.
함박눈은 적당한 수분과 눈송이가 쌓여 있어서, 눈사람을 만들기에 좋다.
사람들은 함박눈을 돌덩이 하나를 가운데 놓고 단단히 뭉쳐서 함박눈 위 굴린다.
함박눈은 땅 위에 쌓인 눈과 잘 뭉쳐져, 눈덩이 두 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큰 걸 아래에, 작은 걸 위에 올려서 눈사람 만들 수 있다.
너도 어렸을 때 자주 만들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들아
돈도 눈처럼 종류가 두 가지 있다.
싸락눈 같은 돈과 함박눈 같은 돈이다.
싸락눈 같은 돈은 생기자마자 바로 녹아버린다.
우리는 흔히 그 돈을 비용이라고 한다.
비용의 돈은 생기자마자 바로 사라지는 돈이다.
매월 쓰는 의식주의 생활비로 쓰이는 돈이 바로 비용이다.
먹어서 사라지고, 입어서 헤지고, 자주 써서 없어진다.
서민은 의식주의 비용이 높은 사람들이다.
서민의 주머니엔 녹아버리는 돈으로 채워져 있다.
반면에 부자는 의식주의 비용이 구성비가 매우 낮다.
부자의 주머니엔 쌓이고, 스스로 불어나는 돈이 가득한 사람이다.
함박눈 같은 돈은 내리면서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이는 돈이다.
우리는 그 돈을 저축이라고 한다.
저축은 매월 월급이 남겨진 돈이 쌓이는 돈을 말한다.
우리가 안 먹고, 안 입고, 안 써서 모은 돈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민은 저축되는 돈으로 미래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
서민들은 이렇게 쌓인 저축의 돈으로 돈 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
저축의 돈은 적당한 결착으로 종자돈으로 쌓아 만들기에 좋다.
서민들은 저축한 돈 하나를 가운데 놓고 단단히 뭉쳐서 그 뭉치를 돈 위로 굴린다.
저축한 돈은 잘 뭉쳐져 종자돈 두 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서민들은 그 종자돈으로 바탕을 만들고, 전세를 올려서 안전자산인 집을 살 수 있다.
그렇게 서민들은 가난의 굴레 벗어날 수 있었다.
예전엔 그랬다.
아들아
아버지는 눈에 비유해서 돈의 쓰임을 정리한다.
싸락눈 같은 돈은 바로 녹아버리는 ‘비용의 돈’이다.
함박눈 같은 돈은 쌓이는 ‘저축의 돈’이다.
저축의 돈을 굴려서 종자돈으로 커지면, 그것으로 집을 사면 ‘안전자산의 돈’이다.
이런 돈의 쓰임에 원리 때문에, 서민은 비용의 돈을 줄이고, 저축의 돈을 늘려서, 마지막엔 안전자산의 돈을 확보하는 목표로 살아간다.
너는 ‘비용의 돈과 저축의 돈과 안전자산의 돈’이라는 돈의 세 가지 종류를 알고, 그 돈의 성격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아들아
지금부터 본론을 말한다.
눈과 돈을 비교한 것은 전세, 월세, 자가를 지금 얘기를 하기 위해서 비유를 들었던 거다.
지금부터 집중하자.
집도 눈과 비슷하게 종류가 나누어진다.
싸락눈 같은 집과 함박눈 같은 집이 있다.
먼저 싸락눈 같은 집은 사용하면서 돈이 녹아버린다.
우리는 그 집을 ‘월세’라고 한다.
월세는 매월 비용으로 사용해서, 돈이 녹아버리는 집이다.
월세는 오래 살면 살수록 돈이 더욱 없어진다.
서민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려면, 먼저 월세 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결국 월세는 땅 위에 내려앉자 마자 스스로 녹아버려서 돈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 집이다.
너는 월세의 집을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
다음은 함박눈 같은 집이다.
이 집은 사용하면 할수록 돈이 쌓이는 집이다.
우리는 그 집을 ‘전세’라고 한다.
전세는 매월 돈을 쌓아가는 저축의 집이다. .
전세는 그 자체의 돈도 그대로 있고, 월세처럼 매월 녹아버리는 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돈이 쌓이는 집이다.
서민은 녹아버리는 않고 쌓이는 돈 뭉치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안 먹고, 안 입고, 안 써서 조금씩 돈을 보태고, 쌓아서 우리는 종자돈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최소한 전세를 살면서, 전세에 종자돈을 보태서 자가의 집을 마련한다.
이것이 서민의 꿈이었다.
그 꿈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아들아
서민에겐 월세는 바로 돈이 녹아버리는 집이다.
서민에겐 전세는 바로 돈을 저축하는 집이다.
서민에겐 자가는 바로 안전자산의 꿈이다.
이렇게 서민은 최소한 전세에 살면서 돈을 모을 수 있을 때, 자기 집 마련의 기틀을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월세는 돈이 녹아버리는 집으로는 종자돈을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집값 폭등, 전세 값 폭등, 전세의 월세 전환이라는 기사를 읽을 때, 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엔 집값의 폭등으로 안전자산인 집 가질 수 없는 분노가 있다.
여기엔 전세 값 폭등으로 저축하는 집 가질 수 없는 분노가 있다.
결국엔 전세의 월세 전환은 돈이 녹아버리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분노에선 민란 직전에 이르렀다.
아들아
이런 경제의 추악한 원리를 이해하고 아래의 신문기사를 읽어야 한다.
서울 강남 200만~300만원 월세 확 늘었다. 라는 제목의 중앙 경제 이슈 세션의 기사다.
주요내용은 이렇다.
서울 아파트 임대 시장에서 전세가 구하기 어렵게 되자 월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직장인 월급 수준인 200만~300만원의 월세를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정부가 전세 난을 풀어낼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도 전, 월세 주택을 구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 월세 급등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긴 어렵다.
아들아
이 기사를 읽고, 기사의 속뜻을 알아야 한다.
가사에서 월세가 확 늘었다는 건 가계 비용 중 녹아버리는 돈이 늘었다는 의미다.
결국 서민은 오랫동안 도시의 반 지하를 전전하는 경제구조가 고착되었다는 의미다.
혹시 서울 강남의 일이라, 강 건너 불 구경해선 안 된다.
대부분 부동산 불길의 최초 발화 지점은 강남이었다.
모든 최초의 불길은 강남에서 시작해서, 강남에만 그치지 않고, 이 불길은 산불처럼, 서울시 전역으로, 그리고 수도권으로, 지방 대도시로 순식간에 번져간다.
아들아
이렇게 녹아버리는 돈이 늘어나면 서민은 힘들다.
서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최소한 전세에서 살아야 한다.
전세는 돈이 저축되는 집이기 때문이다.
경제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소수의 투기 세력을 잡아보겠다고 전세에 불을 질렀다.
불길이 서민의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있다.
집값을 잡고, 전세 값을 잡겠다는 이유는 서민이었다.
그러나 불길에서 재난사고 일어나는 건 서민이다.
정작 불을 지른 사람도, 불을 옮긴 사람도, 그 불길 옆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있다.
아들아
내가 글을 쓰다가, 스스로 분노해서 격해지고 있다.
오늘은 그만 쓰려고 한다.
마지막 한 마디만 남긴다.
100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한다.
경찰 숫자를 1000명으로 늘리듯이,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만든다고 하던데......
참으로 한심스럽다.
서민이 도둑이 되기 않게 경제 구조를 만들기에 힘쓰지 않고, 어찌 이리 어리석은 정책을 지속하는지 모르겠다.
아들아
겨울이 오고 있다.
춥지 않게 방한복 잘 챙겨 입어라.
사랑한다. 아들아.
[출처] 아들아 경제공부해야 한다 38 (전월세편) | 작성자 정스토리
대책으로 씨부려 대는 공공임대 공급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것도 결국엔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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