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된 거지만...그 놈의 이기야...라는 표현..
민심처에 대면병으로 배치받고 인사하러 갔더니
참모가 사람좋은 웃음으로 좋은 말씀하시면서 말 끝마다..이기야..
뭐 높은 사람이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더니
민심보좌관이 불러서 또 좋은 말씀하시면서 말 끝마다..이기야..
아...말똥가리까지는 높은가보다 했더니
심리전과장이 불러써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말 끝마다...이기야...
처부 근무하면서 지겹도록 그 어미를 들으면서
도대체 군바리들은 언제부터 저 표현을 쓸까 궁금했는데
포병연대 정훈장교로 부임받아 쩔쩔 매던 소위 하나가
어느 날 중위를 달고 사단 민심처에 경례도 없이 들어오더니
.....이기야..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그렇구나.
저 어미가 가진 기능은 '건방떨기'와 '허세'였구나 깨달았다.
제대하고 이십년 넘게 듣기 힘들었던 저 표현이
어느날 온라인에 등장하는 거 보면서 솔직히 많이 놀랐다.
권위주의를 끔찍히 싫어하는 친구들이 저런 표현을 쓴다는 게
단순하게 재미로만 느껴지진 않았다.
미러링 운운하는 페미 사이트의 친구들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툭툭 내뱉는 그 어미 때문에 나는 그 친구들이 변화를 가져올 수 없음을 알았다.
하물며 나라의 큰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서
저 어미를 발견한다는 건 사실....내게는 이미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언행이다.
가령, 너무도 시원한 홍준표가 내게 표를 못받은 치명적인 이유가
바로 그 어미 때문이다.
요즘 가장 핫한 야당의 한 후보가 매경과 인터뷰한 영상을 보면서
....라 이거야! 라고 툭 뱉는 장면을 발견했다.
공식적으로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그 어미 하나에서 그가 젖어있는
권위주의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어미 하나로 나는 그를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기표하지 않기로 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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