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건설 (1992)
─ 전 국토 넓이의 0.6퍼센트에 불과한 좁은 땅 서울. 서울의 폭발적인 교통인구와 차량 증가에 따른 도로여건의 한계 상황은 여러가지 지상교통난을 가중시켜 이젠 러시아워가 따로 없게 됐다.
─ 자동차 150여만대가 모여 교통혼잡을 빚어내는 교통체증 현상은 지상노면교통을 포화상태로 만들고 있다.
─ 이제 차, 차, 차 그리고 사람, 사람, 사람으로 만원이 된 서울이다. 우리나라 총 인구의 약 25퍼센트인 1,100만 상주 인구와 인천, 수원, 의정부 등의 수도권 인구가 함께 뒤엉켜진 2,500만 교통인구는 한층 서울의 지상교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
─ 이러한 서울의 지상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지하철이 1974년 8월에 1호선 84년, 5월에 2호선, 85년 10월에 3·4호선이 개통되어 현재 118킬로미터에 4개 노선, 103개 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하철의 교통부담률이 고작 21.2퍼센트. 즉 교통인구 2,500만명 중 5분의 1 정도만이 빠르고 안전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 이에 서울시에서는 지하철을 확충하는 것만이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판단, 서울시내 대부분의 지역을 3·40분대에 지하철 노선망으로 이어주는 편리한 시민 생활권을 만들고자 제2기 지하철 건설계획을 세우게 됐다.
─ 1·2·3·4호선의 총 연장 118킬로미터에 이어 2호선 신도림역에서 목동까지 3킬로미터, 3호선 양재역에서 수서역까지 8킬로미터, 4호선 상계역에서 신상계역까지 1킬로미터 그리고 사당역에서 남태령까지 3킬로미터, 총 15킬로미터를 기존 지하철에서 연장하고, 5호선은 김포의 방화에서 공항·여의도·세종로·왕십리·고덕동·거여동에 이르는 총 52킬로미터, 6호선은 역촌동·동교동·공덕동·이태원·동대문·안암동·신내동에 이르는 총 31킬로미터, 7호선은 도봉에서 상계·묵동·건대입구·강남터미널·이수·상도·광명시에 이르는 총 42킬로미터, 8호선은 암사동에서 잠실을 거쳐 성남에 이르는 20킬로미터 등 총 160킬로미터를 1단계로 98.5킬로미터, 2단계로 61.5킬로미터를 건설하는 공사다.
─ 또 철도청 주관으로 건설되는 수도권전철은 과천선 13킬로미터, 구파발·원당·일산을 잇는 일산선 20킬로미터, 왕십리 수서 분당을 잇는 왕십리·수서·분당을 잇는 분당선 32킬로미터 중 수서에서 분당까지 19킬로미터는 건설 중에 있다.
─ 제2기 지하철 건설의 대역사는 89년 12월 18일에 처음 기공됐다. 대통령 선거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지하철망의 확충 계획은 제2기 지하철 공사 160킬로미터 중 98.5킬로미터는 현재 공사 진행 중이고, 나머지 61.5킬로미터는 93년에 착공하기 위하여 현재 설계 중이다.
─ 또한 96년 착공 예정인 3기 지하철 120킬로미터까지 완공되면 지하철 교통의 수송 부담율은 75퍼센트에 이르러 서울의 교통난은 크게 해소될 것이다.
─ 제2기 공사 160킬로미터에는 총 6조5천8백여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사다.
─ 제2기 지하철 7개노선 160킬로미터 건설 계획 중 기존 2·3·4호선의 연장구간 15킬로미터는 89년 12월에 착공, 92년 5월에 2호선 3킬로미터를 먼저 개통했으며 나머지 3·4호선 연장구간 12킬로미터는 93년 상반기에 개통 예정이다.
─ 신설되는 5호선 52킬로미터와 7호선 42킬로미터 중 강북구간 상계에서 화양간 16킬로미터, 8호선 20킬로미터 중 잠실에서 성남간 15.5킬로미터 등 83.5킬로미터는 90년에 착공하여 94년 개통 예정이며, 6호선과 78호선 잔여구간 61.5킬로미터는 2단계로서 93년에 착공, 96년에 완공 계획이다.
─ 지하철 건설 공법에는 크게 개착식, 터널식, 고가공법 등이 있는데 개착식 공법은 지상에서 땅을 파내고 전동차가 지나다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축조한 후 흙을 □□□□ 공법으로서 정거장 공사 구간 또는 교통량이 비교적 적은 구간에서 시행된다.
─ 제2기 지하철 160킬로미터 공사 중 개착식 공법으로 시행되는 구간은 총 길이의 34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1·2·3·4호선 공사 때보다 복잡한 지상노면의 교통 장애를 줄이기 위해 개착식 공법의 시공을 되도록 줄여서 건설하고 있다.
─ 개착식 공법의 공정을 보면은 먼저 H빔을 양쪽에서 열지어 박고 강재버팀보를 양쪽으로 걸쳐 버티게 한 다음, 흙을 파내려가면서 벽면에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토류판을 끼우고 계속 땅을 굴착한다.
─ 굴착이 끝나면 콘크리트 구조물 축조를 위해 철근을 촘촘히 엮어 조립하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간다.
─ 구조물의 형태는 정거장의 모양, 선로의 형태에 따라 다르다. 궤도 시설은 모두가 레일과 침목 사이에 고무판을 설치하여 전동차가 소음과 진동없이 쾌적하게 달릴 수 있도록 건설하고 있다.
─ 고가공법은 공사비 절감을 위한 공법으로서 하천 위에 T자 교각을 세우고 상판을 설치한 후 그 위로 전동차가 다니도록 하는 것이다. 제2기 공사에는 4호선 상계 구간의 1킬로미터가 고가 구간이다.
─ 터널식 공법은 땅속 깊은 곳에서 굴을 파들어가며 아치형 구조물을 축조하는 공법으로서 지상교통장애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구밀집지역인 도심이나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서 많이 시공되고 있다. 이번 제2기 지하철 공사에서는 전 노선 중 56퍼센트 이상을 터널 공법으로 확대 시공함으로써, 장기간의 지하철 공사로 인한 지상의 교통, 분진, 소음 등 여러가지 시민들의 불편 요인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 또한 터널공법 중 화곡동 까치터널, 아현고가도로 횡단 구간, 광희동 구간 등 5호선 3개 구간에서는 특수장비로 지반을 굴착하는 티비엠(TBM) 공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공법은 폭약발파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사장 주위의 주택가 지반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터널보링머신(Tunnel Boring Machine), 즉 TBM공법은 암반의 질이 좋은 지역에서 가능하며 터널 단면을 원 모양으로 굴진(掘進)해 가는 것이다.
─ 그리고 나틈(NATM) 공법은 굴착과 함께 아치형 철강재를 설치한 후, 숏크리트(Shotcrete) 즉 시멘트몰탈(Cement Mortar)을 뿌려서 굴착면을 보강, 암반의 이완을 방지케 하고 다시 방수를 한다.
─ 5호선의 여의도 밤섬역에서 마포역 구간은 국내 최초로 한강 밑을 가로지르는 하저터널 공법으로 시공된다. 이에 지하철 건설 관계 기술자들은 수차례에 걸쳐 새로운 공법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안전시공을 기하도록 조치했다.
─ 이 하저터널은 본 공사에 앞서 모래땅에서의 터널 작업구 굴착을 위해 슬러리월(Slurry Wall) 즉 지중연속벽(地中連續壁) 공법으로 하이드로밀(Hydromill)이란 굴착장비를 이용하여 모래 땅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안정제 벤토나이트(Bentonite)를 주입하면서 연속적으로 지하에 시멘트 콘크리트벽을 설치하여 개착식 작업구를 만들었다.
─ 깊이 39미터의 작업구는 이곳 밤섬역의 지하정거장으로 활용할 계획 하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노선을 따라 건너편 마포 쪽에도 이러한 터널 작업구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 길이 1,288미터의 이 하저터널 공사는 한강 물밑으로 두개의 터널을 건설해 전동차가 왕복하게 하는 대규모 공사로서 한강변의 경관을 보존하고 접속구간 주택지에 여러가지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점이 장점이다.
─ 난공사 구간으로 알려진 5호선 42공구 광장동과 천호동 사이 750미터의 한강을 가로지르는 하저터널은 가물막이 공법을 채택, 한강변에서부터 디귿자(ㄷ)형 임시 제방을 쌓고 물을 뽑아낸 뒤 강바닥에 모래흙을 퍼내고 터널 구조물을 시공하는 공법이다.
─ 이 공법은 한강 수면에서 높이 1.8미터 내외의 가물막이 시설을 하여 한강 물의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단계별로 나누어 공사를 하고 있으며 여름철 우기를 피해서 시공하고 있다. 가물막이 공법은 강에 임시제방을 쌓고 시트파일(Sheet Pile) 즉 강널말뚝을 촘촘이 박아 가제방에 안전성을 높이고 물이 스며드는 것을 차단한 다음 그안에 있는 강 흙을 모두 실어내고 일반 개착식 공법과 같은 공법으로 콘크리트 지하구조물을 가설한다.
─ 이 구간이 여의도 하저터널과 다른 공법으로 시공되는 이유는 강밑의 암반이 하저터널을 시공하기 어려운 지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 제2기 지하철 차량이 기존 전동차와 크게 다른 점은 차량 상부의 집전장치를 개량하고 차량의 높이를 15센티(cm) 정도 낮게 설계함으로써 냉난방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은 물론, 지하 구조물의 높이도 50센티 축소함으로써 많은 공사비를 절감하게 설계됐다.
─ 또한 지하구간의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해 환기 시설을 철저히 갖추고 지체부자유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의 편의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 지하철 건설 공사는 대부분 교통혼잡구간이나 주택밀집지역에서 이루어지므로 안전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저한 안전 공사를 위해 감리기능을 강화하고 안전 위주의 공법을 선정, 시공하고 있으며 지하 매설물에 대한 조사와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정밀 계측장비에 의한 과학적 안전관리 및 시공 계획 상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 또한 안전관리업무를 전담하는 안전관리실과 시공감리단에서는 공구별 현장을 주기적으로 순회하며 안전관리 이행실태를 상시 확인, 점검하고 있다. 터널의 크기가 규격과 설계대로 정확하게 시공됐는가를 확인, 분석하고 숏크리트로 뿜어붙인 콘크리트 내부의 응력을 조사하여 터널 주위지반의 안정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완전한 방수처리 여부도 일일이 점검한다.
─ 공사가 주로 도로밑 20에서 40미터 지하의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기 때문에 항상 사고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교수, 시공사 기술자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 안전점검반을 운영하는 등 안전 시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특히 위험한 지하장애물인 대형 상수도관, 중요 통신케이블 그리고 도시가스관 등의 안전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으며, 소규모 제어발파시행 등 위험 감소대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 대규모 지하철 건설의 안전한 공사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루에 투입되는 2~3천여대의 중장비를 움직이는 만여명의 기술자와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 시민 모두의 마음이고 바램이어야 하겠다.
─ 장기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지하철 공사는 부득이 노면교통체증이나 분진, 소음 등의 시민불편이 수반되기 마련이지만 복공 작업을 단계별로 하고 작업장이나 자재 적치장은 가급적 길밖 공지를 활용하며, 차바퀴 세척 시설을 마련함으로써 시민 불편사항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 지하철 건설공사의 수준 향상을 위해 기술회보를 발간, 각종 신기술이나 관련 정보를 교환하면서 토목, 건축, 전기, 신호, 통신, 차량 등 각 전문분야의 최신 기술을 동원하여 훌륭한 시설을 먼 후대에까지 남겨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 92년 5월 22일 2호선 연장인 신도림과 양천구청역을 연결하는 3킬로미터 구간이 개통됐다. 제2기 지하철 건설 공사 중 최초의 개통 구간인 이 구간은 목동신시가지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고, 서울의 서부 지역의 개발을 촉진하는 효과도 갖게 됐다. 그리고 계속되는 지하철 건설과 함께 승차난 해소를 위해 증차되는 전동차의 차량기지 인입선 기능도 아울러 하게 된다.
─ 2천만이 넘는 수도권 교통인구의 지하철 수송부담률이 현재 21.2퍼센트에서 2기 지하철 160킬로미터가 완공되는 96년에는 50퍼센트, 3기 지하철 120킬로미터가 완공될 99년에는 교통인구 100명 중 75명이 지하철을 이용하게 된다.
─ 한번에 버스 30대 정도의 많은 승객을 빠르고 안전하게 수송하는 전천후 지하철 교통. 세계적 수준의 서울지하철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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