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2월7일 아침 7시 폴란드 바르샤바 자멘호파 거리의 유대인 위령탑. 초겨울 비가 눈물처럼 위령탑을 적셨다.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그 앞에 섰다.
잠시 고개를 숙인 브란트가 뒤로 물러섰다. 의례적 참배가 끝났다고 여긴 일부 기자들도 따라 몸을 뺐다.
그때 브란트가 위령탑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브란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브란트는 나치 독일의 잘못을 온몸으로 사죄한 것이다.
나치 강제수용소 생존자인 유제프 치란키에비치 폴란드 수상은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던 차 안에서 브란트를 끌어안고 통곡했다.
그는 말했다.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는 않겠다.(Forgivable, but Unforgettable)”
그 뒤 폴란드인은 바르샤바에 브란트 광장을 만들어, 무릎을 꿇은 브란트의 모습을 담은 기념비를 세웠다.
사죄와 용서와 화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캡쳐
독일, 영원한 반성 다짐처럼
역사는 쉼없는 성찰의 대상이지
한번의 립서비스로 끝날 일 아냐
소녀상 이전 수용도 ‘섣부른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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