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안녕하세요. 앞서 1,2편 글의 당사자인 초등학교 담임교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로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시고, 또 냉정한 조언도 주셔서 하나하나 다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는게 맞나 싶지만 혼자 삭히기 너무 힘들어서, 그리고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선생님이 있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1편의 발단이 되었던 '5.18 수업 민원' 당시의 녹취를 철저하게 음성 변조하여 첨부합니다. 지금 들어보면 참 말도 안 되는 억지에 해명하기 바빠 저도 횡설수설하고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어떤 상황에서 이 모든 일들을 겪기 시작했는지 여러분께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어 용기 내어 올립니다.
https://youtube.com/shorts/1BjECbwP5EY?si=IOrifyRNIQTYli5c
저는 교직경력 9년차입니다. 잘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한테는 참 많이 노력했다. 이 문장은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 학부모로부터 여러 민원을 받았지만 아이가 적어도 기본적인 생활습관은 키워서 중학교에 진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였고 여러 차례 학부모 및 학생 상담을 통해 생활 지도 방향과 목표를 논의하고 지도 계획서를 작성해 공유하는 등 동의하에 수업, 생활지도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위해 지도했던 저는 현재 아동학대 피의자입니다.
3주 정도의 병가를 쓰고 6월 15일 월요일 복귀하여 학급 아이들을 맞이하였습니다.
6월 15일 (월) - 복귀 첫날 그 아이가 수업이 시작하고 한참 뒤에 교실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왜 지각을 했니?" 그게 다입니다. 대답도 듣고 나서 "자리에 앉아서 수업 준비하자" 하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6월 16일 (화) - 국어 모둠활동 뉴스 영상 만들기 활동이었고, 그 모둠은 옆 빈 교실에서 영상을 촬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혼자 교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모둠 친구들한테 가서 같이 하자. 네가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뭔지 확인해 보자." 그리고 다른 친구들 다 낸 독서록을 이 아이만 안 냈길래, "○○이도 독서록 제출하자" 라고 했습니다.
6월 17일 (수) - 조퇴하는 날, 점심시간 저희 학교는 급식실이 없어서 교실에서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지도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해야 하니 전화기 좀 빌려주세요" 했습니다. 교사 책상 옆이 좁으니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비켜주면서 "전화 써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러더군요. "저 휴대폰 있어요." 솔직히 이 순간 저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화내지 않고 그냥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집에 가는 길에 00이 너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전화하면 되겠네. 그러면 조퇴하세요."
그리고 아동이 조퇴를 하고 12시 46분경 2편에 있는 전화를 받았고, 6월 18일 경찰로부터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아동학대 신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정보공개청구-청구대상x-담당수사관 안내 및 접수된 공문 내용)
- 왜 지각을 하였냐고 싸늘하게 말했다.
- 16일 선생님이 너 독서록 안내 이러면서 째려보고 그리고 4층 무슨 000실에서 수업하다가 너 자리에 앉아서 뭐 해 이렇게 말한 거 선생님이 애들한테 너 뭐 하면 되는지 물어봐.
왜 혼자 앉아 있어
- 급식 시간에 선생님 저 전화기 좀 빌려달라고 요청을 했고 선생님이 몇 초 후에 이 의자를 이제 뒤로 빼주면서 전화해라고 얘기 이렇게 해 주신 거 전화하라고 자리 비켜준 거 그렇게 하고 그 이후에 이제 그 애가 핸드폰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근데 왜 빌려달라고 했어? 이렇게 얘기한 거 그게 끝입니다.
여러분, 솔직히 여쭙고 싶습니다. "왜 지각했니" 가 아동학대인가요? "독서록 내자" 가 아동학대입니까? "모둠 친구들이랑 같이 하자" 가 아동학대인가요?
이게 아동학대라면, 대한민국의 어떤 담임도 교실에 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6월 30일 월요일 아동이 교무실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께 미안하다. 선생님의 마음을 들어줄 수 있다."라고요.,
이 말을 들으니 저는 더 혼란스럽습니다.
나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으면서 이제와 선생님의 마음을 들어줄 수 있다? 마치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해주는 듯한 인심을 쓰는 거 같은 문장..
그러면서 학부모는 여전히 담임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는 살아 있고, 저는 여전히 피의자이며, 담임에서 내려오라는 압박도 계속됩니다. 아이가 사과 비슷한 걸 했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교사이기 때문에, 이 아이를 품고, 아이의 성장을 위해 제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걸까요.
9년 동안 저는 늘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학부모가 무례해도, 아이가 상처 주는 말을 해도, "그래도 내가 교사니까" 하면서 삼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삼키면, 다음 담임 선생님이 똑같이 당할 것 같아서요. 이번에도 삼키면, 제 아동학대 무혐의를 증명해 줄 공식 기록이 하나도 안 남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교권보호위원회에 정식으로 신고서를 접수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걸 요즘 참 많이 후회합니다. 자책도 많이 합니다. "내가 그때 그 말을 안 했으면 됐을까", "복귀를 미뤘어야 했나", "지각을 물어본 게 정말 잘못이었을까" 말도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자꾸 저를 파고들게 됩니다.
그래도 이 글을 쓰는 건, 저처럼 삼키다 지쳐가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그리고 선생님들이 아이한테 "왜 지각했니" 라고 물어보는 것조차 겁내야 하는 나라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편, 2편에 응원 남겨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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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아이들 공부만 가르치는곳이 아닌데..힘내세요.. 교권국 진짜 마렵네..
대학수능때 518 관련문제 출제되는데 그건 어쩌려고 저럴까요.
정말 학부모라는 것에게 갑질당하시는 상황인데 글을 읽으면서도 짜증 나네요.
그 부모부터 살처분 해야 겠네~ 지들이 씨부리는 주댕이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숭고한 민주주의를 누리면서 부정을 해???
비상식 맘충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엄한 법령을 신속히 제정하고 시행 해야한다! 아주 무거운 벌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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