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하면 별로 좋은 기억이 없어 잊고 살다가 베스트에 올라온 신교대 수료식을 보고
옛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 때 부터 남자라면 군대는 당연히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20살 입대 영장이 나오자 마자
96년 5월중순에 의정부 306보충대를 거쳐 양평에 위치한 20사단 결전 교육대를 가서
나름 열심히 훈련받고 수료식이 다가 올때 계급장에 네모 모양으로 손바느질을 할때
부모님이 수료식날 뜯어 주시면 작대기 하나 이등병 계급장을 보시면 얼마나 뿌듯해
하실까 라는 설레임으로 수료식을 기다렸습니다.
96년 8월 초순 수료식 당일 이었습니다.
뜨거운 햇볕아래 한시간이 넘는 행사를 마치고 드디어 벤치에 앉아 계시던 가족 친지 친구
연인이 연병장에 쏟아져 나왔고 서로 부둥켜 앉고 울고 웃고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 었습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제 앞엔 부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군대가기 전 306보충대까지 부모님과 함께 따라온 여자친구는 한달만에
이별을 통보하고 다른 남자에게 갔죠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한 두달 차이를 두고 군대에 들어가 오지 못하고
오로지 부모님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당황 했습니다. 다들 부모와 여자친구와 손잡고 들판에 자리 펴고 가져온
각종 음식들을 먹고 즐거워 할때 저 포함 3-4명만 연병장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행사가 다 끝나고 교관이
"지금 연병장에 있는 인원은 식당으로 가서 밥먹고 내무반에서 대기한다" 라며
소리 쳤습니다.
창피하다 그런 감정이 아닌... 생전 처음 겪어보는 기분 이었습니다.
난 피엑스로 달려가 공중전화에 줄을 서며 내 차례가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오고 몇달만에 처음으로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버지 : 여보세요
나 : 아버지 어떻게 된거에요? 나 오늘 수료식인데 왜 안와요~
아버지 : 어~ 그랬어 몰랐다. 미안해...
부모님이 못오신 이유는...
5월 중순에 입대해서 20사단 결전 교육대 배치를 받고 훈련 받던 중
내무실에서 동료 훈련병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다가
집합이 걸려 밖으로 나가야 했었습니다.
일단 싸움을 멈추고 나가려고 쭈그려 앉아서 양말을 신던 순간 "퍽~"하는 소리가 나며
한순간 눈 앞이 안보였습니다.
나랑 싸우던 놈이 싸커킥으로 얼굴의 오른쪽을 걷어 찬 것입니다.
그놈은 축구선수 출신이라 충격이 상당 했습니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종교행사를 갔었는데 코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나서
곧바로 의무실에 가서 군의관을 만났는데..
군의관: 이거 골절이 의심 되는데요.. 사단 병원으로 빨리 이송해야 할거 같습니다.
저녁에 바로 청평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엑스레이 찍고 진단을 받은 결과
오른쪽 눈 안와 골절과 광대뼈가 함몰 되었다는 소견을 받고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체되면 조각난 뼈가 붙을 수 있어 가급적 빨리해야 한다고 해서
저녁에 응급 후송되어 청평에 있는 군 병원에 후송되었고 2주간 대기 하다가
전신마취 하고 수술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육대 중대장은 싸워서 다친게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다 다친거라고
병원에 그렇게 말하라고 하더군요.
만약 싸우다 다쳤다고 하면 저도 같이 처벌 받는다며...말해서
처벌이 두려웠던 나는 시키는대로 계단 내려가다 넘어졌다고 진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 지만 그땐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놈이었죠
병원생활을 한달 반 정도 한뒤 다시 교육대로 복귀에 아랫 기수들과 남은 기간 훈련을 마쳤고
그래서 8월 초순에 수료식을 했습니다.
그당시 어머니는 자궁암 판정을 받으셔서 예전 공릉에 위치한 원자력병원에서 항암치료
하시며 입원 치료를 받고 계셔서 아버지가 간병 하시며 본가와 병원을 번갈아 다니셔서
제가 수료식 한다고 편지를 보냈지만 받아 보시지 못한 상황 이었던 겁니다.
저는 전화를 끊고 피엑스 밖을 나와 사람들 속에 섞여 앉아서 생각하니 모든 상황을
다 이해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앉아 있었을까....
내 앞에 누가 다가왔습니다.
" 야 나랑 같이 밥 먹자 너 밥 안먹었지?"
앞을 쳐다보니 같은 내무반 동기였지만 친한 동기도 아니었고 말 몇 마디정도 밖에 나누지 못한
그냥 얼굴만 아는 친구였습니다.
"아냐~ 됐어 그냥 여기 있을래 말이라도 고마워" 하며 사양 했지만
그친구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가르키니 가족들로 보이는 부모님과 여동생으로 보이는 세사람이
오라고 손짓을 하는게 보였습니다.
내 손을 덥석 잡고 당기며~
빨리가자~~ 며 그쪽으로 데리고 가는데
미안하고 창피해서 망설였지만
환하게 웃으며 얼른 먹으라고 젓가락을 쥐어 주시던 어머님과 가족들...
불고기와 밥을 몇번 먹는데 갑자기 목이 메었습니다.
창피해서 울지도 못하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연신 내 뱉으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금 이글을 볼수 있을까? 이름도 모르는 친구야...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하고 베스트 글에 군대 수료식 이야기를 보니
갑자기 너 생각 나더라
대대손손 건강하고 모든일 잘되 행복하길 바란다^^




































보고싶다.군동기들 잘 지내고 있냐
전 대학때문에 1년 늦게가서 97년 2월 306보충대를 거쳐 30사단 훈련소로 갔었죠
어려울때 가끔씩 동기같은 분들이 나타나죠
기독교에선 천사라 하고
불교에선 인연이라 하겠죠
그냥 좋은 사람이 곁에 있었구나 정도로 생각하시고 절친으로 가까이 두시기바래요
결전부대 신병교육대가 그 옛날에는 삼청교육대 였지.아직도 생각나내 교육대 정문에 버스하차하고 내무반으로 기어들어갔던 기억이.
그래서 가족 온 장병은 하루 외박하고 다음날 오고
가족 없는 사람들은 교육대 내무반에서 하루 잔 기억이 납니다만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ㅎㅎ
107기보 96군번 여기도 있어요 ^^
아침 먹고 남은 빵을 쨈 발라먹었..
나보다 빠르시네
병원치료 때문에 한기수 밀려 자대가 7군단 107 통신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곳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 하던 풍경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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