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다른 지역 관리실과 헬스장 문제로 시끌시끌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네요. 저 정도는 되어야 사건반장에 나오는 걸까요..
아쉽게도(?) 저는 저런 자극적인 사건은 없네요..
#10.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그동안 구청의 답변을 기다리면서도 가만히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전화도 여러 번 했고, 관리실에도 몇 번씩 찾아갔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러 입주민들에게 말을 걸다 보니 확실히 성별에 따른 차이가 확연했다.
여성분들은 의외로 관리비, 주차 문제, 건물 관리 문제를 아주 세세하게 알고 있었다.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공감도 잘한다.
그런데 단체로 뭔가 해보자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가 앞장서주시면 좋겠는데…”
“저는 이런 거 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도 안와요.”
“항의했는데 안 받아들여지면 그 좌절감을 내 스스로 감당 못할 것 같아요.”
“저에게 보복하는건 아닐까요?”
한마디로, 공감은 하는데 싸우기는 무섭다는 것이다.
어떤 여성분은 내가 말을 거는 것 자체를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왠 미친 사람이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거는 거지?’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 남성분들은 조금 달랐다.
관리실에 대한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신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
“전 관리비 얼마인지도 안보고 내요”
“관리실에 가본적도 없어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더했다.
밤만 되면 친구 만나고, 놀고, 데이트하고,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쁘다.
관리비로 어디에 지출하고 있는지.
주차장이 왜 부족한지.
관리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그런 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기했다.
공감은 여성들이, 용감함은 남성들이.
이렇게 다른가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내가 설명하는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관리실의 문제부터 주차 문제, 소송비, 계약서 미공개, 잡수입까지 설명하다 보면 듣는 사람 표정이 점점 멍해졌다.
표정만 봐도
‘이게 이게… 먼소리여?’
하고 있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하나만 잡자’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부터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소송비용이었다
현재 우리 건물에서 진행 중인 렌터카 업체와의 소송.
처음에는 관리실에서 렌터카 업체에게 주차비로 천만 원을 요구했다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들어간 소송비용만 이미 2천만 원이 넘었다.
렌터카업체도 아마 소송비로 그정도 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누가 웃고 있는가?
변호사들만 웃고 있다.
렌터카 업체는 우리 건물에 당시 차량 14대를 주차하고 있었는데,
주차관리원들은 한 달이 넘도록 그것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입주민의 신고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관리실에서 출차하라고 통보했고 렌터카 업체는 차량을 빼겠다는 의사를 즉각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관리실이 차량을 내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리소장이 합의금 천만 원을 내기 전에는 차량을 출차시켜주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주차비와 관련한 소송까지 관리실에서 먼저 걸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렌터카 업체도 어느 정도 주차비를 정산하고 나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남의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 14대를 한꺼번에 세워놓는 게 잘한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재판에서는 렌터카 업체가 이겼다.
그리고 관리소장은 자기 고집이 워낙 강해서,
“지면 항소하고, 그래도 지면 3심까지 간다.”
는 입장이라고 한다.
도대체 이 재판은 누구를 위한 재판인가.
그런데 이 이야기를 입주민들에게 해보면 반응이 예상과 달랐다.
“렌터카가 우리 주차장을 그렇게 쓴것 자체가 문제 아니에요?”
대부분 렌터카 업체에 화를 냈다.
“걔들이 양아치들이지~ 남 건물에 왜 쳐들어와”
관리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천만원 받겠다고 그 차들을 못나가게 막고 재산피해입히고
소송까지 세개나 걸어서 입주민들 관리비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요 ㅠㅠ
역시 사람들에게 문제를 설명하려면 한참 멀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들고 나온 것이,
<지출내역과 계약서 공개 문제>
그동안 우리 건물에서는 공사나 용역계약에 관한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구청에 민원을 넣고 나서야 이번 달에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공지가 붙었다.
그런데 계약서 원본이 아니라 계약 상대방과 금액 등을 적은 안내문 형식이었다.
게다가 몇 건은 아예 빠져 있었다.
그래서 직접 관리실로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과거에 있었던 계약서 좀 보려고 왔는데요.”
경리직원이 물었다.
“어떤 건들이요?”
“엘리베이터 교체랑 주차장 에폭시 공사, 펌프 교체 같은 것들이요.”
그러자 갑자기 돌아오는 질문.
“올해 이사 오셨잖아요?”
“네.”
“그런데 과거 건들은 왜 보려고 하세요?”
……?
왜 보려고 하냐고?
숨기고있으니깐 보려고 하지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보여주세요.”
“그때 계셨으면 저희가 엘리베이터에 붙인 거 보셨을 텐데요.”
“그때도 계약서 공개 안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시스템에 전부 올려주시든지 지금 보여주세요.”
그러자 돌아오는 답.
“일단 서면으로 요청 작성해주세요~”
또 서면.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기억나는 공사 여섯 건 정도를 적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지금 바로는 못 보여주신다는 거죠?”
“제가 일단 접수하고 알려드릴게요.”
일단 돌아왔다.
그리고 곧바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하나 더 넣었다.
〈계약서 공개 의무 위반의 건〉
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도 걸었다.
“지난번에 통합정보마당에 올라와 있지 않은 계약서들 공개 요청드렸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아… 다 올려지길 바라시는 거죠?”
“네.”
“그게 법령에는 계약 체결 후 1개월 이내에 올리라고 되어 있기는 한데요.
1개월이 지난 건들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어서요.”
…….
잠시 침묵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네………?”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그래서 국민신문고에 적극행정 신청까지 하나 더 넣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글을 올리자마자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아, 신문고에 쓰신 글 봤는데요.”
“네.”
“제가 그거 담당자인데요. 제가 드린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요.”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제 말의 뜻은 엘리베이터 게시판에도 과거 계약서를
다 붙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법령에 명시된 내용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저희가 엘리베이터 게시판 이야기를 했나요?”
잠시 정적.
“아무튼 제 말뜻은 그거였습니다. 지난 계약들도 시스템에 다 공개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나는 전화 녹음을 다시 틀어보라고 따질까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그래도 이 건을 담당하는 사람은 이분 하나였다.
궁지에 몰아봤자 나에게 좋을 건 없었다.
“아, 네. 아무튼 과거 계약서들도 시스템에 다 공개해야 하는 게 맞다는 거죠?”
“네. 그렇게 행정지도하겠습니다.”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관리실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찾아갔다.
이번에는 계약서뿐만 아니라 잡수입에서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서도 물었다.
“잡수입에서 지출되는 것 중에 매달 공개되지 않는 비용도 있는 것 같은데요. 지출영수증도 좀 보여주세요.”
안경 쓴 경리직원이 대답했다.
“저희가 통합정보마당에 다 올리고 있거든요?”
“올라와 있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실제 영수증을 보고 싶습니다.”
“다 올렸어요.”
“그리고 공사 계약서 요청한 건은요? 그것도 보러 왔어요.”
“아, 그건 제가 문자로 답변드릴게요.”
“안 보여주시는 건가요?”
“저희가 시스템에 올린 건은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관리규약이 있거든요.”
“그런 규정과 별개로 입주민이 회계장부나 증빙자료를 요청하면 바로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지금 보여주기 싫어서 거부하시는 거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나는 그 순간에도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다.
그러자 경리직원이 황급히 말했다.
“아니요, 아니요. 대화가 아직 안끝난거죠. 문자로 답변드릴게요.”
…….
또 시작이다.
여우 아홉 마리를 잡아먹은 능구렁이가 또 빠져나가려고 한다.
나는 또 구청에 전화를 걸었다.
“계약서 공개하라고 관리실에 말씀하신 게 맞죠?”
“네. 그렇게 행정지도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관리실에 계약서를 보러 갔는데 거부당했습니다.”
그러자 구청 직원이 말했다.
“아마 민감한 정보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무슨 민감한 정보요?”
“저도 모르죠. 민감한 정보가 있지 않을까요?”
…….
이 구청직원은 더 심각하구나.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만 가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관리실에서 열람을 거부하면 과태료 대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글쎄요 과태료 항목에 이게 포함되는지는 알아보겠습니다.”
“네……?”
정말 답답했다.
구청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왜 저런 말도안되는 변명을 하면서 정보 열람 거부조차 바로잡지 못하는가.
“제가 무슨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서요”
또 똑같은 말을 한다.
“전에도 무슨 계약서인지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통합정보마당에 안올라와있는건 확인하셨죠?”
“아 그게.. 대충 보기는 했는데.. 다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5시 반.
관리사무소 퇴근시간에 맞춰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사진 한 장.
내용은 간단했다.
“모든 정보는 관리실 전산에서 자동으로 통합정보마당을 통하여 공개된 자료입니다.
전산 확인 불가 부분은 통합정보마당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래에는 관리규약 제91조를 적어놓았다.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공개된 자료는 열람·복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을 참고바랍니다.
…….??
…….??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개수작도 가지가지다.
실제로 여기건물 관리규약에 저렇게 적혀져있다.
서울시 준칙에는 없는 내용이다.
문제는,
통합정보마당에 제대로 올라온 자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올려놓지도 않은 계약서를,
“통합정보마당에 공개했으니 공개할 필요 없다.”
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었다.
게다가 계약서가 올라와 있지 않다고 하니,
“전산 확인 불가 부분은 통합정보마당에 문의하라.”
고 한다.
……전산에 안 올라간 건 관리실 책임 아닌가?
왜 내가 통합정보마당에 문의해야 하는가.
오히려 저렇게까지 기를 쓰고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의심이 더 커졌다.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걸까?
당장 내가 공개 요청한 공사 견적서와 세부내역만 봐도 이상한 부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매일 잡수입에서 지출되는 비용도 실제 영수증을 봐야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있다.
특히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매월 주차관리 인력비로 약 천만 원을 관리비에서 징수하고 있는데,
잡수입에서도 주차관리비 명목으로 매월 약 350만 원씩 지출되고 있었다.
그래서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런데 역시 보여주지 않는다.
매월 일정하게 350만 원이나 주차관리비로 나갈 일이 있을까?
계속 숨기려고만 하니 오히려 궁금증만 커진다.
공동주택관리법 102조에 과태료건들에
자료 열람·복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응한 경우,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공개한 경우에 대한 과태료 규정도 있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직접 관리실을 찾아가 구두와 서면으로 열람을 요청했다.
그리고 그 요청을 거부당했다.
이제 공은 관리실과 구청으로 넘어갔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
입주민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관리실이 정보 공개 의무가 있나?’
이것에 대해서도 모르는 입주민들이 태반이다.
안보여주니깐 비리가 밝혀진게 아직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분명하다.
왜 이렇게까지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공개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냥 보여주면 된다.
문제가 없다면,
“여기 있습니다.”
하고 계약서와 영수증 내역을 내밀면 끝이다.
그런데 계속 미루고,
다른 규정을 들이밀고,
문자로 답변하겠다고 하고,
통합정보마당에 문의하라고 하고,
민감한 정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 점점 더 수상해진다
‘진짜 보면 안되는 뭔가 있나?’
물론 이것만으로 아무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확인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 싸움도 결국 혼자 해야 한다.
입주민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나는 또 혼자 자료를 찾고,
전화하고,
민원을 넣고,
관리실을 찾아가고,
게시판에 글을 붙인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그냥 모른 척하면 편하다.
그냥 관리비 내고,
주차할 곳 없으면 지하철 타고 다니고
관리실 직원이 무례하게 굴어도 똥개가 짖는구나 하고,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살면 아무 문제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관리소장은 고집스럽게 정보 공개 거부를 하고 있고
나는 고집스럽게 공개 요청을 하고 있다.
마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하는 것처럼
렌터카 소송때도 관리소장이 렌터카랑 고래고래 고성을 지르며 싸우다가
자기 분에 못이겨 차 출차를 막고
소송을 걸었다 한다.
이번에도 그럴까?
관리소장, 이번에도 또 당신이 끝까지 맞다고 주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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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는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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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있는 아파트도 입주민 회장 선출 후 돌아가는게 개판이라..흥미진진하게 보고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보면 대처가 유연하고 침착하게 잘하신듯 보입니다
그동안의 사회경험상 그리 귀찮게 했는데 공개 안한다는건 문제소지가 많다는 반증입니다
응원밖에 드릴게 없어서 안타깝네요
그동안 글이 안올라와서 궁금하고 포기하셨나?싶었습니다
꼭 제대로 밝혀주세요
거제도에서 응원 드립니다
소유자중에 2차공고까지 입후보가 없어야
3차공고에 세입자가 입후보신청할수있어요
지금 하시는 옳고 해야할 일을 주변에서는 결코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노예근성이라 치부하고 있습니다
절대
절대로 내가 옳고 해야할 일을 하고 있고 대다수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니 내편이 되주겠지 라고 판단 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주변에 전혀 기대하시지 말고
지금껏 잘해오신 방향대로 해나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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