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그저 별뜻 없습니다.
전 조그마한 매장하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주전인가 3주전에 90대의 할머니를 모시고
20대의 여학생이 할머니 돋보기를 맞추러 오셨지요.
나드리택시라고 하나 그걸 타고 오셨는데
휠체어를 타고 계신데다 연세까지 있으셔서
우리 매장에서 시력검사가 안된다고 정중히 거절했지요.
그러자 그 여학생이 할머니 모시고 다시 나오기 힘들다고
어렵더라도 돋보기를 해주면 안되냐고 하더군요.
그냥 보내자니 너무조 찝찝합디다. 이성은 안된다인데..
감성은 어떻게든 해드리자 였어요.
조금 힘들긴하지만 돋보기해드리고..지원금결제라 10%할인해드리고
그리고 보내면서도 한마디 했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잘안보이실 수 있으니 그건 감안해야한다고...
며칠 뒤 연락이 왔어요.할머니가 잘안보인다고 하셔서
안과갔다왔다고... 아무말도 안하고 그저 안과처방 받아온데로
돋보기 다시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또 연락이 오네요. 할머니 또 안보인다고...
환불해달라고..
환불은 안된다고 했습니다.
몇 시간 뒤 다시 전화가 옵니다. 고모가 그 돋보기 쓰시기로 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그리고 지난 주 고모랑 같이 왔더군요. 돋보기 자기가 쓰려고 하니 어지러워서 안된다.
렌즈를 내 눈에 맞게 바꿔달라...
순간 울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저 이성이 시키는데로 할껄.
원래 하던데로 안되는 건 확실하게 얘기할껄.
남의 상황따윈 개나 줘버릴걸...
그때부터는 그 고모라는 사람과 여학생의 말이 귀에 안들어오더군요.
처음으로 매장에서 화를 냈던 것 같습니다.
그 고모와 여학생에게 현금을 주면서 환불해줄테니 다시는 오지말라고 소리쳤네요.
그리고 그 날 저녁 아내랑 술한잔 했네요.
그런데 오늘 등기가 하나왔습니다.
그안엔
루카복음서 19장8철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이 문구와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이 글귀에 72,000원이라는 금액을 넣어 보냈더군요.
등기를 들고 한참이나 그냥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꾸 되묻게 됩니다.
나는 나쁜사람인가? 내가 조금만 더 참았어야했나?
한시간 전부터 마음을 지긋이 짖누르는 이 기분에
너무 답답하여 이렇게 하면 조금 나을까 싶어 글로 남겨봅니다.
너무 일기 같은 글이라 읽으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호의를 곡해하면 답 없지욧 !!
잘못을 했다면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했어야지요.
고모가 쓰기로 했으니 걱정하지 마셔라?....
본인들은 잘못없는데 마치 베푸는듯 얘기하고 있네요. 참 어이가....
그사람들은 그사람들 멋대로, 또 본인들 맘 편하고자 행동하고 있는데
호의를 베풀었던 사장님께서 짖눌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웃으면서 때린다고 폭행이 아닌건 아니니까요.
사장님께선 그저 이 경험을 바탕삼아 다음에 이런손님을 받지 않으시면 될 뿐이니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부여하지 마시고 얼른 점심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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