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딸내미 자전거 태우고 놀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좁디좁은 인도에 승용차 두대가 비상등을 켜놓고 인도를 막고 있었어요.
멀리서부터 봤는데 빨리 뺄 차들이 아닌것 같아서
옆 도로로 내려가(역주행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라고 시킨후
너무 화가나서 혹시 두차의 차주나 동승자들 보라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죠.
신고해본적도 신고할줄도 잘 몰라서 단지 이러지 말라고 겁만 주려고 찍었던거에요.
두번째 사진을 찍는 순간 뒤에서 어떤 여자가
"지금 왜 찍으시는거에요?" 라고...
세상에서 젤 듣기 싫은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그런
적반하장 말투 억양 표정으로 저를 쓰레기 보듯 쳐다보며 따지듯 말하는데 갑자기 혈압이 올라 눈알이 튀어 나오는줄 알았습니다.
제가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인냥...
,,,,
어렵사리 내 집 장만을 하고 행복하게 살아보려 했는데
윗집에 어린 사내아이 둘이 살았고
약 5년간 참고 참고 참고 참았더니
우리는 그냥 사람으로 보이질 않았는지
해도해도 너무해서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윗집 벨을 눌렀습니다.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가 견딜수 없다 하소연했더니
윗집 애엄마의 첫마디는 "그런데요?" 였습니다.
애들이 매일같이 소리지르며 너무 뛰니까 심장이 벌렁거려서 견딜수 없다고 애들좀 타이르라고 했더니
자기네는 옆집에 신생아가 태어나서 밤새도록 울어도한마디 해본적 없다며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고
애기 우는 소리에 시끄럽다고 항의하는 사람이 세상에어디있겠냐고 적절치 못한 답변이라고 항변해봤지만 말이 통하질 않았습니다.
언쟁을 이어가다가 제 입에서 피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지금 여기에 피해자 가해자가 어딨어요?" 라고 쏘아대고
저는 아마도 사과?나 애들을 주의시키겠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그날 마지막으로 들었던 그 말
"그래서요? 지금 내려가시고 우리애들이 또 뛰면 어쩌실건데요?"
아직도 저말이 가슴에 박혀서 트라우마로 남아있고
분명히 칼로 찔러 죽여달라고 말한게 맞는거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참담했습니다.
그렇게 집을 급매로 던지고 도망치듯 이사를 해야했고
수년이 흘렀습니다.
비상등이 암행어사 마패인줄로만 알고
"지금 왜 찍으시는거에요?" 라고 제게 쏘아붙히는 순간
아무 연관도 없는
"그래서요? 지금 내려가시고 우리애들이 또 뛰면 어쩌실건데요?" 이 트라우마가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당신들이 인도에 차박아놔서 내딸이 도로로 역주행해서 통행하잖아!"
라고 눈을 부라리며 샤우팅을 날렸습니다.
더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딸이 무서워 할까봐 사고칠까봐 참고 참고 또참고 돌아서 집으로 갔습니다.
세상이 정말 미치고 미치고 미쳐 돌아가는것 같습니다.
너무 슬퍼요.
저도 쌈닭이긴 한대
동행 했을땐 참습니다
혼자있을땐 쌈닭입니다..
천박함과 얄팍함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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