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녁에 퇴근하는데 많이 취하신 어르신 한분이
길을 가는게 보였습니다.
신흥동 그동네가 골목이 엄청 높고 가파릅니다.
겨울에 눈썰매 타면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경사가 있는데
그분이 그 골목길을 올라 집을 가려다 발을 헛디뎌서 굴러 떨어졌습니다.
크게 다치신거 아닌가 하고 가봤는데 얼굴이 여기저기 다치셨더라구요
술을 얼마나 드셨는지 술냄새 진동하는데
괜찮으시냐고 물으면서 일어서는거 도와드렸는데
아무말없이, 정확히는 누가 도와줘서 일어선다는걸 인지하지 못한채로 다시 일어나서 집으로 향하시더군요.
한번더 넘어지시면 경찰을 부르려고 폰을 쥐고 그 뒷모습을 잠시 지켜봤습니다.
몇번 휘청이면서 땅바닥에 손을 짚으면서 어떻게든 집까지 가시더라구요
술을 그렇게 마시고 넘어져 얼굴이 그리되도 집까지 간다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