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 경찰에서 겪은 2차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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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8년차 안마의자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생존자의 엄마입니다.
저희는 부당해고를 다투는 노동위원회에 회사가 수습 통과 평가서를 은폐한 증거를 비롯한 수많은 입증 자료를 제출하면, 부당해고의 진실이 밝혀지고 회사의 잘못을 인정받아 사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담당 조사관은 부당해고를 가릴 핵심 자료인 수습 통과 평가자료조차 회사로부터 제출받지 않은 채 화해만을 종용했고, 한 차례의 심문회의로 사건을 서둘러 끝내려 했습니다. 회사의 허위주장에 노동위원회의 소극적인 처리까지 더해지면서 저희는 또다시 깊은 절망을 겪었습니다.
저희와 회사는 노동위원회에서 약 100쪽에 달하는 이유서와 답변서를 세 차례씩 주고받았으며, 이후 저희는 2023년 5월 약1,000쪽, 2026년 3월에는 1,500쪽이 넘는 자료를 회사에 직접 전달하며 진정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5년 동안 회사가 내놓은 유일한 대답은 “이미 여러 차례 노동위원회답변서를 통해 밝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답변서’는 제 딸을 온갖 허위주장으로 공격하고, 엄마인 저까지 문제 삼은 2차 가해 문서였습니다.
회사의 허위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증거는 방대하지만, 읽으시는 분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회사의 대표적인 허위주장과 노동위원회의처리 과정만 추려 말씀드리려 합니다.
회사가 부당해고 기각판정을 받기 위해 제 딸과 가족을 어떻게 공격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카페 매니저로 채용해 놓고 ‘서비스 매니저로 입사했다’며 능력 부족으로 몰아갔습니다
회사는 제 딸의 수년간 카페 경력과 다수의 바리스타 자격증, 3년간의 사무직 경력을 우대해 ‘카페 매니저’로 채용했고, 근무 내내 모두가 제 딸을 ‘카페 매니저’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제 딸을 서비스 매니저로 둔갑시켜 업무 능력이 부족한 직원으로 몰아 해고한 것도 모자라, 노동위원회에서는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제 딸이 처음부터 ‘서비스 매니저’로입사했다고 허위 주장했습니다.
더 큰 모순은 같은 답변서에서 회사가 ‘카페 매니저’와 ‘서비스 매니저’의 업무를 구분해 설명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회사는 마치 제 딸의 업무 능력이 현저히 부족해 수습 종료가 불가피했지만 오히려 회사가 아량을 베풀어 개선의 기회를 주기 위해 수습기간을 연장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여러 차례 교육까지 실시한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점장의 교육 부재를 대신해 동료들이 제 딸의 정규직 전환을 돕기 위해 업무를 알려주었고, 제딸은 필요한 업무를 배워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실제 업무 능력을 평가조차 하지않은 채, 제 딸을 업무 능력이 부족하고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 직원으로 몰아갔습니다.
2. 인사팀은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열 번이나 물어놓고, 제 딸이 원하는 바를 밝히지 않았다고 허위 주장했습니다
제 딸이 한 시간 가까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사팀은 애초에 피해 조사와 문제 해결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 방문할 수 없다던 인사팀은 정작 제 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끈질기게 물었습니다.
제 딸은 인사팀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묻기전부터 이미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며 4자 대면까지 요청했습니다.
제 딸의 말을 계속 자르며 “시시비비를 가린다고 매장이 평화로워지느냐”고 비아냥대고, 마치 제 딸에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인사팀 앞에서도 제 딸은 꿋꿋이 피해를 소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점장에게도 잘못이 있다면 사과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인사팀은 통화 마지막에 제 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정리해 놓고도, 노동위원회에서는 제 딸이 원하는 바를 밝히지 않았다고 허위 주장했습니다.
회사는 즉각적인 조사, 피해자보호, 비밀 누설 금지, 불리한 처우 금지,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한 조치 등 법이 정한 의무를 모두 어긴 채 신고 당일 해고해 놓고도,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마치 피해자가 원하는 바를 밝히지 않아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었던 것처럼 회사의 책임을 제 딸에게 덮어씌웠습니다.
제 딸이 원한 것은 그저 괴롭힘 피해를 제대로 조사하고 동료들과 평화롭게 계속 일하는 것뿐이었습니다.
3. 이동발령은 피해자를 고립시켜 자진퇴사하게 만드는 이 회사의 관행이었습니다
제 딸을 ‘문제 직원’으로 만들어 해고한 뒤 노동위원회에서도 문제아로 몰아가 놓고, 어떻게 동시에 제 딸을 위해 인사이동을 시켜주려 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까.
회사 주장대로라면 제 딸은 어느 매장으로 가도 똑같은 ‘문제 직원’ 아닙니까?
더욱이 피해자가 원하지도 않는 ‘이동발령’은 보호조치가 아니었습니다.
피해를 호소한 직원을 타매장으로 보낸 뒤, 문제직원으로 낙인찍어 고립시키고 결국 자진퇴사하게 만들어 사건을 덮어버리는 이 회사의 악질적인 관행이었습니다.
가까이에는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피해자였습니다.
동료는 이전 매장에서 가해 점장을 노동청과 인권위원회에 신고했지만, 회사는 증거가 없다는 빌미로 비밀 유지 조건 아래 신입사원으로 재입사 처리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동할 매장에 피해자인 동료를 ‘문제 직원’이라는 허위소문을 미리 퍼뜨려 모두가 색안경을 쓰게 만들었고, 동료는 또다시 점장의 괴롭힘을 겪다 결국 자진퇴사했습니다.
점장은 제 딸을 교육하지 않은 잘못이 회사에 드러날 상황이 되자 표적을 동료에서 제 딸로 바꾸었고, 동료에게했던 방식 그대로 직원들과 제 딸 사이를 이간질해 편을 가르고 고립시키면서 계속해서 타매장으로 보내려 했습니다.
제 딸은 회사에 도움을 청하면 점장이 아니라 오히려 매니저들을 각각 타매장으로 찢어놓는다는 말을 들었기에, 동료들과 끝까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으로 온갖 괴롭힘에도 인사팀 신고를 망설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제 딸이 5월 30일 메모에 남긴 두려움은 이틀 뒤 현실이 되었습니다.
4. 회사는 은폐한 평가서를 뒤늦게 내놓고도 제 딸이 억지를 부린다고 몰아갔습니다
제 딸은 노동위원회 담당 조사관에게 회사가 평가서를 조작·은폐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으니 제출받아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조사관은 부당해고를 밝힐 핵심 증거였음에도 회사에 해당평가서의 제출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채, 심문회의에서 확인하면 된다며 화해만 권했습니다.
결국 극도로 지친 제 딸을 대신해 제가 증거자료 제출 촉구서를 내자, 회사는 52일 만에야 해당 평가서를 답변서 본문에 글자조차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작게 축소해 끼워 넣었습니다.
회사는 4월 30일자 평가서 은폐를 정당화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았다’, ‘시스템에서 누락됐다’, ‘뒤늦게 알았기 때문에 반영할 필요가 없었다’, ‘공식 자료가 아닌 초안이다’, ‘일부 기간만 반영됐다’, ‘서명과 배점에 문제가 있어 효력이 없다’는 등 온갖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점장은 정식 평가 절차에 맞춰 4월 30일자 업무평가서를 제출했으며, 이를 받아본 회사는 5월 초부터 제 딸의 구매상담 수행 여부를 계속 확인했습니다. 그러다 5월 11일 밤, 회사는 제 딸을 해고하기 위해 직원들이 보지 못하도록공용 노트북에 있던 평가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평가서는 사라졌고, 회사는 노동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진행된 4월 평가를 통째로 빼버린 채, 평가도 없이 급히 다시 만든 5월 12일자 평가서가 마치 최초의 정식 평가였던 것처럼 왜곡했습니다.
회사 논리대로라면 서명이나 배점에 문제가 있는 5월 12일자와 5월 31일자 평가서 역시 모두 효력이 없어야 함에도, 회사는 수습 통과 점수가 나온 평가서에만 온갖 흠을 붙이고, 해고에 유리한 평가서의 똑같은 문제는 모른 척했습니다.
더구나 정말 시스템에서 누락됐고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은 자료였다면, 회사가 해당 평가서를 제출하면서 수신 시각까지 밝힌 사실부터 설명되지 않습니다. 회사는 자신들의 주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도, 오히려 제 딸이 ‘회사가 평가서를 은폐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허위주장했습니다.
5. 저희는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짧은 기간 안에 한 차례의 심문회의로 사건을 판단합니다. 그런데도 제 딸은 부당해고를 입증할 평가서를 받기 위해 52일 동안 거듭 호소해야 했고, 조사관은 적극적으로 증거를 확보하기보다 심문회의에서 확인하라는 말과 화해 권유만 되풀이했습니다.
제 딸은 평가서 제출과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면 화해할 수 있다는 뜻까지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앞에서는 화해를 말하고 뒤에서는 부당해고 기각판정을 받기 위해 끝까지 제 딸과 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온갖 허위 주장으로 난도질했습니다. 심문회의가 연기된 이유와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책임마저 제 딸에게 떠넘겼습니다.
당시 맞물려 있던 노동청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역시 근로감독관의 말처럼 “나랑 싸우는 사람이 나의 피해 사실을 조사하게 되어 있는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앞서 공개한 자료가 일부에 불과할 만큼 수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경찰, 노동위원회, 노동청 절차를 거치며 보호받지 못 하는 현실 앞에서 뼈저린 허무와 절망을 느꼈고, 국가기관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마저 잃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많은 이곳에서 회사가 제도의 허점과 법의 한계 뒤에 숨어 침묵하고 책임을 피한다면, 같은 피해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회사와 다투는 과정에서 더욱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깊은 의논 끝에 이 사건을 단 한 번의 심문회의로 끝내기보다 이 회사의 추악한 민낯과 제도의 한계를 공론화하여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재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했습니다.
세상에 알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저희는 그 선택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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