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이 진동합니다. 뜨는 이름은 "어머니"
아.. 뭘 보내신다는건가보다 하고 받습니다.
받자마자
"야 야. 쌀하고 뭐하고 부치께."
"예.. 택배기사 오면 전화해주소."
팔순이나 되신 분이 부지런도 하십니다.. ㅎㅎ
십여 년쯤 전에 허리 디스크수술하신 분께서 혹시 무거운 물건 들지 않으셨나 하고
"쌀포대 들지 않으셨지예?"
"포대에 담기만 했지! ^^"
"무거운거 들면 안되는거 아시지예~~? ^^"
"옹야옹야. 장~(항상) 기사가 묶어서 들고 간다."
"예.. 오면 전화해주이소.."
택배기사님.. 성은 모르고 이름은 만식(이름을 알려주지 않아서 카톡에 있는 이름 만시기..)이신 분..
(승낙을 받지 않고 올려서 죄송합니다)
시골의 특성이긴 하지만, 시골 동네 어르신들이 힘들까봐 보낼 물건 준비만 해놓으라고 하곤 와서 포장까지 직접 하시지요.. ㅎㅎ
간단한 심부름도 해주신다고 동네 어른께서 귀띔해 주십니다..
다음날 어머니 전화.. 기사님을 바꿔주십니다..
"주소가 ... 맞지예? 착불이지예?"
"예. 맞습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
"ㅎㅎ 뭘요.. ^^"
(슬쩍)
"어때요?"
"오늘은 좋아비시네예~ ^^"
"네.. 고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어머니 컨디션도 확인해주시고요..
다음날 카톡으로 "누구님께서 ... 배송 예정입니다." 메시지 도착.
기사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주공 ???동 ???홉니다. 몇시쯤 도착 예정인지 알려주시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30분쯤 후 5시쯤 도착한다고 답이 옵니다.
4시반 쯤 아파트에 도착해서 기다리다 택배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내려갑니다.
내려가서 보니까 기사가 다른 사람이라 다른 분이 오셨네요 하니 전에 담당하던 기사가 허리를 다쳐서 몇 달간 못하고 있답니다. 저런..
쌀포대 2개, 스티로폼 박스 하나..
쌀포대 하나 어깨에 둘러메고 먼저 올라 가고 택배기사가 쌀포대와 박스를 들고 따라 올라옵니다(5층 주공아파트라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ㅠㅠ).
현관문 옆 사물함 위에 미리 챙겨놨던 냉커피(8온스컵, 테이크아웃용)와 매실음료 PET병 작은 것을 챙겨서 드리고 택배비 잔돈 맞춰서 드린 후 수고하셨고 얼른 가시라고 하니 쭈뼛거리면서 안에 들여놔드려야 하는데... 합니다.
내가 할테니 바쁘실텐데 얼른 가시라니까 미안해하는 얼굴로 인사하고 가십니다..
재작년에 한 번은 도저히 시간을 못맞춰서 문앞에 두고 가시게 했고, 택배비 등을 계좌로 바로 입금해드렸습니다..
택배기사.. 물론 돈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그분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가벼운 인사 정도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 것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뱀다리) 교사블에 맞지 않겠지만, 다른 게시판에 올리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추가) 좀 전에 정만식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기는 그 정도는 아닌데 라며 민망해하셔서 어머니와 동네 어른들께 들은 얘기를 올렸다고 말씀드리고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아직 얼굴 한 번 뵙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따님과 가족들이 항상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모처럼 교사블에 훈훈한 글이네요
추천!
모처럼 교사블에 훈훈한 글이네요
추천!
남한테 못된짓 못하는...천사로 임명합니다^^
해도 추천은 1개뿐 ㅠ.ㅠ
이런글보니 고마 세상 훈훈하네~
보내지 마시라고 하기엔, 자녀들에게 농사지은 쌀이나 반찬거리 등을 보내주는 것이 하나의 낙이신 분이라..
한 가지 안타까운건
초기에 택배라는 개념의 물류배달 서비스가 생겼을때는 화물의 개념과 분리가 엄격했습니다.
(북미의 경우 택배와 화물이 엄격하죠)
현재는 모든 물류중에서 사람이 들 수 있을만한 것은 택배가 다 합니다.
이거 제대로 다시 분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택배의 규격도 재정비해야하고
화물의 규격도 재정비하고 분류해서
전용 소화물 배송차량이 있는게 맞습니다.
1톤짜리 리프트 차량으로 소화물을 중량ㆍ크기로 분류해서 전문배송해야 일반택배시장도 인력도 안정된다고 봅니다.
(화물전문 배송 카트도 개발되야죠. 사람이 몇십키로 들고 계단오르면 몸 상합니다ㅡㅡ)
택배기사분들이 화물들고 다니는거 보면 참 힘들게 보입니다.
기업에 예속되어 피해받는 물류종사자들을 위해서라는 허울좋은 핑계로 3자물류 배송 종사자를 모두 개인사업자화했지여...
하지만 배송에 대한 주문과 연계등은 본사를 통하기에 기업의 지배력은 여전하면서 부대비용과 발생하는 책임은 대리점주나 택배기사에게 부담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도데체 무슨비용이 그렇게 들어가는지 모르겠는데...(시스템 구축해 놓으면...유지보수 극소수, 운영 극소수, 영업 극소수)
전체 택배비에 20~25% 가량만 기사에게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그것도 이게 순익은 아닙니다. 매출이지....비용을 제외하면 형편무인지경이죠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대기업에 유리한 구조라는 겁니다. 절대로 개인사업자가 손해보는 구조구요...
저같은경우 택배기사님이 오셨는데 제가 양손에 뭘들고 현관문앞에서 도어락 만지고 잇어서 신발장에 놔달라니까 나가면서 씨ㅂ새ㄲ 싸가지 ㅈㄴ없네 라고 욕먹었네요 문전수령이랫나 뭐랫나 하면서
작은거나 큰거나 비싼거나 싼거나 동일한 요금이라는게 사실 말이 안되죠. 영화관도 마찬가지죠. 선호하는 좌석과 비선호 좌석의 티켓값이 달라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 덕분에 두시간동안 잔소리 들어도...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구 몸이천근만근해서 집에 들어와도 달려나와 맞이해주는 마누라랑 딸래미덕분에 살아갑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좋은 일이 있을것 같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모님들 화이팅입니다....^^
저희껀 부탁드렸더니 갖다주시더라구요...
오늘도 전화오셔선 '오후엔 출근하시지요~? 앞에 놓고 갈게요~' 라고 해주셨는데 다시 전화오셔서는
'옆호실 철거 공사인지 때문에 사무실 앞이 많이 혼잡해서 사무실에 넣을게요 비밀번호 알려주세요~'
바로 사무실 도착해서 보니., 다른 택배사에서 온것까지 저희 사무실에 다 넣어주고 가셨네요..ㅠㅠ..
이런건 ㅊㅊ이라 배웠습니다~^^
다산 씹쌔들은 아파트 무너져 디져버려야 될 심성을 가진 색끼들입죠~
진짜 힘들어요... 아주머니들 짜여진 코스를 무시하고 먼저 가져다달라 전화 닥달하십니다..
개중에 정말 물 한잔이라도 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단골 손님중 주공 5층에 살던분이 계신데 가실때 마다
먹을것을 챙겨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물한잔, 커피 한잔, 음료수 한병이 그분들에게는 일하는 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집 보다 신경도 더 씁니다 사실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만두고도 3개월동안이나 단골
손님들 전화가 옵니다^^;; 아쉽다면서 손님들이 더 아쉬워하시더라고요 ㅎㅎㅎ 제 나이 22살에 일어난 일
입니다.. 택배 정말 힘듭니다... 차 버리고 도망가시는 기사님들도 있습니다.
집에 물건 가져다 주시는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모든 대한민국 택배 기사님들 화이팅입니다.. 비오는 주말에는 온몸이 더 쑤실텐데 몸관리 잘들하시고
힘내세요
배웠는데 제나이
앞으로도~~..
만식기사님...
건강하시고~~
가족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꽃길만 걸으시길~~~파이팅!!
이단어가 그냥 해놓은얘기가 아닐꺼라는 씁쓸한 생각도 드네요..만식이 형님 항상
꽃길만 걸으시고 안전운전 하십쇼!!
살맛나는 세상~~~
만식히 형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다 뒤져야한다
내부모 내남편 내오빠 내딸이라고
생각하면 그리하면되나?
물론그리생각안하겠지
아랫사람 밑에인간 아랫것으로생각하겠지
정신차려라 니들도 누구한텐 아랫것일뿐이다
사람이 먼저다
따듯한 글 너무잘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시골에 택배 정말 일하는데 재밌습니다.
비록 우리 어무이 아부지 아닐지라도
접수하러 갈때마다
전라도 표현으로
아야 왔냐!
네 아부지 오늘은 어디로 보내시오.
작은놈 큰놈 큰딸 작은딸!!!등등
접수하면서
아부지 딸은 그만보내고 아들한테 많이줘야지요
그러고 말씀드리면
아들 필요읍어야 딸이 좋제.
아들은 돈많이 벙께 딸내미 줘야제
딸은 시집갓응께 아들많이 줘야된디~~~이러고 말씀드리면
며느리가 잘한다 손주들 묵으라고 보낸다.
이런저런 농담도 하시면서
저도 한마디씩 농담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정말 택배일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네 어무이 아부지 바리바리 짐싸서 보내실때 저도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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