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엔디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에 2개 필지(산52-19, 산52-23) 합계 10만9224㎡에 달하는 임야를 갖고 있다. 김 여사 가족 소유 필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가 과거에 매입했던 땅이다. 송능리 52-23 임야 중 일부 모습이다.
▲ 남양주왕숙 신도시 사업 안내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GTX-B를 중심으로 수도권 동북부의 거점이 되는 경제중심도시로 조성된다"면서 경춘선, 경의중앙선, 도시철도 등과의 연계가 가능해 광역교통요건이 우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 지난 3월 14일 국토교통부 고시(2024-136호)에 첨부된 지형도면에 김건희 여사 가족 소유지 중 하나인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산52-23을 표시(적색 테두리선)한 것이다.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고시도의 1·2 표기가 진건1 기업이전단지 지역, 3·4·5 표기가 진건2 기업이전단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산52-23 임야는 카카오맵 기준 진건1단지와 약 3∼4km 거리, 2단지와는 약 2∼3km 거리에 있다. 김건희 가족의 또다른 소유 임야 산52-19 경우는 국토교통부 지형도면에 나타나지 않는데 산52-23과의 거리는 약1km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의 평가는 박했다. "아직 쓸모가 없는 땅"이라는 의미였다. 김건희 여사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송능리 땅들의 재산 가치를 물어보자 돌아온 답이었다. 그는 "수도권 그린벨트는 점점 강화되는 추세라서 임야는 손을 대기 어렵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값어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김 여사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엔디가 소유주인 송능리 산52-19(44,970㎡)와 산52-23(6만4254㎡)은 모두 임야다. 그의 말대로 경기도는 현재 해당 지역을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거래가 불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게다가 광해군묘 등이 인접해 있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도 해당한다. 다만 A씨는 "근처에 공원이 들어설 수도 있고, 그럼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맹지의 사전적 뜻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이다. A씨 말대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땅이기도 하다. 이런 땅을,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이기도 한 이에스아이엔디는 왜 갖고 있을까. 그보다 앞서 이 땅을 갖고 있었던 사람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다.
최씨가 이 땅들을 매입한 것은 매우 오래전이다. 먼저 송능리 산52-23 토지 절반을 구입한 시점은 1998년 11월이다. 나머지 땅을 2004년 12월에 매입한 최씨는 같은 시기 송능리 산52-19도 취득했다. 약 6년 만에 일종의 '투자'를 확대한 셈이다. 이 땅들의 재산적 가치를 최씨가 어떻게 판단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판단에 뜻을 같이 한 사람들도 여러 명 확인된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 김 여사 가족 소유 부동산과 관계 등기부 328부를 발급해 등재된 인명을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 관리했다. 송능리 산52-23 인근 토지 등기부를 추가로 발급해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인명과 비교·확인한 결과, 과거 최씨와 함께 충청남도 당진시 등 땅을 매입한 사람들이 김 여사 가족회사 명의 토지 주변의 송능리 필지를 소유했거나 현재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1987년 2월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942-○○ 땅을 14명과 함께 나눠 샀는데 모두 외지인이었다. 그런데 그 중 4명이 최씨가 송능리 땅을 처음 취득한 1998년 11월을 전후해 인근 송능리 6개 필지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과거 최씨가 운영했던 미시령휴게소 사업 동업자가 있었는가 하면, 최씨와의 금전 거래가 통장 내역에 여러 차례 나타난 이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동해시 임야(4만1356㎡)를 최씨와 공동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확인됐다.
이들 4명은 최씨와 함께 전국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송능리 땅을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씨 소유지 인접 필지를 거래물로 내놓은 공인중개사 B씨는 "땅 소유주가 옛날에 그 땅이 개발된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이 날 거 같아 샀다고 하더라"면서 "공원묘지 등은 충분히 지을 수 있다. 그린벨트가 풀리면 괜찮을 땅"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자신이 갖고 있던 송능리 2필지를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엔디에 매도한 시점은 2018년 4월이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남양주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한다. 바로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이다.
"GTX-B를 중심으로 수도권 동북부의 거점이 되는 경제중심도시로 조성됩니다."(한국토지주택공사의 3기 신도시 사업 홈페이지)
'제2의 판교'로 불리는 남양주왕숙 신도시 사업은 경기도 남양주시는 물론 퇴계원읍 일부 지역까지 포괄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사업주체는 경기도와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리고 경기주택도시공사다.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일자리 공간과 공공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고, 주택 6만 8천호와 여의도공원 16.5배 규모의 공원·녹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면적은 3월 14일자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 937만 7485.7㎡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2021년 8월 국토교통부가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지정변경(1차) 및 지구계획 승인' 고시를 발표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는데 당시 사업면적은 866만 4278㎡로 현재와는 달랐다. 사업 위치 또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연평리·내곡리·내각리), 진건읍(신월리·진관리·사능리), 퇴계원읍 퇴계원리 일원으로, 김 여사 가족 소유지가 있는 송능리는 사업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송능리를 비롯한 용정리·배양리 등이 사업위치에 추가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였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9월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지정변경(2차) 및 지형도면 등'을 통해 기존 사업에 '남양주왕숙 진건 1·2 기업이전단지 편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신도시 사업으로 터전을 잃게 되는 지역 내 제조업체 등을 위한 기업이전단지 사업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와 같은 변경은 당초 사업 계획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이전단지 사업 주체인 경기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우리 쪽에서 기업이전단지 파트 쪽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나중에 들어간 것"이라며 "이미 LH가 진행하고 있던 사안이라 그 앞 상황이나 내막은 잘 모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문의해 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생활 기반 상실 등에 대한 지역 내 기업들의 민원이 지속돼 추진한 사업"이라면서 '그렇다면 당초 계획에 없다가 나중에 추가된 사업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신도시 사업 발표 후 4년 가까이 지난 후 기업이전단지 사업이 확정·발표된 이유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에 따라 이전 대책을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결정하는 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로 인해 남양주시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남양주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기업이전단지 사업을 새롭게 추가하는 내용의 2022년 9월 국토교통부 고시와 관련 "사업 면적은 늘었는데 총사업비 변경이 없어 이상하다"거나 "이해가 안 된다(2022년 11월 23일)"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 후에도 기업이전단지 설립으로 인한 용수 공급, 배수지 설립, 운송도로 확보 문제 등이 대두될 때마다 "기업이전단지가 나중에 추진됐다"는 문제 제기가 반복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왕숙지구 내에 우리 기업인들이 많잖아요. 진짜 많은데, 거기 기업 하시는 분들 처음부터 얘기했던 게 '우리 기업 할 이전단지를 만들어 달라' 했는데 이제야... 지금 왕숙지구 안에서는 (기업들에게) 이사를 통보하고 있어요. 얼른 나가라고." (2023년 11월 27일, 박경원 시의원)
남양주왕숙 신도시 기업이전단지 사업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국토교통부 고시(2024-136호)를 확인한 결과, 기업이전단지 해당 지역들에 대한 개발제한구역을 지난 3월 14일자로 해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제 면적은 72만2438㎡로 기업이전단지 사업 지역(72만3207㎡) 대부분에 해당한다.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진건1·2 기업이전단지 지구계획이 수립되면서 개발 제한구역 해제가 법적으로 고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가족 송능리 소유지와 인접한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풀린 것이다. 송능리 산52-23 기준, 진건1기업이전단지는 직선으로 3∼4km, 2단지와는 2∼3km 정도 거리다. 기업이전단지로 편입된 송능리 지역 필지는 130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지역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송능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C씨는 "땅값이 들썩거리는 상황"이라며 "예전 평당 30만원 하던 게 지금 50만원, 60만원 한다. 500만원 이하였던 길가 대지를 800만원 달라고도 한다"고 전했다.
총선 이후 전부 무효화하고 제자라로 돌려놔야 함
반드시 심판 받고 팔찌 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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