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는 대회 후 미니홈피에
짧은 글을 올렸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당..
나도 수고한 거 같아.하하하.'
"사실 이번엔 좀 힘들었거든요.
실수가 많아 좀 아쉽긴 해요.
그래도 새 작품을 끝까지 했다는 데
의미를 두려고 해요"
이번 러시아 전지훈련에서 새롭게 받은
줄과 후프 작품이 아직 몸에 익지 않아
몇차례 실수를 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새 작품이 2주 전에야 완성됐고
한국에 오기 전날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쳐서
저 스스로 너무 불안했어요.
그런 불안감이 경기 중에 나타나면서
실수로 이어졌는데, 후프 빼고 다른 종목은
만족스러워요. 빨리 후프를 보완해야죠.
연재의 가장 큰 장점은 수구를 다루는
기술과 표현력이다.
몸에 비해 길쭉길쭉한 팔다리도
표현력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스스로 생각하는 경쟁무기를 물어봤더니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못하는 것도 없다"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연기를 본
많은 국제심판과 FIG 관계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리아 페트로바(불가리아) FIG 기술위원은
"어린 나이지만 노련하고 기구 다루는 솜씨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왔다"고 놀라워 했다
일본인인 세키타 시호코
FIG 기술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무한한 가능성이 보인다.
외모는 어린 소녀같이 보이지만
경기할 땐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이번 대회에서 의외로 많이 들었던 말
"어린 나이인데도 카리스마가 있다"
키가 커져서 그런 느낌을 받으시나봐요.
3년 간 키가 10cm 넘게 컸거든요.
작년까지만 해도 체구가 왜소해서
선생님들이 걱정하셨거든요.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150cm가 겨우 되던 키가
올해 164cm 넘게 자라니까
저보다 선생님들이 더 기뻐하고 흡족해 하세요.
이제야 매트가 꽉 차보인다면서요.
연재가 리듬체조를 시작한 건 다섯살
집 근처에 있는 세종대 사회복지학과에서
문화강좌를 열었는데 엄마 눈에 들어왔다.
이제 다섯살 된 딸을 뭘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은 애초에 없었다.
"모든 딸 가진 부모 마음처럼 그냥
하나 있는 딸 예쁘게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리듬체조인 줄도 모르고
그저 무용하는 수업인가보다 해서 보냈죠."
그런데 연재의 재능이 금세 도드라졌다.
어린 나이인데도 근성 또한 보통이 아니었다.
인간의 가치가 순위에서 결정 되다니.....
하늘에서 혜성이나 떨어져서 다 뒤졌으면 좋겠다. 갈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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