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용 제작 전면중단 여론
중동 사태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공공 2부제, 민간 5부제’ 등 정부와 국민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치권은 선거현수막을 과도하게 활용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사용 후 곧 폐기되는 현수막 특성상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는 물론, 부족한 선거비용으로 현수막 사용이 여의치 않은 군소정당들을 중심으로 ‘현수막 사용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두 달가량 앞둔 7일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한 대로변에 정당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현수막 제작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현수막 제작을 금지 또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7일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수막 제작업체로부터 현수막 원자잿값이 상승 추세라는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현수막 제작이 점차 늘어날텐데 아직은 저렴하게 현수막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지만 원자잿값 인상이 계속된다면 향후 정당 현수막 제작 자체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란과 미국의 전쟁 등 ‘중동발 나프타 쇼크’로 현수막 가격도 치솟는다. 나프타는 비닐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기초 원료인데 선거 현수막에도 사용된다.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현수막 가격도 동반해서 껑충 뛴 것이다.
실제 인쇄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수막 유통업체들은 원단 제작업체들로부터 ‘현수막 가격 인상이 최대 30% 예상된다’는 공문을 받았다. 인쇄업계도 급격한 가격 인상에 신음한다. 해운대구에서 30년 넘게 인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 씨는 “단기간에 이렇게 가격 인상이 많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실제 원가 상승분만큼 현수막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고, 선거현수막 외 다른 용도로 제작하려던 손님의 발길은 확 줄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아예 선거 현수막을 사용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원순환연대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당 홍보 및 선거 현수막 사용 중단’ 국민청원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쁜 플라스틱’ 소비를 조장하는 선거현수막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자원순환연대가 인용한 국회 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현수막 쓰레기는 1557t에 달한다. 총 103만 장으로, 장당 1.5㎏이다. 선거 현수막 쓰레기는 2020년 총선 1739t, 2022년 대선 1110t, 2024년 총선 1235t 등에 이른다. 선거 현수막은 짧은 기간 사용되고 대부분 버려져 자원 낭비와 쓰레기 발생,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 오염 문제를 촉발해 나쁜 소비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폐현수막 4972t의 재활용률은 48.4%에 그쳤다.
자원순환연대는 “2022년 옥외광고물법 개정 등 현행법은 선거현수막 게시 개수를 해당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로 가능하게 한다”며 “모든 정당은 현수막 쓰레기를 증가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법적 특혜를 즉각 거부하고 디지털 플랫폼 방식의 선거 홍보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국민은 에너지를 절약하느라 고통을 분담하는데 정치권이 자원을 펑펑 낭비하는 것은 볼썽사납다”며 “정치권이 솔선수범해 현수막 사용을 금지 또는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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