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29일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개를 지정해 발표한 가운데 그동안 법인을 지정했던 쿠팡의 동일인을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에 변경이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은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의 국내 계열사 경영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시행령 가운데 총수 지정을 피할 수 있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예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김유석 부사장에 대해 "부사장급으로 쿠팡 내부에서 거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이라며 "연간 보수와 대우도 등기임원 급"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작년에만 43만 달러의 보수와 7만 4401주의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21년부터 4년간 쿠팡으로부터 140억 원 규모의 보수와 인센티브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강조했다. 공정위는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했다"며 "주요 사업에 관해서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실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범석 의장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동일인에 관한 공시 의무가 생기며, 동일인이나 친족의 회사가 있으면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매년 계열사 현황과 임원·주주 명부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고, 김의장과 친족이 지분 20%를 소유한 국외 계열사도 공시 의무 대상이다.
2021년 공정위가 쿠팡을 처음 공시집단으로 지정할 때부터 줄곧 동일인(총수)을 쿠팡 법인으로 판단한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장은 다수 의결권을 확보한 쿠팡 Inc를 통해 쿠팡을 지배하고 있지만 동일인으로서 규제받지 않은 탓이다.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연합뉴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모회사 쿠팡 Inc는 한국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쿠팡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당시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이 쿠팡 Inc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장에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규제하기에는 집행 가능성과 실효성 등에서 일부 문제 되는 측면이 있다"는 이유로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공정위는 동일인 지정의 요건과 기준을 더 명확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쿠팡의 동일인은 바뀌지 않았고 쿠팡이 예외에 해당한다는 구체적 판단이 추가됐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에 따른 쿠팡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공정위 요구 자료 중 일부를 순순히 내지 않는 등 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 의회 로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한다는 논란으로 빈축을 샀다.
앞서 쿠팡은 지난 23일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성명에 "동일인 지정 제도는 한국 대기업집단의 오너와 친족이 소수의 지분 출자를 통한 기형적인 기업 소유와 통제, 사익편취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쿠팡Inc의 지배구조는 이런 우려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사실상 공정위 지정을 앞두고 미리 반박 입장을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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