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있습니다.
16일11시29분 한국시간으로는 12시29분 이겠군요...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아빠없는 저를 아빠처럼 키워주시던 삼촌이 어제 암투병끝에 세상을 등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친구와 같고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 마음의준비는 하고있었지만 막상 비보를 듣고나니 허망함과 미안함에 눈물이 계속 흐릅니다.
이제 겨우 40대밖에 안된 삼촌인데...뭐가 그리 급해서 이리 일찍 가시는지...ㅠㅠ
어렷을때 저는 아주아주 내성적이고 집안에 남자없이 자라다보니 성격도 소심하고 여자아이 같이 자랐습니다 항상 눈치를 보며 살았고 항상 기가죽어있었죠 어깨도 꾸부정... 그때 삼촌이 서울로 상경해서 집세를 아낀다고 저희집에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저희집은 마침 초등학생누나와 저 단 둘이 살고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여의고 돈을 벌어 부천에 포도농장울 하시며 근근히 살아가셨기때문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서울 월계역에서 부천역까지 지하철을 타고가서 부천역에서 약수터버스(마을버스인데 왜 이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습니다)를 타고 엄마 농장으로 용돈받으러 다니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다녀오면 일주일동안 누나랑 저랑 밥사먹고 학교다니고 했으니까요...어느날 주말을 맞아 엄마한테 가야하는데 삼촌이 안방에서 담배를 피우며 티비를 보고계셨습니다 저와는 다르게 삼촌은 군대도 무서운데 나오시고 키도크고 덩치고 어마어마해서 항상 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무서워서 방구석에서 쭈뻣쭈뻣하다가 조심스레... 삼..삼...삼...촌... 저... 엄마한테 가야되는데 오...오..오백원만 빌려주시면안되요? 제가 어렵사리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엄마가 삼촌한테 주말마다 500원씩 주라고 했거든요 지하철 부천까지 300원 약수터버스200원 그때당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삼촌은 불화와 같이 화를 내기 시작하셨습니다 몽둥이로 맞겠구나 싶었는데 삼촌이 한말은 의외 있습니다.
남자새끼가 주면안되냐고 왜 묻고 자빠졌어? 삼촌 엄마한테 가게 500원만 주세요! 라고 당당히 말해야지! 그래가지고 남자가되겠어?
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머리속에 띵...했습니다 사실 제가 뭘 잘못한것도 아니고 제가 당당히 받을 돈이었는데 항상 저는 죄의식을 갖고 눈치를 보고있었습니다 ... 삼촌은 그런 제 모습이 걱정스러우셨던 모양입니다 그때이후로 저는 달라졌습니다 친구들과도 선생님과도 대인 관계에있어서 많은것이 변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삼촌의 그런 호통이없었더라면 지금처럼 활동적이고 자심감넘치는 사회생활은 영원히 못했을 수도있을거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후로 저는 삼촌이 존경의 1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커보였던 삼촌이 그렇게 존경하던 삼촌이... 암 4기진단받으시고 1년만에 정확히 어제 저녁에 돌아가셨습니다.... 임종때 저희 어머니가 상현이는 중국이라 일때문에 못왔다고 했는데 삼촌이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끄덕끄덕 하시고 돌아가셨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지금도 공항인데 눈물이 쏟아집니다 ㅠㅠ
삼촌.... 짧은생이지만 삼촌은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고 또 저에게는 정말 크나큰 영향을 주셨어요 사랑합니다 정말 고맙소 사랑합니다 다음생애도 꼭 삼촌 조카 할래요 사랑합니다
보내 형님들 누님들 동생님들 부탁입니다 우리삼촌 좋은 곳으로 걸수있게 기도해주세요 내일 17일이 발인 입니다 고맙습니다
혹시 천안 순천향대병원 근처이신분들 조의금 당연히 필요없는 오셔서 육개장 한그릇 하고 가십시오
삼촌 감사합니다
토닥토닥
천안에잇다가 개인적인 일때문에 수원에와잇어서...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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