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하고 비슷한 상황인것같아 작게나마 도움이 될까싶어 글을 남깁니다.
약 5년전쯤에는 나름 괜찮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원래 하던 장사가 시원찮아서 접고 주변지인 추천에 프랜차이즈 피씨방을 오픈했었습니다.
당시에 좀 많이 무리해서 오픈했습니다. 시장 조사도 나름 한다고 햇는데 분석이 잘못되었는지
경험이 없었기에 온갖 눈탱이는 다 맞았습니다.
지인추천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비같은건 없이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공사비에서 다 후려쳤더군요 ㅠ
초반 자금도 얼마 없이 대출만 왕창 땡겨서 시작했어요
자리만 잡으면 금방 갚을꺼라는 어리석은 기대로...
생각보다 피씨방은 사람들이 잘 오지않았고, 추가대출을 땡기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저는 2금융까지만 받았습니다. 그렇게 한 일년하니 빚이 빚을 막 낳더라구요 ㅎㅎ
집도 내놓고 가게도 내놓았습니다.
다행히 제가 잠도 안자고 뛰어다니며 홍보한 덕에 가게는 어느정도 살려놨는데
주변에 저보다 훨씬 더 큰 대형 피씨방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얼른 내놨는데
괜찮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그동안 생활비 카드론, 대출, 돌려막고 돌려막고 월세도 밀려있고 해서 빚이 왕창 늘어나있었는데
가게를 잘 판덕분에 어느정도 충당은 되더군요
그렇게 어느정도 충당이 되고 남은 빚이 1억 2천이었습니다.
집은 원룸 단칸방으로 옮겨갔고,
나름 애정있는 준대형세단 승용차는 05년식 구형 산타페로 바껴있었습니다.
고기가 너무 먹고싶은데 돈은 없으니 와이프와 식육점가서 뒷다리살 오천원어치 사서
집에서 구워먹는데 정말 눈물나고 한없이 자괴감들더군요
무튼 저도 온갖 나쁜생각 다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와이프가 있어서 실천은 안했구요
우연찮게 개인회생이란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열심히 살아보려는데 빚이 너무 많아 생활이 안되는 어려운 사람을 구제해주는 제도라더군요
그말을 듣고 근처 법원 법무사사무소, 개인회생 전문이라는곳 5~6군데 가봤습니다.
결과는 모두 거절 ㅎㅎㅎ 최근 빚이 너무 많아서 부결날것이라고 하더라구요
부결이 안나도 원금 80~100%를 갚아야하는데 그럼 월 몇백만원씩 낼수 있겠냐는 사무장말에
그냥 나왔습니다.
다시 절망....
그당시 첫째가 세살이었는데 뭘 아는지 저한테 와서 계속 안기더라구요
내목숨은 한개가 아니라 4개의 목숨이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힘을내고
찾아봤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에도 올려봤는데 광고성 글이 얼마나 달리던지..
그러다가 꽤나 까칠해보이는 답변을 보고
직접 문의했습니다.
광고같으니 직접적인 언급은 안할께요
그분 마인드가 ' 개인회생만 10년이상 했다, 내가 된다고하면 판사앞에서 무릎을 꿇어서라도 되게 해준다,
근데 내가 안된다고하면 전국 어디에서도 안될꺼다'하고 완전 뭐랄까 무대뽀?같더군요 ㅎㅎ
까칠한분 답게 상담신청서도 드럽게 까다로웠습니다.
다른곳은 3~4개 답변만 하면 되는데 이분은 완전 질문만 10개정도 되었습니다.
다른곳은 외투에 가디건만 벗는정도면 이분은 그냥 속옷까지 홀랑 벗어야되는정도?군요 ㅎㅎ
하늘이 무너져도 살 구멍은 있더군요
1억2천만 채무중, 3인 생계비 제외하고 월 40만원씩 60개월 변제 (약 2천만원) 1억 탕감으로 일단
제출해보고 안되면 월 70만원 변제까지도 감수해야한다 하더라구요
월 70만원이 어딥니까 무조건 해달라고했죠.
몇번의 보정권고끝에 결과는 인가판정...
정말 날아갈것같았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날 버리지는 않는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고,
지금은 중고차지만 세단 승용 타고, 와이프한테도 중형차한대 (역시 중고) 사줬습니다.
집도 얼마전에 적은 평수에 변두리지만 아파트로 이사갔구요.
빚쟁이 아빠님. 지금은 날 도와줄 사람도 없고 막막하시겠지만,
아이들, 아내분 보시면서 한걸음 더 나아가보세요.
아버지란 외롭고 힘든 길을 가야하는 사람이지만
분명히 그 길 중간중간에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셔요.
까짓꺼 눈물 한번 닦고 힘 내보시는 겁니다.
개인회생 한번 알아보세요.
주변에 알려지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아내분께만 말씀드리세요. 부부는 모든것을 공유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빚쟁이 아빠님께서 이정도로 힘들어하신다면 아내분도 조금은 눈치 채고 계실지도 몰라요.
두분에서 맥주라도 한캔하시면서 진지하게 대화나눠보세요.
제 와이프가 저보다 9살이 어려서 항상 어려운일은 저혼자 끙끙 앓았었는데
5년전쯤 힘들다고 모든것을 오픈하니 오히러 더 힘이 되어주더군요.
낮에는 회사, 저녁에는 식당 서빙....투잡까지 하면서 함께 일어섰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마지막으로 - 개인회생 알아보실때에는 신중하게 고르세요- 수임료만 먹고 튀는 놈들도 많다고 합니다.
화이팅이에요!
-또다른 못난 빚쟁이 아빠가 응원하겠습니다-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 그래도 가족들을 위해 이를 악물고 뛰셨을 듯.
이제 힘든 시기가 지났겠지만 긴장 늦추지 마시고, 건강도 아울러 챙기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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