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언을 기억합니다.
"현실세계의 영웅이 되어라"
대단한 일은 할수 없지만 도움이 된다면 도움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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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사님
일요일 아침. 조용한 섬 마을의 정적을 깨는 소리. 그것은 작은 교회의 종소리였다.
종소리를 내는 사람은 그 교회의 하나뿐인 목사님이었다. 목사님은 원래 육지에서 사역을 하던분이었지만 새로운 사명을 받고 섬으로 들어와 섬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계셨다.
같은 봉사를 하고 있지만 억지봉사를 하는 나로선 그 분을 볼 때마다 부끄러워졌다.
가끔 목사님이 진료실에 온적이 있었다. 그분은 목회가 없는날에도 정갈하게 옷을 입고 다니셨다. 나의 추측이지만 여사님은 없으시고 본인 혼자만 섬으로 들어오신것 같았다.
짧게 깎인 수염과 빗질로 수수하게 멋을 낸 목사님은 진료실을 들어오실때마다 매번 같은 표정으로 들어오셨다.
미소를 띤 얼굴이었다.
아픈사람의 모습이라곤 상상도 할수 없는 밝은 얼굴. 공손하게 내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며 존댓말로 본인의 아픈곳을 얘기했던 목사님.
목사님이 떠나시고 나면 항상 간호사와 나 사이에서 목사님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내가 예수님을 본적도 없고 예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예수를 대신하여 이땅에 누군가가 보내져 에수의 역할을 하게 했다면 꼭 그분일것 같았다. 그분이 다니시는 곳곳마다 그분의 인성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고 농번기나 어번기에는 자기일도 아니면서 직접 나서 도우는 모습에 섬사람들 모두가 좋아하곤 했다.
신도가 단한명 오지 않아도 새벽부터 종을 울리며 예배당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곤했다.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곳이 진료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게 교회를 와라 예배를 드려라 단 한번도 말씀하신적이 없었다.
묵묵히 혼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가슴이 먹먹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양적인 성장. 십일조. 육지의 기독교인의 신앙 척도가 되는 그런것이 그분에게는 의미가 없었던것 같다. 본인의 삶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수가 이땅에 온다면 어떻게 살았을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것 같았다.
내 2층 관사의 창문을 열면 딱 교회의 하나뿐인 창문이 보였고 그 창문이 열려있을때는 목사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누가 보지도 않을텐데 (사실 내가 보긴 했지만) 볼 때마다 혼자서 깊게 기도하는 모습은 분명 내 가슴에도 울림을 주었다.
사실 섬으로 부임하고 섬에서 봉사하는것에 대해 부당하다 생각하고 한때는 도망가고 싶었던적도 있었다.
그러나 같은 봉사를 하지만 웃으며 주위사람들에게 선을 전파하는 목사님의 모습에서 점차 많은 뉘우침을 얻었던것 같다.
어느날이었다.
목사님은 내가 섬을 나가기 아주 며칠전 갑작스럽게 쓰러지셨다.
아마도 섬에서 받은 출동중에 가장 충격이었을것이다. 응급처치를 하고 들것에 겨우 옮겨 몸을 누인 목사님은 본인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프셔서 난 눈물이었을까 아니면 다하지 못한 목표에 대한 아쉬움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해경정 안으로 탑승하여 40분동안 육지로 나갔다. 이기적이게도 그 사이에 여쭤보고 싶은것이 너무나 많았다.
'목사님이 제게 오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목사님은 왜 항상 행복하셨나요'
'목사님은 왜 일요일 새벽마다 보지도 않는 교회안에서 열심히 기도하셨나요'
'왜 섬사람들을 억지로 전도하지 않으셨지요?'
그러나 목사님은 대답할 기력 아니 의식이 없었다고 표현하는게 맞았던것 같다.
의식이 없는 목사님을 살리려 부단히 노력했다.
가지고 있는 약물을 쓰고 CPR을 반복했다.
그사이 그렇게 차디찬 바다를 뚫고 도착했지만
그러나 목사님의 인자한 웃음을 다시 볼 수 없었다.
그날은 내가 섬에서 처음 눈물이 난 날이었고 공교롭게 목사님의 마지막 눈물의 순간이기도 했다.
난 여전히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하나님 예수님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 목사님의 눈물을 기억한다.
내 멋대로 해석한 목사님의 마지막 눈물은 예수가 이땅에 와서 백성들을 어여삐 여기던 예수 마음의 결정체였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되면 추억도 떠올릴겸 순천오십시요
보잘것없지만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처가댁이면 참 좋았을텐데요
역시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군.
*균열 -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 틈이 남
마무리되면 추억도 떠올릴겸 순천오십시요
보잘것없지만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처가댁이면 참 좋았을텐데요
순천이 처가댁이기를 모두들 응원했는데요
순천이 갑자기 슬픈 이미지로 떠오르네요
그러나 순천은 언제나 밝고 따뜻한 도시잖아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의료봉사 무사히 마치시길 빕니다.
다들 고생이 넘 많으시네요, 화이팅!!!
속편을 기대해봅니다...
모두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문장이 ...
결론은 순천에 처가댁이 있으신 듯 ...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셨음 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세요!! 건강 잘 챙기셔요~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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