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복도형 아파트에 독립해서 살았어요.
어느 날 옆옆 집 아저씨가 자살 하셨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서
아저씨집에 방문한 지인분의 신고로 발견됐어요.
그 다음 날, 청소업체에서 와서 우당탕 물건들을 들어내고
뭔가 뜯어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고 그 날 저녁, 그 아저씨 집 앞을 지나가는데
대문 손잡이가 동그랗게 뚫려 있는거에요. 문도 찌그러져 있고....
아마도 대문을 소방관님이 오셔서 장비로 억지로 따서 그런것 같더군요.
그렇게 전 한 1년을 더 살았어요.
매번 그 집앞을 지나가면서 무섭기도 하고 그렇게 세상을 저버린 아저씨가 안타깝기도 한 그런 복잡한 감정들을 떨쳐 낼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3개월 정도 지났나? 이사한 집에서 택배주문을 했어요. 바보같이 제가 주소를 예전 그 아파트로 설정해둔 상태로 주문했더군요. 주소가 잘못됐다는 걸 인지한 순간, 이미 택배기사님께서 그 아파트 주민과 무언으로 약속한 장소에 제 택배물품을 놔둔 상태였어요.
그날 저녁 퇴근하자마자 그 아파트로 달려갔어요.
제가 살던 곳에 이미 다른 분이 살고 계시더군요.
그리고 다시 예전 그 아저씨 집 앞으로 지나가는데 그 곳에도 이미 다른 분이 살고 계시더군요. 뻥 뚫린 문고리에는 새 전자키가 박혀있고, 벨 누르는 곳 옆에는 강아지가 있으니 벨 누르지 말아달라는 문구도 붙여져 있었어요.
대문은 안 바꿨는지 가장자리가 여전히 찌그러져 있었어요.
그걸 보고 지나오면서 이 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모두 섞여 사는 세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 순간의 감정이 쉽게 안 떨쳐져서 멍하게 운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의 일이 제겐 참 컸었나 봐요.
그때의 냄새와 그때의 기분이 잘 잊혀지지 않네요.
돌고 하는거지요.
이제 2시 넘었네요.
꿀잠 주무세요.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일반 주택같은 경우에는 그래야 할 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그 당시 LH 아파트에 살았었거든요.
LH는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네요.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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