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11시 55분이네요.
이 글은 어쩌면 3월 27일 오늘이 아닌 다음 날 28일에 마치게 될 수도 있겠네요.
오늘은 제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정말 정말 가여운 우리 아버지,
오전 10시 10분에 숨을 거두셨습니다.
참 괴로운게 저는 아버지의 숨이 다 하고 있다는 소식 듣고 pcr확인 문자 받은 후 고속도로를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풀악셀로 달렸건만,
그리고 제 어머니에게 제발 나 기다려달라고 아버지에게 얘기해 달라고 하고 울부짖으며 떨리는 몸으로 악셀을 그렇게 힘껏 밟았건만,,,,
저는 아버지 심정지 온 지 15분 뒤에 아버지 병실에 도착했습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아버지에게 왜 날 기다려 주지 않았냐며 울부짖었습니다.
동생이 저를 일으켜줘서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아버지를 만져보니 아직 따뜻합니다. 손도. 얼굴도. 가슴팍도... 마지막에 많이 힘드셨는지 땀을 많이 흘리셨더군요.
아버지를 끌어안고 한참을 아버지에게 너무 고생많았다고. 너무 고마웠다고. 내가 너무 늦게와서 미안하다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아버지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원래는 심정지 오면 병원에서는 바로 정리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 동생이 제가 오고 있다고 기다려 달라해서 저는 그렇게라도 조용히 눈감고 계신 아버지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임종을 전 못 지켜 드려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희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삶의 의지가 강한 분이셨어요.
1년 전 서울 병원 교수님이 이제 가족분들과 즐겁게 보내시라고 돌려서 얘기하셨는데도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서울병원에 다녀온 날,
아버지께서 제 옆에서
"아...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하며 그렇게 좋아질 일만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지 병원에서 3개월 일수도 있고 6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저희 아버지는 그 날로부터 1년 하고도 4일을 더 살고 가셨네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릴때 제 동생과 저를 주말마다 어디론가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공원, 등산, 낚시, 캠핑, 드라이브, 밤에 약수터가서 물떠오기,
밤에 산골짜기에 차끌고 올라가서 쏟아지는 별 올려다보기........ 너무 많은 추억들을 남겨주고 가셨어요.
작년 여름휴가 때는 남편이 제 동생네가 해외에서 들어오고 우리 아기 태어나면 펜션 잡아서 다 함께 놀러가자고 말씀드리니 저희 아버지는 엄청 밝게 웃으시면서
"아. 사위야. 생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하이고 너무 좋다. 좋다. 정말 재밌겠다."
그리고 마지막 3개월동안 아버지께서는 매번 통화때마다
"우리 딸, 너무 걱정하지마. 아빠는 괜찮아. 그런데 아빠가 많이 힘들어. 너무 많이 울지 말고, 너무 슬퍼도 하지말고 건강해라~ 이쁜 생각만 해라~ 우리 딸 원하는 대로 되라."
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아빠도 참 되게 안죽네. 아빠 명도 참 끈질기다. 그체?"
하시기에
제가 그랬어요.
"아버지, 난 아버지랑 이렇게 매일 통화하는게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사람 생은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아버지가 하루라도 더 우리 곁에 있게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을거야. 아버지. 힘내줘. 난 아버지가 있어야 잘 살 수 있어." 라고요.
그랬더니. 그렇지 하며 힘내야지.라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짐하셨는데 그동안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딸내미, 아들 보고싶다고 노래 부르던 아버지가 딸이 오고있다는 얘기를 해도 숨을 쉬려고 노력을 하려하더니 아버지 의지대로 안되는게 보이더랍니다.
그래도 전 아버지에게 참 감사합니다.
우리 아기가 이제 100일 넘었는데 100일은 보내주셨어요. 이렇게라도 우리 아기를 기억에 남기고 가주시니 참 감사한 일이죠.
이게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었네요.
이제 저는 "너무 울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건강해라 이쁜 생각만 해라. 우리 딸 원하는대로 되라." 라고 아버지께서 제게 해 주신 덕담을 유산삼아 아버지가 없는 삶을 열심히 살아 낼겁니다.
아빠. 그동안 너무 고생많았어.
우릴 위해 희생해줘서 참 미안하고 고마웠어.
아빠 딸이 많이 사랑한데이.
좋은 곳 가서 고통없이 숨 편안하게 쉬고 토토 만나서 잼나게 지내고 있어.
나중에 나 만나면 "우리 딸 참 예쁘다." 라고 안아주세요.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아 글도 두서 없고 시간도 굉장히 길어졌네요.
정리 되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꽃게랑누나 기운내셔요
기운내시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장례 치르면서도 이게 꿈인지 생신지..
그래도 마지막에 따뜻한 온기를 느끼셨다니..
잘 보내드리시고 얼른 마음 추스리시길 바래요..
잘 추스리시고 잘 배웅해 드리고 오세요 ㅠ
아버님의 극락왕생을 기원드립니다.
저는 눈물만 나네요...
힘내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 시간들이 앞으로 가족들의 삶에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 합니다.
시간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아버님도 그 마음 충분히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게랑이형도 가족분들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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