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없었던건 아니고
나름(?) 꽤? 있었는데
자발적으로 모두 끊어냈다고 할까요
15년 새해 밝자마자 동생이 갑자기 백혈병
진단받고 온가족이(가족이라고해봐야
엄마,저,동생..아버지는 ..없는거나 마찬가지)
충격을넘어서 모든것이 올스톱되었고
4번의 항암과 골수이식
힘든고비 참 많이도 겪고
수도없는 입퇴원 반복,수술..
꾸역꾸역 20년도에 이식5년후 완치라는 소견서
받은게 엇그제같은데
이식8개월차쯤에 폐로 온 이식편대숙주반응이 서서히 발목을 잡더니
결국 폐이식을 하기위해 중환자실에서 폐와 심장에 에크모를 달고 공여자를기다려야하는
상황까지왔네요
장장 9년을.. 이녀석 살려보겠다고
앞뒤 가리지않고
언제든 응급실 튀어가려고
항상 짐싸놓고 잠 한숨 푹 자지못하고
술 한잔이라도하면 응급상황 대처못할까봐
술 끊고 그러다보니 힘내라고 술한잔 사준다고친구 지인 동료
연락와도 안돼..못가,미안해 반복
동생 안정되면 나중에..
수술끝나고나서 나중에.. 미루다
아예 차단하고 살았어요
하지만 조금도 싫지않았습니다
하나뿐인 내동생
제일 친한친구 내동생 살려야하니까
다른생각할 겨를도 없었고요
보시다시피요
가슴졸이고 애간장 녹이고
이식3년쯤 됐을까
갑자기 심박수 난리나고 호흡곤란이 반복돼서 결국 공황장애 부정맥 진단받고ㅋ
그래도 괜찮았어요
동생은 옆에서 24시간 산소호흡기하느라
외래빼고는 집밖에 한발짝도 못나가는데
뭐 심장빨리뛰면 인데놀먹으면되고
공황오면 아졸락먹으면 되니까.
산소호흡기없으면 숨도 못쉬는
동생에 비하면 약만 먹고 좀 쉬면 되는 이까짓게 뭐라고..
언젠가는 지 발로 걸어서 산책하러가자
하는 날이 오겠지
그 희망 하나로 9년을 버텼는데
내 자식같은 동생이
이제는 폐이식을 하지않으면
엄마와 제 곁을 떠난다네요
인공호흡기,에크모한지 3주가 되어갑니다
폐 엑스레이에는 폐가 온통 하얗구요
심장기능이 떨어져서 오늘 심장에까지 에크모를 했습니다
간부전 신부전..섬망까지와서
그 이쁜새끼가 엄마나 저도 못알아보네요.
어떻게든 살려야하는데..내새끼 못보내는데..
이 아까운 새끼를 어떡해야할까요
형편도 형편없어서
그동안 집도절도 차도 다 팔아먹고
지난 입원중에 청구될 병원비걱정되서
기초수급자신청했는데 다행히 1월5일에 수급자됐구요
그동안 꾸역꾸역 어떻게든 끌어다 치료해왔는데
오늘 한 심장에크모가 비보험이라 하루에
몇백만원이라나..그 이상이라나..
당장 하지않으면 죽는다는 소리에 뭐든 해달라고 하고는 비보험이란 말에 집에와서 엄마와
한동안 입을 못열다..얘기끝에 내린결론은
더 끌어올것도 없지만ㅋ 병원비땜에 파산한번 했었는데 파산다시 할수있나?모르겠는데
할수있다면
다시 파산하더라도 끌어와서 버티고
며칠이나 버틸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이상 버틸수 없으면
동생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홀가분하더라구요
그동안 처참하게 투병하는 모습보면서
저걸 보느니 차라니 내가 죽어 안보는게낫겠다 순간순간 생각해왔는데 저까지 그러면 엄마 넘어가실까봐
내색안해왔거든요
동생 떠나면 저나 엄마나 살 의미가 없다고..
서로 같은 생각을 했었더라구요
다시 여기에 이렇게 말하니까 더 마음이
내려앉네요
편해졌습니다.
이래서 익명이 좋은거구나 싶구요.
그동안 엄마한테 들킬까 동생한테 들킬까
고통스러워하는 동생옆에서 허둥대는 엄마
안심시키려고 중심잡는척 태연한척 연기하고
동생이 잘못될까 엄마잘못될까
속앓이에 자책에 ..그동안 버틴게 용하다 할정도로 정말정말 너무너무힘들었었는데
이제 진짜 벼랑끝에서니
오히려 맘이 편해집니다.
뭐 아쉽지만 슬프지만 가슴 찢어지지만
여기까진가보죠 내 팔짜가 동생이나 엄마도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은 가슴찢어지는 아픔들 겪지않으셨면하네요
건강들하세요.
말씀하신대로 비급여 약을 미친듯이 맞았고, 저희집도 집 팔고 내려앉았습니다. 환갑 바라보는 부모님들 모두 아직도 일 다니시고요..... 아무리 구청에 알아봐도 죽었다 깨나도 수급자는 안되는 형편이라 참.... 이것도..... 미치겠습니다..
저희는 다른 수급자 필요없고 의료수급자만 필요했는데... 가족 셋이 다 진단서 내놔도 승용차 부동산 이런것들 때문에 안되더라고요. 중고차에 오래된 아파트 그래도 안돼요.
전 진짜 너무 살고 싶어서 어떻게 하든지 살려고, 혹시 나 수혈 받을때 지정헌혈 하라고 할까봐 미리미리 여기저기 작업도 쳐놨고요...의사가 하라는대로 모든걸 다 했어요. 저 지금도 숙주가 있어요... 수치도 안좋고...
이런 제가 말씀드릴게요. 폐이식 불가능해요. 하고나면 이식편 대 숙주병 더 옵니다.. 에크모 달았으면 편하게 보내주세요. 저 조혈모세포 이식했는데도 그것만 해도 이렇게 이식편대숙주병이 힘든데, 게다가 숙주병으로 온게 폐질환이면
안타깝지만 이번 생애에선 고통을 줄여주시고, 다음엔 건강하게 태어나라고 빌어주세요.
에크모 비용을 둘째치더라도, 환자에게도 고통입니다.
동생 떠나도 따라가지 말구 엄마랑 님이 동생의 몫까지 힘차게 살아내셔야 합니다..
글이 진짜..쓰면서 어떤맘으로 쓰셨을지...느껴져요..
꼭 안아주고싶어요..고생했다고...
애썼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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