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년 전 쯤 일입니다.
업무차 지하철을 타고 어디를 가고 있었는데, 러시아워라 지하철에 사람들이 꽤 많았었어요.
제 바로 앞에 어떤 커플들이 서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러시아워때 사람들 많으면 매우 근접한 거리에 사람들이랑 같이 서 있게 되잖아요.
여자는 저와 45도 정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상황이었고 그 남친은 제 앞쪽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저를 거의 등진 상태로 그 여자와 거의 마주보는 상황이었죠.
제가 키가 좀 작습니다.
그 여자는 키가 저보다 조금 더 작다고 느껴질 눈높이였고, 남자는 키가 약 176~178 정도 되 보였어요.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별 말들이 없고 지하철 운행 소음만 들리던 어느 순간 그 여자와 제가 눈이 마주치고는 잠깐 빤히 쳐다 보더니 갑자기 주변의 정적을 깨고 자기 남친을 올려다 보면서 " 자기는 키가 몇이야?" 라고 묻더군요.
그 남친은 뭐라 뭐라 작게 말하는데다가 저를 등지고있어서 사실 잘 안들렸습니다.
그리고는 그 여자 하는 말.. "키 작네?" 하면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남친을 쳐다보면서 씨익 웃더군요.
훨씬 더 작은 나를 앞에다가 두고, 나와 눈이 마주치고 그런 말을? 그냥 딱 봐도 지 남친보다 한참 작은 나를 쳐다보고? 일면식도 없는 나를 보고는 갑자기 자기 남친 키가 궁금해 진 건가...
평소에는 자기 남친 키가 몇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가(또는 궁금해 하다가도 한 번도 안 물어 봤었던 상황이거나) 어쨌든 간에 키 작은 나를 보게 됨으로서 그 순간 자기 남친의 키를 직접적으로 물어보게 된 것 같은데, 하필 그 사람들 많은 지하철에서, 서로 숨소리까지도 들릴 거리의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참 의아스러우면서도 기분이 막 거식해서 제 얼굴이 확 달아 올랐더랬죠.
거기다가 대놓고 제가 무슨 말을 할 입장도 아닌 것 같아서 아무말도 안하긴 했지만 매우 기부니가 안좋더라구요.
제가 그 순간 기분이 나빴던 게 너무 자격지심이었을까요?
여자관련이야기라서
갑자기 궁금했을수도여 ㅋㅋㅋㅋ
다 신경쓰면서 피곤해 인생 어찌 살아요
게다가 10년전...
ㄷㄷㄷㄷ
자신을 옭매지 마시고, 힘찬 주말을 준비하십쇼~
미련한 여자 딱 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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