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 막 말 배울 때 였는데, 한 두살 쯤 되었을라나요?
아무튼 '형'발음이 안되서 '히어 히어'하니까 엄마가 그냥 '언니'라고 하라고 시켰는데, 난 막 내가 왜 언니냐며 화냈었죠.
(남자인 나를 왜 여자로 만드냐라는 의미였던 듯..)
엄마는 같은 남자끼리는 그렇게 불러도 된다 했는데, 나중에 다 커서 보니 그 말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음.
(물론 남자 형제끼리 그렇게 부르는 건 단 한 번도 못들어 봤지만)
동생이 '언니 언니'하면서 쫒아 다니는 거 귀여웠는데, 그 거 '형'으로 고치는 데 한 2년 걸렸던 듯.
이제 나이 49인데 자기 첫 애기 딸 낳고 알콩 달콩 사는데 왜 진작 이런 삶을 안 살았을까 후회한다고 하네요.
가끔 조카(자기 딸)가 우리 엄마 환생하신 거 아닐까 상상도 해 본다는데..
엄마.. 거기서는 편안히 잘 계시지요?
동생이라도 대를 이었으니 됐죠 뭐.
저도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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