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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저는 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오늘 따라 눈물이 앞을 가리고 누구에게 말할곳이 없다보니 이렇게나마 글을 쓰면 마음이 좀 누그러질까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일단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다가 입대를 하게 되었고 어려운 형편으로 부사관을 지원하여 경상도지역에서 군생활하며 현재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보배드림에서 욕을 많이 하시는 대구에서 살고 있습니다...보배드림을 좋아하지만 가끔 특정 지역들 운운하시는분들 보면 제 고향이 아닌데도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본론을 말씀드리면...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시고 손가락질 안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눈맞춤도 안되고, 수십번 이름을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고 몸은 컸지만 갓난아이보다 못한 아이를 키우며 '벽하고 말하는 기분' 을 많이 느꼈습니다...그래서 매일 여러번 울고 가슴에 못이 박힌 기분을 수시로 느끼며 혹시나 나아질까 싶어 50분에 55,000원~7만원 하는 수업비를 벌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정말 열심히 살아도 매달 적자에 허덕여서 아내와 저는 정말 밥 먹는거 말곤 다른 사치를 부릴 수 없는 상황으로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전10~오후3시까지 할 수 있는 알바를 찾아보았으나 단시간 알바도 힘들고, 발달장애아이들의 특성인지 새벽내내 울다가 웃다가 뛰어다니다가 하는 아이 때문에 아내가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떨어져서 어린이집에 못보내는 상황이 많다보니 솔직히 알바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저 혼자 외벌이를 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정말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으로 매달 마이너스에 힘들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와 평범한 놀이는 힘듭니다. 병원놀이, 인형놀이, 등은 아이의 발달정도에 따라 좋은아이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의사소통이 안됩니다..그래서 이런 놀이가 힘듭니다. 그리고 그네 타기도 발달장애다보니..되게 예민하고, 더딘부분들이 많아서 그네타기 할수준의 몸가눔이 안되고 저희 아이는 식습관에도 문제가 있어서 아직도 이유식만 먹습니다...다른건 아예 입에도 안대고 어떻게든 바꿔볼려고 입에 몰래 또는 억지로 넣기도 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도 보여주고 했지만 다 토해냅니다..병원에서는 아이가 이유식이라도 잘 먹으니까 이유식 주고, 부족한 영양은 영양제로 채우자고해서 어린이 영양제비용도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아내와 저는 술담배를 안해서 무슨 낙으로 사냐고 사람들이 물어볼때면 집에서 영화보고 손잡고 산책하고 그런게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지금은 아이 상태가 조금은 나아져서 눈맞춤은 아직 힘들지만, 이름을 몇번 부르면 달려와서 안기는 그 낙으로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TV에서 가족들 동반자살 이야기가 나오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떤 전문가분이 뉴스에 나오셔서 '부모가 아이를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해서 아이를 죽이고 본인도 같이 죽는거라는데...전혀 그런게 아닙니다....부모니까 인지기능 없고 의사소통 힘든 아이를 부모가 죽고나면 누가 도와줄까? 인지기능이 1~2살밖에 안되서 성인이 되더라도 아이한테는 부모밖에 없고 부모가 죽고 없어지면 과연 국가나 친인척이 매달려서 키워줄까? 만약 그렇다면 안심하고 저희 부부만 죽겠지만, 그게 아니기에 부모도 피눈물을 흘리며 동반자살을 생각할수밖에 없습니다..
장애인복지카드도 있어서 전기비,가스비할인 잘받고 있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해주는 발달바우처 약21만원, 지자체에서 해주는 13만원도 잘 받고 있습니다...하지만 수업1회 50분 수업비는 55,000~7만원이다보니 정말 부족합니다. 이것도 평생 받는게 아닙니다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는 아이를 보며 정말 잠시나마 아이의 장애를 잊을정도로 행복합니다.
아이가 컸지만 그래도 아직 "엄마" "아빠" 소리 못 들어봤습니다..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당연하게 들을수있을꺼라 생각했었지만 저는 그렇지가 않네요..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보니..아이를 낳으면 아이와 잘놀아주는 아빠가 되주고 싶어서 아이와 몸놀이를 많이 해주고 있지만 체중이 늘어가는 아이때문에 제가 덩치가 있음에도 허리, 어깨가 너무 아프네요..갈수록 저는 노쇠해지고 아이는 커갈텐데 어떻게 놀아줘야될지 고민이고 하루하루가 전쟁이 아닌 생존이 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오늘 저 뉴스를 보며 저도 낳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발달장애 아이를 낳은 죄인'이 되었습니다...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저도 돌리고 싶고 정상적인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했겠죠...하지만 우리 부부가 원치 않게 낳고 보니 아이가 '발달장애인' 이네요...죄송합니다 제 잘못은 반성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게 열심히 키우겠습니다...
제 소원은 아이보다 제가 하루라도 더 사는것입니다..장애가 있는분들 또는 가족분들에게 부디 손가락질 하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래봅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아빠 올림
아이보다 하루 더 살고싶다는 말씀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힘내세요
이런 환우들이 원해서 태어난거 아닌데
아무나 하는일 아니니 사명감으로 하라고 응원해주네요
글쓴이님께도 힘드시겠지만 응원합니다
님은 정말정말 잘 하고 계신겁니다.
잘 해오셨고 잘하고 계신거에요.
그리고 앞으로도 잘하실 겁니다.
세상은 저런 사람도 있지만
님의 노력을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지금까지 해 오신것 만으로도 님은 충분히 칭찬 받으실
자격이 있습니다.
아내분도 님도 힘내세요.
가족의 부모의 맘을 올려주셨네요...
자식보다 하루 더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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