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반도체 탑재 전기차 매출 ↑
해외 완성차 업체 생산감소 반사익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기차의 1~3분기 누적 판매량은 497만4798대에 달한다. 도요타(731만7911대)와 폭스바겐(623만4037대)에 이어 완성차 업체 중 3위 기록이다. 2019년만 해도 세계 5위였던 기록이 2년 사이 두 계단이나 상승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실적 역시 3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 늘며 2개월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를 끊어내고 반등했다.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현기차가 실적 순위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친환경차다. 현재 부족 현상이 극심한 차량용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반도체 기술인 8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 내연기관차에 주로 쓰인다. 반면 전기차 등 차세대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이보다 고성능 반도체가 요구된다. 전체 자동차 수출액에서 전기차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18.1%까지 급증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쟁사들의 생산 인력난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출근하지 않는 이들이 늘면서 생산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양적 생산을 이어가는 현기차가 실적 면에서 유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여파를 넘어선 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 관계자는 “현기차가 미래차 분야에선 특허 등 기술력이 우위에 있지 않다.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사태가 역설적이게도 한국 자동차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3분기 누적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고성능 반도체가 들어가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해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생산 감소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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