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연합뉴스) 정태진 기자 = "조업중단으로 차를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끼쳐드린 불편을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1일 오후 노사 간에 밤을 지새우는 마라톤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내 조업중단 이틀 만에 정상을 되찾은
현대차 아산공장은 모든 생산라인이 힘차게 돌아가는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산공장은 지난 9일 오전 공장
내에서 노조원인 박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면서 노조가 같은 날 오후 2시30분부터 전면 조업거부에
들어갔다가 이날 새벽 노사협상 타결로 정상을 되찾았다.
노사는 협상이 타결되자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2,000여 근로자를 특별근무에
투입했다. 근로자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50분 사이에 회사측이 제공한 수십 대의 버스를 타고 정문을 통과한
뒤 각자 근무장소로 향했다. 이어 오후 5시 정각이 되자 멈춰 서 있던 조립라인이 일제히 돌아가기 시작했으며
근로자들은 일사불란하게 숙련된 손길을 놀렸다.
축구장 10개(8만5,000㎡) 정도의 크기로 아산공장 내 7개의 작업공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조립공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적막감만 돌았으나 이날은 900여 근로자들이 땀을 흘려가며 쏘나타와 그랜저 차체를 조립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무인으로 돌아가는 차체 공장에서는 수많은 로봇팔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쉴새없이 밀려오는 차체를
용접하느라 여기저기서 불꽃이 뛰고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 근로자는 "원만한 사태 해결로 이틀 만에 조업이 재개되어 다행이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때 공장 근로자들 사이에는 사측이 타임오프제를 강도 높게 밀어붙이면서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성토하는
강경 분위기가 이는 등 생산중단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자동차 엔진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6,61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최악의
사태까지는 이르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노사 간에 형성되면서 조기에 사태를 마무리지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라인이 더이상 중단되어선 안된다는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되어 어렵게나마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이번 조업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진 기자 jtj@yna.co.kr
출처 - 연합뉴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