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했던 렉서스는 잊어라."
최근 토요타가 내부적으로 세운 렉서스 제품전략이다. 그간 편안하고 안락했던 이미지를 벗어나 성능 쪽으로 제품성격이 바뀌었음을 내세우는 셈이다.
6일 렉서스에 따르면 제품변화의 키워드는 '역동'이다. 이와 관련, 렉서스 제품개발본부장 키요타카 이세는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유럽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 기존 편안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렉서스 전 제품이 역동으로 한 걸음 옮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GS 국내 출시 때는 "독일 3사 중에서도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을 뛰어넘기 위해 디자인이나 주행성능 강화에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며 "여러 지역에서 저명한 저널리스트에게 시승을 부탁했는데 '독일차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등장하는 렉서스 제품들은 이전 대비 한결같이 동력과 핸들링 성능이 부각되며 소비자 주목을 끌고 있다. 올초 등장한 신형 GS의 경우 BMW, 벤츠 등과 제품 경쟁에 나서 상반기에만 595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20대와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신형으로 옷을 갈아 입은 RX도 상반기 206대가 판매돼 지난해 117대보다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렉서스 행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체험이다. 변화를 실감하려면 직접 시승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대규모 시승회 등을 열고 있다. 지난 3월 독일차와의 비교 시승을 시작으로, 5월에는 수입차 최초로 100명에게 45일간의 장기 시승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자동차는 오래 탈수록 제품력을 깊이 체감할 수 있다"며 "GS가 독일차 능가한다는 우리의 자신감이 사실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직접 판단해 달라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확대도 부활의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렉서스 용인광교' 전시장을 확보한 후 6월에는 '렉서스 일산'을 정식으로 열었다. 또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퀵서비스'를 늘린 점도 판매량 증대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역동 외에 렉서스가 추구하는 것은 하이브리드 적용에 따른 '효율'이다. 고급 브랜드라 해도 치솟는 기름 값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연료 효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독일 경쟁차종이 디젤에 매진할 때 정숙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성능과 정숙성 두 마리 모두를 잡아냈다는 얘기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도 "독일 디젤이 좋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숙성은 가솔린을 넘지 못한다"며 "효율은 (가솔린)하이브리드로 (독일)디젤을 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최근 토요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높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전용 프리우스는 상반기에만 1,127대가 판매돼 지난해 대비 47% 증가했다. 캠리 하이브리드 또한 813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5%나 늘었다. 그만큼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향상되고, 제품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그 결과 렉서스까지 하이브리드 주목도가 조금씩 향상되는 중이다. LS600hL의 경우 올 상반기 판매량이 45대로 지난해보다 20대 가량 증가했다. RX450h도 지난해 상반기 44대에서 올해 116대로 증가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대형차일수록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차도 효율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중"이라며 "대형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에서 대형 하이브리드의 선택은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렉서스는 향후 소비자 체험 마케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 시승 외에 지속적인 제품 접촉 기회를 늘려 국내 시장에서 다시 한번 부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일본 본사 아키오 사장도 한국토요타 지원 약속을 밝히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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