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고가의 수입차에 화질이 떨어지는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다면? 실제 국내 수입차에 적용되는 내비게이션 지도 이야기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의 불만도 높다. 국산차 대비 지도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 수입차에 적용된 내비게이션 지도는 엠엔소프트의 '지니(GINI)'다. 반면 애프터마켓 점유율 60%를 차지, 업계 1위인 팅크웨어 '아이나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업계 2위인 파인디지털 '아틀란' 또한 토요타와 렉서스에 사용될 뿐 기타 수입차 적용은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의 '지니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다양한 전자지도 채택을 시도했지만 수입차에 적용된 내비게이션과 국내 지도의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도와 내비게이션 사이의 통신 규격 불일치로 데이터 전송이 원활치 않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한 OEM 내비게이션 업체가 수입차 전용 인터페이스 보드를 따로 개발, 호환 가능성을 열었지만 고장 확률이 높아 아직은 활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수입차 업계로선 자체 개발한 지도를 사용하지 않는 한 '지니' 외에 대안을 찾기가 사실상 어렵다. 

 물론 해결 방법은 있다. 개발을 담당하는 본사가 한국 지도와 호환이 가능한 통신 규격을 만들면 된다. 그러나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작아 한국 전용 통신 규격 개발은 시장 대비 소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지니맵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은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 통신 규격에 적합한 지도는 지니가 유일하고, 본사에서도 한국만을 위해 따로 통신 규격을 맞춰 개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다면 수입차 규격에 맞는 새로운 국내 지도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도 업체들은 난색을 표한다. 역시 수입차 시장이 협소해서다. 이와 관련, 팅크웨어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진다 해도 국내 애프터마켓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시장"이라며 "수입차 OEM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아 수입차 전용 전자 지도의 개발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소비자는 매립 내비게이션을 따로 설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미 지불한 내비게이션 비용을 또 다시 지출하는 셈이다.

 한편, 수입차 중에선 본사가 지도를 직접 개발해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BMW와 토요타 등이 대표적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하려면 한국 소비자가 우선"이라며 "판매량과 관계없이 소비자가 불편하다면 해소하는데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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