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 자동차만족도 조사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가 '2012년 자동차 주요 품질 지표'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조사회사는 올해 한국지엠과 현대차가 품질 면에서 약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품질 면에서 약진이 없었던 기아차가 전반적인 품질만족도(CSI)에선 2위를 차지해 논란이 분분하다. 이해되지 않는 순위 매김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 결과는 항목별로 크게 6가지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초기품질(IQS)은 현대차가 1.4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내구품질은 르노삼성이 3.74점으로 1위, 디자인은 다시 현대차가 710점으로 1위, 반면 영업만족도는 르노삼성이 810점으로 1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르노삼성차의 만족도 경쟁이 치열했던 셈이다. 이외 애프터서비스는 한국지엠이 2.71점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의아한 점은 기아차다. 기아차는 애프터서비스 만족도에서 775점에 머물러 완성차 5사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품질스트레스지수(CSI)는 2.98점으로 한국지엠에 이어 2위로 평가됐다. 내구품질에서 최하위인 한국지엠이 애프터서비스 만족도에서도 1위를 차지, 전반적인 품질만족도를 높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계를 있는 그대로 분석하자면 한국지엠은 내구품질에서 불만이 많았고, 이를 애프터서비스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전반적인 품질만족도가 높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반면 기아차는 내구품질에서 현대차와 르노삼성차에 뒤져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애프터서비스 만족도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품질만족도는 2위에 올랐다는 얘기가 된다. 소비자들의 부문별 만족도 평가에서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품질만족도가 상위에 올랐다는 이상한 논리가 성립하는 셈이다.
항목별 점수에서도 기아차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다. 점수가 낮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평가 특성을 감안할 때 기아차의 초기품질만족도는 1.69점으로 산업평균 1.59점에 미치지 못했다. 내구품질도 4.55점으로 산업평균 4.31점 대비 높아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애프터서비스는 산업평균 789점에 한참 떨어진 775점으로 최하위였다. 그나마 디자인(693점)과 영업만족도(775점)가 산업평균 대비 약간 좋았을 뿐이지만 이 또한 현대차와 르노삼성차에 밀려 1위는 기록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품질스트레스지수는 2.98점으로 산업평균인 2.99점보다 낮았다. 제품과 서비스 등 5가지 측면에서 호평을 얻은 항목이 하나도 없었음에도 전반적인 품질만족도가 높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조사회사 측은 "항목별 평가와 품질스트레스지수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각 항목에서 혹평이 있어도 품질스트레스는 개별 평가여서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상식 세계에선 이 같은 결과를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게다가 품질스트레스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애프터서비스 만족도가 최하위임을 고려할 때 기아차의 품질만족도(품질스트레스지수) 2위는 신뢰성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초기품질과 디자인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품질만족도가 떨어지는 3.03점, 내구품질과 영업만족도에서 1위를 기록한 르노삼성의 품질만족도가 3.43점에 그쳤음을 보면 더욱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자동차 사용자에게 무작위 메일을 보내 응답자의 답변을 정리했다. 9만5,012명이 응답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보유자는 9만562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의 숫자만으로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내용 면에선 어딘가 허전함이 남는다. 제 아무리 소비자 조사라도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끝없이 떠오르는 이유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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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이해를 못하니 이상한 결과라는 얘기인데...일기장에 적을 글을 기사화했네요.
지금까지 뒤죽박죽인 설문결과가 한두개였나...?
등수보다 점수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음이 당연할텐데, 등수갖고 따지는 거나...
충분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응답자들이 얼마나 신중하게 답변을 했는지도 불분명한 이메일 조사결과에 대해 '끝없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기사를 작성한 걸 보니, 기사쓰기가 숙제인 것 같네요...
오히려, 기아차가 품질스트레스가 적다는 결과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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