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현대자동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2012 파리모터쇼에 i20 WRC 경주차를 공개하고, 2012년 시즌 참가를 선언했다. 지난 2003년 참가 중단을 선언한 이후 꼭 10년 만이다.

 
 그간 WRC 참가는 비밀리에 준비돼 왔다. 현대차 모터스포츠 관계자가 유럽 법인에 상주, 유럽과 한국 남양연구소를 오가며 기술 등을 교류했다. 지난달 현대차 유럽 법인을 찾았을 때 이 관계자는 "과거 엑센트 경주차는 유럽 기술이 거의 전부였다"며 "그러나 이번은 현대차 독자 기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껍데기만 현대차였던 경주차를 알맹이까지 현대차로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과거 WRC에 대해선 현대차 내부에서도 논란이 분분했다. 영국 경주차 제조업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제공했지만 현대차로선 얻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외형이 현대차여서 유럽 내 인지도를 높이는 게 고작이었다. 이 상황에서 현대차 연구소는 참가에 반대했고, 결국 철수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현대차 연구소가 적극 개입해 기술 개발을 주도했고, 여기서 얻은 노하우는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어서다.

 
 이 같은 결정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WRC 참가를 필수로 보고, 철수 이후 자체 개발을 지시했다. 이를 통해 연구소의 반대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향후 제품개발까지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WRC 참가를 통해 현대차는 고성능 제품군 확대를 추진 중이다. 경주차는 i20가 기본이지만 국내에선 아반떼를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버전의 출시도 적극 검토 중이다. 글로벌 고효율 경쟁에선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이제는 고성능으로 20-30대 소비층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내세우는 PYL 제품인 i30, i40, 벨로스터 등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향후 소형 고성능 세단을 추가해 젊은 소비층의 다양한 제품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