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고급휘발유 소비가 줄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9일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1∼9월 고급휘발유 소비량은 53만4천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 54만8천배럴에 비해 2.5% 줄었다. 연 소비량으로 보면 2001년 3만8천배럴, 2004년 19만배럴, 2007년 68만6천배럴, 2010년 76만8천배럴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작년에는 74만8천배럴을 기록,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들어 소비량이 월 5만∼6만배럴로 정체돼 있어 작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은 고급휘발유는 출력이 월등히 좋아 주로 고가의 수입차나 경주용 차량에 많이 쓰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01년 7천747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판매량은 2004년 2만3천345대, 2007년 5만3천390대, 2010년 9만562대로 계속 증가했다. 통계상으로 보면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고급휘발유 소비도 함께 느는 경향이 뚜렷하다. 하지만 줄곧 지켜지던 이런 '비례 공식'은 최근 2년 사이 사실상 깨졌다.
작년 수입차 판매량은 10만5천37대로, 전년에 비해 15.9% 늘어난 반면 고급휘발유 소비는 오히려 2.6% 감소했다. 올해 1∼9월 판매된 수입차는 9만5천706대로, 작년 같은 기간 7만9천694대에 비해 20%나 증가했지만 고급휘발유 소비량은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최근들어 2천㏄ 미만의 준중형·소형차 수입이 늘며 고급휘발유 사용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2천㏄ 미만 수입차 비중은 2001년 24%에서 작년에는 42%까지 상승한 반면 4천㏄ 이상 최고급 수입차는 14.3%에서 3%까지 줄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급휘발유만을 사용하도록 '튜닝'된 수입차도 꽤 있었지만 요즘은 거의 사라진데다 저렴한 가격대의 소형차 수입이 급증하며 고급휘발유 소비가 덩달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대'에 일반 휘발유보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도 소비 감소에 한몫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009년 ℓ당 1천788원하던 고급휘발유 가격은 매년 200원씩 상승해 올해는 10월 현재 2천254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2천원선인 보통휘발유보다 254원(12.6%) 가량 비싼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유가에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정유사들이 고급휘발유 마케팅을 중단한데다 이왕이면 싼 것을 사려는 사람들의 소비 습관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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