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개발이 시작된 것은 100년도 넘었고 그 후 간헐적으로 개발이 재개됐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고 전성기는 결코 오지 않을지 모른다.
전기자동차(EV)는 가솔린 자동차로 대체되기 이전 20세기 들어 첫 10년간 미국의 거리를 누볐으나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일반 국민의 선호도가 떨어지자 2015년까지 1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서 물러섰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의 자동차 업계 경영진은 새로운 자동차 동력원으로 '수소(hydrogen)'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쇠퇴 흐름은 일본의 양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와 닛산의 최근 움직임에서 두드러진다.
배터리 전기차 옹호론자인 닛산의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순수 전기자동차의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한, 가솔린과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에 중점을 두겠다고 작년 12월 발표하며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전기차는 고 비용과, 짧은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하이브리드카 쪽으로 방향을 튼 곤 CEO의 결심은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는 승용차 닛산 '리프'를 수십만 대 판매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시인한 것이다.
닛산은 전기차에 승부를 걸겠다는 야심을 버리고 최대 하이브리드카 생산업체인 경쟁자 도요타의 뒤를 따르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개발 공로로 '프리우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치야마 타케시 도요타 부회장은 "전기차는 여러 단점 때문에 대부분 전통적 차량을 대체할 수 없으며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한다"면서 "연료전지 차량이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훨씬 유망하다"고 말했다.
닛산은 파트너인 프랑스 르노와 함께 EV와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카의 개발과 생산, 마케팅에 지난 16년간 무려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현실은 도요타의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32만 7천413 대, 세계 시장에서 120만 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누적 판매량은 5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프리우스는 도요타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가장 성공한 '그린카'로 평가되고 있다.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2년 전 시판되기 시작한 이후 세계 시장에서 5만대가 팔렸다.
지난해 미국에서 9천819대가 팔려 목표치 2만 대에 크게 못 미쳤다.
닛산의 야마시타 미츠히코 부사장은 "EV의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지만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
닛산은 리프가 순수 전기차로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점에 다소 안도할지는 몰라도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1천450만 대의 차량 가운데 EV는 1만 4천687 대로 0.1%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미국에서 47만 3천83 대 팔려 판매 점유율이 3.3%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카 3대 중 2대는 도요타와 렉서스 제품이다.
일본 내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정부 보조와 세금우대에 힘입어 자동차업계 전체 판매량의 40%까지 치솟았고 프리우스 모델이 가장 많이 팔렸다.
하이브리드카는 그러나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지 않다.
jamieh@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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