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제조업체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해 봄철 임금 협상(춘투)에서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했다.
NHK에 따르면 자동차, 전기 등 주요 대기업들은 13일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모두 정기 승급(근속 연수와 연령에 따른 정기적인 임금인상)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다수 기업들이 작년 수준을 넘어서는 보너스를 약속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연간 급여 5개월분에 30만엔(342만원)을 더해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기준 평균 740만엔(8천444만원)이었던 도요타 근로자의 올해 평균 연봉은 760만엔(8천673만원) 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외에 혼다, 닛산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도 노조측의 보너스 지급 요구를 수용, 작년을 웃도는 수준을 약속했다.
기계분야에서도 미쓰비시 중공업이 16년만에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 연간 평균 174만엔(1천986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전기 분야에서는 히타치가 작년 대비 2만엔 오른 평균 160만엔(1천825만원)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유통업체가 서둘러 기본급 인상을 발표하며 분위기를 이끌자 제조업체들이 보너스 인상 및 호봉 정기 승급으로 화답한 모양새였다.
다만 미쓰비시 전기는 작년 대비 13만엔 하락한 평균 145만엔(1천654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올해 춘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재계에 직접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이에 적극 호응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게이단렌(經團連·한국의 전경련과 유사한 단체) 회장은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한 오늘 답변은 아베 총리의 (임금인상) 요청에 부응한 결과"라며 "총리의 요청은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수의 대기업 노조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점을 감안, 기본급을 일률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베이스 업(base up)' 요구를 보류하는 한편 정기 승급을 유지하고 보너스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2008년 가을 리먼 쇼크 이후 호봉을 정기적으로 올리지 않는 기업이 많았지만 5년 만에 활기를 찾게 됐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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